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다/이유토
이 세상은 기브 엔드 테이크다. 언어가 조금 살벌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인간 본능인지도 모른다. 이 세상의 삶은 자기하기에 달려있다. 자기가 따뜻한 마음을 베풀면 남도 자기에게 따뜻한 마음을 베푼다.
갈대가 한사코 동으로 누워 있다
겨우내 서풍이 불었다는 증거다
아니다 저건
동으로 가는 바람더러
같이 가자고 같이 가자고
갈대가 머리 풀고 매달린 상처다
아니다 저건
바람이 한사코 같이 가자고 손목을 끌어도
갈대가 제 뿌리 놓지 못한 채
뿌리치고 뿌리친 몸부림이다
모질게도
입춘 바람 다시 불어
누운 갈대를 더 누이고 있다
아니다 저건
갈대의 등을 다독이며 떠나가는 바람이다
아니다 저건
어여 가라고 어여 가라고
갈대가 바람의 등을 떠미는 거다
안상학의 「선어대 갈대밭」 전문
<해설>
갈대가 동으로 부는 바람에게 같이 가자고 요구했지만 바람은 살벌하게 혼자만 살짝 지나가버린다. 나중에 바람이 또 갈대밭을 지나면서 같이 가자고 했지만 바람을 따라가지 않았다.
세월이 지난 다음 바람은 마음을 뉘우치고 갈대의 등을 다독여줄 때 갈대 역시 바람이 잘 지나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