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너지 비밀의 열쇠 ‘좀비별’

핵용합 마친 백색왜성이 폭발한 결과물

‘좀비’(Zombie)는 아메키라 서인도 제국의 부두교 주술사가 마술적인 방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들을 일컫는 말이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온전히 인간은 아닌 상태이다. 영혼 없이 움직이는 살아있는 시체인데, 흥미로운 것은 이 좀비를 닮은 별이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좀비를 닮은 별을 보고 좀비별(Zombie Star)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주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인 암흑에너지(Dark Matter)의 비밀을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좀비별은 주간 이하의 질량을 지닌 항성이 죽어가며 만드는 백색왜성이 다른 별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소생하는 별이다.

그리고 이때 ‘la형 초신성’(Type la Supernova)이 나타나는데, 이 초신성은 우주의 중력을 거스를만한 힘과 에너지를 지칭하는 암흑에너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50년이 넘도록 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놓은 학자는 지금까지 없었다.

지난 2011년, 드디어 이에 대한 해석을 내놓은 학자가 등장했다. 앤드류 호웰(D. Andrew Howell)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물리학과 교수가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원문링크)

영혼 없이 움직이는 살아있는 시체인 좀비에 빗대어 표현한 '좀비별'은 이미 죽은 상태인 별이 다른 별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소생한다. 이 좀비별은 우주의 27퍼센트(%)에 해당하는 암흑물질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혼 없이 움직이는 살아있는 시체인 좀비에 빗대어 표현한 ‘좀비별’은 이미 죽은 상태인 별이 다른 별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소생한다. 이 좀비별은 우주의 27퍼센트(%)에 해당하는 암흑물질의 비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ScienceTimes

지금까지 암흑에너지를 가진 우주가 계속해서 같은 비율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 암흑 물질은 우주에 널리 퍼져 있으며 척력으로 작용해 우주를 가속 팽창 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주 안에 있는 모든 물질들은 중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만약 우주를 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가 없다면 우주 자체가 물질들의 중력에 의해 수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주는 우주 안에서 물질들이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 팽창속도고 더 빨리지고 있다.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암흑’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바로 이 la형 초신성이 암흑에너지가 무엇인지 알아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20년 전에 발견한 la형 초신성은 모두 같은 밝기이며, 이를 이용하여 우주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la형 초신성은 사실상 죽은 별이지만 주위 별들의 에너지를 흡수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색왜성 및 la형 초신성의 관계를 파악하게 되면,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우주의 힘인 암흑에너지의 정체 역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태양보다 10억 배 가까운 빛을 내는 la형 초신성을 통해 우주의 크기도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된 좀비별

그리고 지난 8월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커디스 맥컬리(Curtis McCully) 뉴저지주립대학교(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천체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1억 광년 밖에 있는 좀비별의 모습을 포착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이번에 포착한 좀비별의 정확한 명칭은 ‘SN 2012Z’로 우리 은하로부터 약 1억 광년 떨어진 NGC1309 은하 인근에 위치해있다. 초신성의 하위 범주인 lax형 초신성으로 분류된다. 마찬가지로 중간 밑의 질량을 가진 항성이 행융합을 끝 마치고 마지막에 도달하는 백색왜성이 폭발한 결과물이다.

백색왜성은 대기를 비롯한 기존 에너지가 모두 우주공간으로 방출된 뒤 탄소, 산소로 이뤄진 중심핵만 남은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죽은 별로 볼 수 있다. 이때문에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SN2012Z 역시 영혼 없이 움직이는 일종의 ‘좀비별’로 비유할 수 있다.

이번 발견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SN2012Z가 초신성의 조상에 해당되는 원형 항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초신성의 폭발 과정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수소기체가 사라지면서 중심부에 있는 헬륨 코어가 드러났다.

이때 모습을 보인 헬륨 코어는 초신성 원형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으며, SN2012X는 기존 lax형 초신성 중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만약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천문학계에서 오랫동안 찾아온 초신성의 조상을 찾아낸 중요한 연구라는 것이 증명된다.

암흑물질의 단서를 찾다

좀비별은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하는데 있어 좋은 단서가 된다. 암흑물질은 이론적으로 반드시 존재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관측기로도 존재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비별을 비롯한 여러 존재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미국 물리학회지 ‘물리학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를 통해 V.빈디(V.Bindi) 미국 하와이대학교(University of Hawaii) 천체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한 공동연구팀은 지상 400킬로미터(km)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입자 검출기를 이용하여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할 새로운 단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재된 알파자기분광계(Alpha Magnetic Spectrometer; AMS) 검출기를 이용하여 지난해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할 증거를 찾았으며, 최근 우주선 입자를 정확하게 측정하는데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암흑 물질이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까지도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에 대해 무거운 입자지만 전자기적 상호작용이 워낙 약해서 현재 기술로는 관측할 수 없는 새로운 입자라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측정을 통해 연구팀은 암흑물질의 존재와 일치하는 수준의 에너지를 찾아냈다. 지금까지의 측정 결과로는 암흑물질의 존재와 일치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완전히 암흑물질의 존재를 입증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암흑물질을 입증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직접 암흑물질 입자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다른 정규 물질 입자들과 상호작용하는 입자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유럽 원자핵 공동연구소(CERN)에서 열린 물리학 관련 회의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가 앞으로 암흑물질과 좀비별에 대해 연구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