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X의 생명과학을 이끄는 과학자들

독특한 취미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듬뿍

1996년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을 비롯해 몇 명의 공부벌레들이 허술한 공장 창고에 모여 의논 끝에 구글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구글의 고공행진은 끝이 없어 보인다.  구글은 첨단기술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인간의 건강을 목표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버클리 대학

검색엔진으로 출발한 구글의 고공행진은 끝이 없어 보인다. 구글은 첨단기술의 대명사로 꼽히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인간의 건강을 목표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버클리 대학

스탠퍼드 대학원생들이 모여 시작한 구글  

또한 검색 서비스로 시작한 구글이 고대부터 형성되어온 인류의 모든 지식과 사상의 집합체인 도서의 내용을 전부 담아내겠다는 야심 찬 구상을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착한 학생들이 모여 착한 일을 하는군” 정도의 생각에 머물렀다.

‘페이지 랭크’라는 독자적인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해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성장한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회사로 등극하자 구글을 보는 눈은 완전히 달라졌다. 또한 첨단 기술업체들은 위협적인 존재로 구글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2013년 구글 최고의 브레인 집합체라 불리는 비밀연구조직 ‘구글 X’가 비밀리에 세워져 같은 해 3월 새로운 온라인 상점인 구글 앱스 마켓플레이스를 개설했고, 5월에는 안드로이드 및 크롬 기반의 구글 TV를 발표했다.

구글의 신기술 개발은 끝이 없어 보인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운전자 개입 없이 인공지능의 기술로 자동 운행되는 무인자동차 실험에 성공했다. 과학과 기술을 통해 마치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구글. 이제 신기술 개발에서 구글에 필적할만한 업체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구글이 발표하는 신기술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놀라운 것들이다. 대부분 우리의 일상생활과도 관련이 있다. 구글은 반지의 제왕 이라곤의 눈으로 세상을 꿰뚫어보고 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종착역은 사람의 건강과 질병치료에 있는듯하다.

구글 X 라이프사이언스팀을 이끌고 있는 앤드류 콘라드 박사 ⓒ medium.com

구글 X 라이프사이언스팀을 이끌고 있는 앤드류 콘라드 박사 ⓒ medium.com

구글은 이제 전 세계 60개국 이상에 지사를 두고, 130개가 넘는 언어로 검색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란 이름은 천문학적인 숫자인 10의 100 제곱을 뜻하는 수학 용어 구골(googol)에서 유래했다.

앤드류 콘라드를 필두로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구글 X의 라이프 사이언스팀을 이끌고 있는 과학자는 그 명성이 이미 널리 알려진 앤드류 콘라드(Andrew Conrad) 박사다. 의학을 변화시킨다는 목적을 지닌 그의 라이프사이언스팀은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한다.

또한 라이프 사이언스팀은 데이터를 활용해 단순히 환자들을 치료하기보다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길 원한다. 생리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등의 분야에서 온 수십 명이 라이프 사이언스팀에 속해 일한다.

콘라드는 2005년 돌푸드컴퍼니(Dole Food Company) 회장이자 억만장자인 데이비드 머독(david Murdock)이 건강, 영양, 농업을 연구하는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 캠퍼스를 설립하는 것을 도왔다. 그는 생리학, 수학, 동물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고용해 이들이 전자 현미경, 유전자 합성기 등 새롭고 강력한 의료장비를 개발하도록 했다.

이 전문가들은 자기 동료들이 무엇을 하는지 거의 몰랐지만 콘라드는 이들이 함께 암 같은 질병의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내길 바랐다. 그는 구글 X에서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헬스케어에서 창의적인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다양한 의학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놓았다.

콘라드는 “구글 X는 세계 최고의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카페테리아에서 공짜 음식을 먹으면서 스마트 콘택트렌즈 작동법을 떠올리는 몇 개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며 “내게는 이 작업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에서 세포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콘라드는 1991년 미국 국립유전학협회(NGI: National Genetics Institute)를 공동 설립했다. 그는 수석과학자로서 기증 받은 혈장에서 HIV를 비롯한 여러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새로운 검사법을 고안했다.

이 접근법을 이용하면 이전 검사법에 드는 비용의 극히 일부만을 들여 샘플 수백만 개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NGI는 세계 최대 유전학 실험실 중 하나가 되었으며 2000년 래버러토리 코프 오브 아메리카 홀딩스(LabCorp: Laboratory Corp. of America Holdings)에 인수됐다.

그는 2013년 초까지 랩코프의 수석과학자로 일하다가 지금의 구글 X로 자리를 옮겼다. 콘라드는 금발 머리를 옆으로 빗어 넘기고 희끗희끗한 수염을 기른 채 청바지와 슬리퍼를 신고 다니길 좋아한다. 서핑을 좋아하는 그는 지난 해 파도를 타다가 바위에 부딪쳐 왼발에 1인치 길이의 상처를 입었다.

인체해부 지도를 목표로 'Baseline Study'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비크 바자즈

인체해부 지도를 목표로 ‘Baseline Study’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비크 바자즈 ⓒ vikvajaz.org

구글의 야심 찬 프로젝트 ‘Baseline Study’의 핵심들

비행기 조종을 좋아하는 비크 버자즈(Vik Bajaj)는 구글 X의 광범위하고도 야심 찬 계획인 베이스라인 스터디(Baseline Study) 프로젝트 매니저다. 베이스라인 스터디는 인체 유전자와 분자 정보를 분석해 건강한 신체 조건을 알아내는 프로젝트다. 치료보다 예방에 목적을 둔 ‘인체지도’ 제작 프로젝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2013년 그의 재능을 알아본 콘라드에게 고용된 버자즈는 유기화합물의 구조를 상세하게 측정하기 위해 쓰이는 핵자기 공명 전문가다. 그는 질병의 조기 발견을 돕는 분자영상의학을 위해 이 자기장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연구했다. (관련링크: http://blogs.wsj.com/digits/2014/07/25/meet-the-google-x-life-sciences-team/?mod=ST1)

그는 또 이 기술을 이용하는 세계 최소, 그리고 최대 장비 중 몇 가지를 설계했다. 콘라드는 “그게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버자즈는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에서도 공부했다. 비행기 조종뿐만 아니라 보트 타기도 좋아한다.

마리자 파블로빅(Marija Pavlovic)은 베이스라인 스터디에서 콘라드, 버자즈와 함께 일한다. 2013년 9월 구글 X에 합류했다. 파블로빅은 벨그라드 대학에서 화학 및 생화학공학 이중 석사학위를 땄다. 구글 X에 합류하기 전에는 UC 버클리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원자력 부서에 있는 동안 방사선이 DNA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알베르토 비타리(Alberto Vitari)도 베이스라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던디 대학에서 세포신호 박사학위를 땄다. 제넨테크(Genentech)에서 박사 후 훈련을 완수했다. 구글 X에 합류하기 전에는 생명과학업체인 노바티스에서 수석과학자로 일했다.

그는 자신의 링크드인 페이지에 자신을 ‘열정적인 암 생물학자’라고 설명했으며, 지난해 5월 구글 X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오티스는 눈물에서 지속적으로 포도당 수치를 측정하도록 설계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구글 X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워싱턴대학교에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하는 팀에 소속돼 있었다.

오티스(Brian Otis)는 작은 것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과학자다. 특히 컴퓨터 칩이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지, 매우 작은 칩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는 신체에 이식되는 기기, 환경 감시 및 기타 웨어러블 무선 센서에 쓰이는 소형 저전력 칩을 설계했다.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땄으며 인텔,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에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