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의 친구들!
가장 순수하고 꿈이 많던 그 시절의 친구들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 때의 친구들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
저는 어른이 된 이후로 그들을 다시 만날 수가 없었거든요!
저도 중학교 3학년 때, 죽도록 붙어 다녔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3학년 학기 초엔 서로가 이름 정도만 알고 인사만 하던 사이였는데
갑자기 친해지게 된 건,
중 3, 2학기 첫 모의고사가 끝난 날!
바로 그 날이 우리 둘의 역사적인 '1일' 이었죠!
시험이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고 있는데
그 친구가 제게, 그리고 함께 가던 다른 아이에게
"오늘 우리 집에 가서 놀지 않을래?" 하고 물어보더군요!
사춘기 때엔
자신의 가정 형편을 다른 친구가 어떻게 생각을 할까 걱정이 되어
사실 자신의 집을 보여주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별로 친하지도 않던 제게,
그 친구가 바로 집으로 가자고 해서 처음엔 망설였지만,
이상하게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아이와 함께
저는 그 친구의 집에 갔습니다.
다니던 중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 친구의 집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골목의 골목...
정말 작디 작은 골목들을 들어가고 또 들어가야만 했었습니다.
골목을 돌고 또 돌고
몇 번을 그렇게 구불진 작은 골목을 지나니
그 친구의 집에 다다랐는데요,
제가 그 때,
'나중에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갈 때는 어떻게 나오는 길을 찾지?'하며
마음 속으로 은근히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엄청 '길치' 였거든요!
그 친구의 집은
그 당시
제가 가 본 친구들 집 중에서 가장 작고 허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그 집이 초라하게 느껴졌던 게 아니라
참 아늑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함께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사실 그 때까지
단 한 번도 그 친구와
점심을 함께 먹은 적도 없었기에 처음엔 어색할 줄 알았는데
그 '작은 집' 이 가져다 주는 편안함에,
우리는 금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참, 집으로 돌아갈 때엔
그 친구가 큰 길까지 바래다주어서 제 걱정은 '기우'가 되었고요!
다음 날,
그 친구는 제게 다시 물어봤습니다.
"너, 오늘 우리집에서 떡볶이 해먹고 갈래?"
두 번째 그 친구의 집으로 갈 때엔
저와 그 친구, 단 둘이서만 갔습니다.
당시 요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저는
그 날,
친구가 해 준 떡볶기를 정말 배가 터질 정도로 맛있게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먹고 나서
우리 둘은 피곤해서 그냥 그 자리에서 함께 잠이 들어버렸답니다!
한 시간 훨씬 넘게 자다가 보니, 어느새 벌써 어둑어둑!
서둘러 집에 갔지만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을 했고
저는 부모님께
'친구랑 친구집에서 떡볶이 먹고 난 뒤, 졸려서 둘 다 자다가 늦어버렸다'며 솔직히 말했었죠!
혼을 내시려다가
제 얘기를 들으시고는 미소를 지으시던 친정 엄마는
제가 어떤 새 친구와 친해졌는지 무척 궁금해 하셨었는데요,
그 이후로~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저는 방과후에
늘 그 친구의 집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가게 되었고
지금까지 살면서
친구들의 집들 중에서
그 친구의 집에 가장 많이 갔었던 것 같네요!
습관이 무섭다고,
한 번 먹은 뒤 단잠을 자고 오게 되니까, 그것 또한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자주, 그 친구와 먹고 단잠을 함께 자다가
나중에 집으로 가곤 했었답니다.
학교 근처에 있던 그 친구의 집!
그게 우리 둘을 이어주었던 '매개체'가 아니었나 생각이 되네요!
그에 비해
학교에서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야만 하는 우리집에
그 친구가 매번 놀러 오기엔
아무래도 거리상으로 경제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게
거의 매일 그 친구의 집에 '들락날락'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골목의 골목을 돌고 돌아서 가는 길이 복잡했지만,
나중엔 '길치'인 저 조차도 혼자 찾아갈 수 있게 되었고
그 친구만큼 저도
그 친구의 그 작은 집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연년생 동생들로 북적거리는 우리집 보다는
대학생 오빠 하나만 있는 그 친구의 집은
늘 오빠가 집에 없어서 거의 그 친구 혼자였고
나중엔...
우리집에 돌아가기가 싫어질 정도로 저는 그 집을 좋아했었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매일 편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더 예쁜 편지지에 편지를 써주고 싶어서
당시 편지지가 정말 예뻤던 가게인
'바른손' 과 '아트박스'에서 파는 편지지라는 편지지는 다 샀었답니다!
처음 떡볶이를 해먹었던 그 날!
집으로 돌아와서
저는
그 친구한테는 정말 처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그 친구도 바로 답장을 보내줬고..
그 이후,
우리 둘은
매일 서로에게 편지를 주었습니다.
하루를 걸러 주고 받은 것이 아니라,
매일 일기를 쓰듯 그렇게 서로에게 편지를 썼었죠!
처음이었습니다!
친구에게 편지를 매일 쓰니, 따로 일기를 쓸 필요가 없었던 시절이었죠!
그렇게 급속도로 친했던 둘 사이가...
서로 다른 고등학교를 가게 되니까
그 때부터는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고 1의 2학기까지는
서로가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고 2가 되어 다른 친구들이 생기니 그게 어렵게 되더군요!
그 친구는 워낙 뜸하게 저희 집에 왔었고
대부분 제가 그 친구 집으로 갔었는데
고등학생이 되니
매일,
밤 늦게까지 자율학습을 하니 어디 친구 집에 갈 시간이 있어야죠!
어쩜 이건 핑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안 보니까 마음이 멀어지게 된 게 더 맞는 것 같네요!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2017) 보셨습니까?
(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에서 '마사순'과 '주동우'의 모습 )
저는 오늘,
이 영화를 두 번째 보았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보니
중학교 때 그 친구가 문득 생각이 나, 그리움에 눈물을 좀 훔쳤습니다!
제가 대학생이 (대학교 3학년) 되었을 때,
딱 한 번
그 친구의 집을, 기억을 되살려서 저 혼자 찾아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은 제가 집에서 중학교 때의 편지들을 정리했던 날이었는데,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졸업 앨범을 뒤져 전화를 했는데 '없는 번호' 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그 친구의 집을 찾아봤었습니다.
예전 다니던 중학교 근처로 다시 가서 기억을 더듬었었죠!
그런데요,
5년이 지나서 그런지...
저는 그 친구의 집을 결국 못 찾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많이 그 집을 오갔었으면서
어쩜 그렇게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인지...
정말 너무나 제 자신이 싫고 비참했었죠!
그 날은,
그냥 그 친구와 자주 갔던 중학교 앞 분식집에서
혼자 '떡볶이'를 시켜 먹고
다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그 친구를 잊고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데...
'안생'이 '칠월'의 집에 드나들며 함께 먹는 장면을 보는데,
곤로에 떡볶이를 해주던 그 친구의 모습이 생각이 나는 건 왜 였을까요?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일이었는데 갑자기 영화를 보니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친구는 가정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전 그 아이한테 참 많은 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분홍색 하트 방울, 머리 마는 구루프 세트(헤어롤), 크고 작은 악세서리...
사실 전,
남에게 받는 것보다 제가 훨씬 더 많이
남들에게 주는 편인데
이상하게 그 친구한테는
제가 준 것보다 오히려 훨씬 더 많이 받았던 것 같아서
더 많이 고맙고 미안해집니다.
평소 국문과에 가고 싶다고 했던 친구였는데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런지...
오늘은...
우리 딸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저의 '너무나 그립고 그리운 그 친구' 얘기를 해줘야겠습니다.
그러면서 말해주려고요!
'나중에 넌 이렇게 후회하는 일 만들지 말고, 꼭 평소에 친구들도 살뜰히 살펴주며 살아라'
하고 말입니다!
오늘 마음 속으로 참 많이 그 친구의 이름을 불러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 이렇게 불러봅니다!
'내 친구 남희야! 보...고...싶...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