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학력고사' 라는 말이 기억나십니까?
그 단어가 바로 기억이 나신다면, 당신은 분명 40대~50대의 연령의 분이실 것 같습니다!
저도 바로 그 '학력고사' 세대의 한 사람이랍니다!
저희 때엔 모든 고3 학생들이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교에 직접 가서 학력고사를 봤었던
좀 특별한 세대였죠.
지방에 사는 학생의 경우,
지원 대학이 서울일 때 서울 그 지원 대학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 (서울에서 지방으로) 도 마찬가지였고요!
제가 처음으로 대학이라는 곳에
첫 발을 들여놓게 된 그 날이 언제였나 생각을 해보니,
당시 학력고사(대입 시험)를 치루기 전 날이 바로 그 날이더라고요!
시험을 볼 대학 내의 구체적 장소와 이름, 수험 번호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원 대학교에 처음으로 갔었던 바로 그 날이
대학교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던, 제겐 역사적인 그 날이었죠!
저는 서울에서 살았었고
제 지원 대학도 지하철로 가능한 곳이었기에 지원 대학교를 찾아가는게
제 경우는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 운이 좋아서
다행히 처음 지원했던 대학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래서 2차 시험을 피할 수 있었지만,
2차 시험을 봐야만 했던 학생들은
다시 또 새로 지원하는 대학까지 가서
또 다시 시험을 치뤄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난하게 들어갔던 대학!
처음 대학생이 되었을 때
제겐 작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처음 대학생이 된 1989년 첫 눈이 내릴 땐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그게 바로 풋내기 대학 신입생인 저의 첫 소망이었죠!
첫 소망!
당시 뭐든 자신만만했던 저는,
정말 그 작은 소망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 같았습니다.
제가 무슨 특별한 이벤트를 원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함께 밖에서 첫 눈을 맞고, 첫 눈을 보고, 첫 눈을 느끼다가
작은 까페에 들어가서 함께 첫 눈을 다시 보며 감상에 젖고 싶었거든요!
처음 대학 생활을 했던
3월 초부터 첫 눈이 내리기 전까지를 돌이켜 보면
정말 말 그대로 '다사다난' 했습니다.
처음으로 하게 된 첫사랑!
그러나...
많은 첫사랑이 그러하듯,
남은 건, 잊지못할 아픈 추억과 시도때도 없이 찾아드는 눈물 뿐이었죠!
제가 첫사랑을 할 때
유행했던 유행가 중에서 이지연의 '그 후론' 이라는 노래가 있었는데요,
(이지연의 노래 '그 후론'이 들어있는 두 번째 앨범의 포토)
'나 그대를 알고부터 사랑을 알았지요. 이 세상은 내 것처럼 마음도 부풀었고
저 하늘에 새들처럼 날 수도 있었지요. 모든 걸 한 순간도 놓치기 싫었죠!...'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그 때 그 마음이 되어 가슴이 아파집니다.
스무살 시절의 잊지 못할 노래를 꼽으라고 하면
전, 이지연의 '그 후론' 밖에는 생각나는 노래가 없을 정도로
그 노래는 당시의 제 마음과 같았고
가슴 시린 사랑 후,
그 노래는 제게 슬픔도 주고 또한 위로도 되어주었습니다.
1989년 첫 눈이 오던 그 날!
그 날은 아침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했었습니다.
하늘이 엄청 흐렸고,
익숙한 늦가을비가 또 몇 차례 내릴 듯 뭔가 심상치 않은 날씨였죠.
제가 그 날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는게 신기하다고요?
사실 그 날은
저희 과에서 이른바 '쌍쌍파티'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날을 무척 자세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쌍쌍파티가 다가오는데 당시 딱히 데려갈 파트너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하는 수 없이 엄마 친구분의 아들을, 일단 일일 파트너로 구했답니다!
제가 원하는 파트너의 조건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키가 엄청 클 것!
그 이유는....
제가 킬힐이라는 걸 신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10센치가 넘는 킬힐을 사서 갖고만 있었는데, 사실 밖에서 한 번도 신어보지 못 했었거든요!
그걸 신으면 보통 남자들이 좀 작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조건은 일단 키가 전부였었고
엄마는 엄마 친구분의 아들 중, 키가 186인 대학 3년생을 제게 소개시켜 주셨고
그렇게해서 그 키 큰 남자가 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쌍쌍파티가 어떠했는지 그 기억은 별로 제 기억 안에 없습니다.
게임에 걸리거나 번호 뽑기로 걸리면 그 걸린 쌍은 야한 벌칙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다행히 저희는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전혀 손도 잡지 않은 상태에서 키스하는 벌칙을 받아야 했었다면 얼마나 어색했을까' 싶네요!
저희가 그 파티장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날이 무척 어둡고 흐리기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쌍쌍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데...
하늘에서 눈이 소리없이 띄엄띄엄 내리더군요!
1989년 11월 18일 토요일!
바로 그 토요일에 첫 눈이 내렸고
그 날은 잊지못할 아름다운 기억이 아닌,
첫 소망이 깨져버린 아쉬운 기억으로 제 가슴에 남게 되었습니다.
파트너와 헤어지고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혼자 집으로 걸어가면서
첫 눈이 남긴 작은 흔적들을 보며 씁쓸해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그 날 처음으로 발라 본 새빨간 립스틱과 처음 신어 본 킬힐!
생각해 보니까
그 때엔
참 많은 것들이 다 '처음' 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마셔봤던 막걸리, 처음 사용해봤던 마스카라, 처음 가봤던 대학 축제, 카니발...
참, 그러고 보니까
전 대학 들어와서 처음으로 어깨 훨씬 넘게 머리도 길러봤습니다!
모든게 다 대부분 처음이어서...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게 그런대로 더 자연스러웠던 그 시절!
그 앳된 시절이
생각해 보니까 벌써 29년 전의 일입니다!
왜 갑자기 이 얘기를 하게 되었냐고요?
우리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키스하는 윗 학년의 아이들을 봤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일단 너는 만 17세까지는 뭐든 안 된다!' 라고 딱 못을 박았거든요!
그러면서 아이에게
약 30년 전, 제가 고3 때 '학력고사' 보러 갔던 얘기를 덩달아 해주다가
오늘의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이죠!
그 때의 이야기를 쓰며
지난 날의 기억을 더듬으니, 가슴의 설레임이 다시금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몇 자를 쓰면서 당시의 순간 순간들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답니다!
기왕 생각이 난 김에
제 휴대폰에
이지연의 노래 '그 후론'을 저장을 하려고 합니다.
가끔 들으며 추억에 젖고 싶어서요!
여러분, 그럼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고
또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공주병 맘의 하루' 였습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