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나오는 언어/이유토

 

아름다운 자연은 아름다운 언어의 결과물이다. 자연은 무수한 시각적 언어를 갖고 있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녹색 순이나 빨간 꽃봉오리 등에서 나오는 언어를 수용할 때 우리는 행복해진다. 이러한 언어를 아침언어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하루의 행복과 불행은 아침언어에서 시작된다. 자연에서 나오는 언어를 갖고 하루를 시작하면 그 하루는 피곤하지 않다.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 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꽃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이기철의 아침언어전문

 

<해설>

 

새 생명의 꿈을 안고 돋아나는 녹색의 새싹들.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노랗게, 빨갛게 피어나는 꽃들이 이 지상에 존재하기 위해 무수한 언어의 소통이 있었을 것이다. 언어 없이는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수는 없다. 언어에 의해서 생명이 탄생하고, 자라고, 아름다움으로 발전한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언어의 지시물이다. 꽃과 초록으로부터 얻어낸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는 것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한 자연의 언어세계를 해득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