인류 진화의 비밀 풀리나?

체형만 다른 같은 종 개체 발견

인류는 1000~500만 년전 아프리카 유인원의 조상과 분기한 이후 몇 단계를 거쳐 현재에 도달하게 되었다. 사실 인류의 진화를 보여주는 증거는 다양하다. 과학 뿐만 아니라 문화인류학에서는 인류의 진화를 문화의 발달과 연결시켜 생각한다. 이런 다양한 증거 속에서 과학자들은 인류의 조상이 남긴 유물을 가지고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물은 바로 ‘두개골’이다. 두개를 구성하는 여러 개의 머리 뼈중에서 뇌두개골을 구성하는 뼈인데, 작년 10월에는 조지아의 중세시대 마을에서 180만 년 전 두개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두개골이 주목받은 이유는 바로 초기 인류 진화 중 인류 조상들의 종이 몇 안된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조지아 국립박물관(Georgian National Museum)에 근무하는 데이비드 로드키패니즈(David Lordkipanidze)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이 두개골이 인류가 아프리카 북쪽으로 이동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최초의 증거라고 밝혔다. (원문링크)

두개골과 함께 발견된 유골들은 각각 체형만 다를 뿐, 같은 시대에 살았던 같은 종의 개체들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인류가 관목보다 나무처럼 퍼져 나갔다는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류 역시 진화를 거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생 인류의 진화를 두고 많은 해석이 존재하지만, 과학에서는 두개골과 같은 유물을 가지고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생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을 두 가지로 보고 있는데, 이 두 학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ScienceTimes

현생 인류의 진화를 두고 많은 해석이 존재하지만, 과학에서는 두개골과 같은 유물을 가지고 진화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생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을 두 가지로 보고 있는데, 이 두 학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ScienceTimes

이전 인류 조상의 유골이 모두 시간과 장소가 서로 다른 뼛조각으로 밝혀진 것과는 다르게, 이때 발견된 유골들은 거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1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왔던 지역인 조지아 중세도시 드마니시에서 발견되었다.

유골을 조사한 결과, 두개골은 아프키라에서 인류의 이주가 지금의 학자들이 추측하는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시작되었으며 더 원시적 인류 집단이 이주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에렉투스일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은 이유는 몇 년 전부터 학계에서는 현생인류가 한 나무에서 가지가 뻗어 나가듯 1~2종의 조상에서 나온 후손이라는 설과 관목처럼 퍼져 나갔다는 다원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의 학설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물론 이번 연구를 두고 아프리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발견된 유골에서도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지아에서 발견된 두개골들이 크기만 다를 뿐, 같은 종의 개체들이라는 점이다.

즉, 아프리카 내 다른 지역에서 다른 시간에 다양한 두개골이 발견된 것이 꼭 다른 개체가 아닐 수 있으며 한 종의 여러 특징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석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논란도 계속 되고 있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구는 인류 진화의 비밀을 푸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먹다짐, 인류의 외모를 바꾸다

지금까지 인류 진화의 연구는 신체 전체를 다루는 내용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인류의 ‘얼굴’ 자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적었는데, 지난 6월 재미있는 내용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얼굴을 때리는 ‘주먹다짐’이 인류의 외모를 바꿨다는 것이다.

미국 우타대학교(University of Utah)의 데이비드 캐리어(David R. Carrier) 박사와 마이클 모르간(Michael H. Morgan) 박사는 수 백 만 년 전부터 시작된 주먹다짐이 남성의 턱을 여성보다 강하게 만들었으며, 현생 인류의 평균적인 얼굴형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원문링크)

이들은 400~500만 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골격 구조를 정밀 연구했는데, 그 결과 과거에서 현재로 진화할수록 턱이 더 두꺼워지고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턱 뿐 아니라 손의 진화와도 연관이 있다.

왜냐하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손의 근골격이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한 형태에서 가격하기에 효과적인 형태로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손의 비율 역시 가격하기에 알맞도록 진화했는데, 중요한 것은 손의 특별한 비율 변화가 바로 ‘얼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얼굴은 강한 가격에서도 스스로를 잘 보호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해나갔다. 이는 현생 인류가 주먹다툼을 할 때 대체로 얼굴이 주요 목표가 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고대 인류의 얼굴 골격에서 강한 힘에 맞은 흔적을 발견했고, 이것이 인류가 더 강한 턱을 가지도록 진화한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인류의 얼글 근골격이 왜 지금과 같은 강한 내구성과 형태로 발달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얼굴’ 자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진화 방향 뿐만 아니라 당시 성별에 따라 싸우는 방법이 달랐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연구 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고유 얼굴, 바로 진화 때문

그리고 현생 인류만의 고유한 얼굴 역시 진화 때문이라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동물과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구별하는 데 무리가 없는 이유가 바로 인간이 서로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결과라는 것이다. 마이클 시한(Michael J. Sheehan)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교수팀의 연구이다. (원문링크)

이들은 인간의 얼굴이 신체의 다른 부분보다 훨씬 더 많이 변화하며, 얼굴 구조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는 신체의 다른 영역의 DNA보다 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즉 진화의 힘은 얼굴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작용하고 있으며, 개개인을 타인으로부터 쉽게 구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수천 명의 군인을 대상으로 한 눈동자의 거리부터 중아리 길이까지 얼굴과 신체에 관한 수십 개의 측정치를 포함하는 데이터 베이스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 신체 부위는 일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얼굴 부위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 됐다.

추가적으로 다른 1000명의 게놈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는데, 여기에는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의 각 계통 836명의 게놈 배열을 조사하였다. 얼굴 형태와 관계한 것으로 알려진 59개의 DNA 영역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 이런 DNA 코드는 다른 영역보다 변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사용된 게놈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유전 정보의 카탈로그에서 입수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이 고유한 얼굴을 갖게 됨으로써 실제로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종의 이름표 처럼 자신만의 얼굴을 가지고 동물은 물론이고 타인과 구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서로의 얼굴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을 범죄자로 착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좋은 일을 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보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인류가 스스로 얼굴을 다른 사람과 구별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