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 목적의 산악회에서 가는 산행은 기차로 가는 경우가 절대로 없다.
버스로 가든지 참가 인원이 적을 때는 승합차라도 이용한다.
역에 내리자마자 오를 만한 유명산이 드문 것도 그렇지만 이동과 통솔이 쉽고 무엇보다 차량
임차료에서 이윤을 취하기 때문이다.
비영리 목적의 친목산악회는 다르다.
모두 동조한다면 기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는 역에서 내려 또 다른 교통
수단으로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 곳이 아니어야 합의가 쉽다. 그렇지 않을 땐 차라리 출발부터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이동과 시간적인 면에서 유리하다.
마음과 몸이 편키는 기차만큼 좋은 이동수단이 있을까.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는 낭만은 덤이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오르내릴 수 있는 좋은 산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
그래서 기차로 가는 산행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봤지만 원하는 수준의 정보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전국 지도를 보면서 기차역 부근에 등산하기 좋은 산들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로 작년에 영덕 블루로드와 청도 남산, 그리고 지난 일요일 원동 토곡산을 다녀왔다.
원동으로 출발할 때 차표.
원동은 부산 방면 물금 못미처 낙동강변 작은 마을이다.
우등열차밖에 정차하지 않는데 그나마 자주 없기 때문에 열차시간에 맞게 등산해야 한다.
대전에서 새벽5시와 5시25분쯤 출발하는 우등열차가 동대구역에서 각각 아침 7시, 7시27분에 정차한다.
서울에서 출발하려면 KTX 첫차를 이용해 동대구역에서 우등열차로 환승하면 되겠다.
원동에서 돌아올 때 열차 시간.
* 종주거리(10.4km) - 원동역(3.8)토곡산(3.2)물맞이폭포(3.4)원동역
* 종주예상시간 - 6시간( 휴식 및 점심시간 포함 )
토곡산은 원동역 동북쪽에 우뚝 솟아있으며 서울 북한산과 부산 금정산보다 높은 산이다. 들머리의 해발
50m에서 시작하여 정상 855m까지 줄기차게 올라가는 된비알이 결코 만만치 않다. 코스는 원동역에서
원동초등학교-헬기장-734봉-토곡산-너럭바위-600봉-물맞이폭포-함포마을로 하산한다. 계속되는 오
르막이 힘들지만 뒤돌아 내려다보면 삼랑진에서 구포까지 굽이쳐 흐르는 푸른 물결 낙동강 전경이 압권
이다.
토곡산 정상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북쪽 영남알프스에서 남쪽 몰운대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의 산줄기들이
환히 보이고 남서쪽으로 창원 불모산에서 김해 녹산수문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의 산줄기들이 그대로 드
러난다. 하산하는 루트는 암릉이 여러 곳에 있어 위험하기는 하지만 조망 좋고 암벽 타는 재미도 괜찮다.
원동역으로 돌아갈 때는 지장암 날머리에서 함포마을까지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500m 걸은 다음 함포마
을회관 부근 짧은 교량을 건너자마자 오른쪽 원동천으로 나가서 제방따라 가는 길이 아주 운치가 있다.
원동역에 도착하여 들머리로 이동.
맞은편의 토곡산 정상을 바라보며 원동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안내판 있는 곳이 들머리.
돌밭이 결코 만만치 않은 길임을 예고한다.
활짝 핀 진달래에 반하여 된비알의 고됨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쉬엄쉬엄 올라가다 잠깐씩 뒤돌아보며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에 찬사를 보낸다.
쌀쌀한 아침 기운이 딱 좋은 된비알.
바다로 회귀하는 곳이 가까워진 낙동강과 김해의 신어산을 배경으로.
양지바른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
734봉 암릉.
734봉 석이봉갈림길 통과.
734봉에서 능선은 조금 주저앉았다가 정상으로 다시 솟구친다.
물금 오봉산은 오른쪽 복천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곳까지 오면 정상에 거의 올라온 셈이다.
조망 끝판왕, 토곡산 정상 전망대.
토곡산에서 너른바위로 내려가는 능선.
너른바위 부근 암릉.
스릴 만점 너른바위.
너른바위 암벽 타기 코스.
암벽을 피하여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내려오는 길도 있지만 암벽타기를 즐겨본다.
뒤돌아본 토곡산.
암릉과 푸른하늘, 그리고 무심히 바람 따라 정처 없이 떠가는 구름.
설악산 황철봉 너덜지대를 연상케 하는 600봉 된비알.
마지막 봉우리 600봉을 편히 오르는 능선.
600봉을 내려가다 양지바른 조망처에서 잠시 휴식.
조망처에서 낙동강과 원동 함포마을 내려다 보다.
저 아름다운 곳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람들은 서로 정답게 살겠지.
물맞이폭포는 물이 말라 실오라기처럼 가는 물줄기만 졸졸 흐르고 있어 촬영도 포기하고 지장암을 거쳐 69번 지방도로로 내려섰다.
함포마을 짧은 교량 부근에서 69번 지방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원동천으로 나가 제방 따라 걷기 시작.
원동천변의 흐드러진 이른 봄날 풍경.
세월이 지나면 건너편 벚꽃도 장관이겠다.
길어도 결코 지루하지 않을 원동천 제방길.
원동역 앞의 식당에서 술잔에 유채꽃잎 띄워 하산주.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정들었던 님은 가고 싶어 떠나나.
원동 낙동강변 벚꽃만이 시름없네.
아직 개찰을 하지 않고 있던 원동역에서.
플랫홈에서 돌아갈 열차를 기다리며.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봄날은 간다.
이 아름다운 풍경에 어찌 취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머리 푼 봄꽃은 짧은 해가 아쉽기만 하네.
봄날의 강변 석양에 한참 취해 있는데 어느새 돌아갈 열차가 플랫홈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