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만남에도 여운이 남는다./이유토

 

호수 위에 돌이 떨어졌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호수 위에는 파문이 일어난다. 호수 위에 일어나는 파문은 중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호수 끝까지 가서야 파문은 사라진다. 새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날아가고 없지만 나뭇가지는 새가 간 다음에도 흔들리고 있다. 사람을 만났다 헤어지고 없어도 헤어진 사람이 늘 생각나는 것이 인생이다. 순간적 만남에도 여운이 남는다. 여운이 남는다고 해서 모두 인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연이란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만날 수 있는 인연과 만날 수 없는 인연이다.

 

세상이 나를 잊었는가 싶을 때

날아오는 제비 한 마리 있습니다

이젠 잊혀져도 그만이다 싶을 때

갑자기 날아온 새는

내 마음 한 물결 일으켜놓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세상 속에 살고 싶어져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지만

제비는 내 안에 깃을 접지 않고

이내 더 멀고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새가 차고 날아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그 여운 속에서 나는 듣습니다

당신에게도 쉽게 해지는 날 없었다는 것을

그런 날 불렀을 노랫소리를

 

나희덕의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전문

 

<해설>

 

만남이란? 새가 왔다 떠나는 것과 같다. 오래 머물 수 없는 것.“제비는 내 안에 깃을 접지 않고” “이내 더 멀고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새가 차고 날아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그 여운 속에 나는 듣습니다.” 당신이 머물다 갔지만 당신이 불렸던 노래는 남아있다. 삶의 흔적은 사라진다 할지라도 여운은 남는다. 행동은 사라져도 여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름다움의 행동은 아름다운 여운이 남고, 불행한 행동은 불행한 여운이 남는다. 당신이 머문 자리는 어떤 여운이 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