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속에서  혹은 현실에서 

         많은 틴에이저들은  자신의 환경을 벗어나고 싶어하죠!


         자신이 살아온 곳을 떠나서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사는 것을 꿈꾸고

         지겨운 부모의 곁을 떠나서 친구들과의 재미있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동경을 합니다.


         저는  독립심이 없는 아이였는지,  아니면 호기심이 부족한 아이였는지

         사실 고등학교 때에도 독립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하루 정도는 집시가 되어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은 있지만

         아예 집을 떠나서 생활을 하는 건 사실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좀 어찌보면 너무나 캥거루 본성으로 가득했던 아이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를 떨 때에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화장을 어떻게 하고, 옷을 어떤 옷을 입고 등등의 이야기를 한 적은 있어도

         부모님 곁을 떠나서 사는 얘기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을 정도였죠!


         어차피 서울에서 살고 있었으므로

         대학은 당연히 서울에서 간다는 생각을 했기에 그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캥거루족으로 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이렇게 마치 '온실 속 장미'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랐기에~

         저는 우리 아이도 

         딱 저처럼 

         그렇게 생각을 할 것이라 지레짐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저랑은 달라도 참 너무나 다르더라고요!


         우리 아이가 5학년 여름방학 때 3주간 호주에 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그 후,  바로 우리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난 나중에 호주에서 돌고래 조련사를 하면서 혼자 살 거에요!   대학도 호주로 갈 거에요!"

        "아니, 공부하기 좋은 독일을 놔두고 무슨 호주에서 대학을 가? 말이 되니?"

         하면서 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죠!


         당시 11살의 우리 아이는 

         저의 그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나중에 호주로 바로 유학을 가겠다며 

         아주 벼르기까지 하더군요!


         호주!  

         호주로 유학을 가겠다는 딸 아이의 말을 들었을 때~

         제 머릿속은 바로,  

         독일에서 호주까지의 마일을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 곳!

         그 곳이 바로 호주잖아요!


         갑자기... 정말 먼 곳이라는 게 확 와닿더군요!


         독일에서 호주까지의 그 엄청난 숫자상의 거리감과

         마치 지금이라도 아이가 바로 떠나버릴 듯한 느낌까지 더해져서

         제 맘은....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슬펐답니다.


         독일에서 호주!

         '정말,  말 그대로  극과 극인 곳인데 왜 하필 우리 아이는 그 곳 얘기를 했을까?'

         '우리와 사는 게 그렇게도 불만이 있는걸까?' ...


         그 애의 그 유학선언 이후, 

         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반응을 했지만

         속으론, 외동딸인 우리 딸과 떨어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너무나 서운하더라고요!


         '철 없을 때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한 얘기니까 신경쓰지 말아라' 라고 남편은 얘기했지만,,,

         너무나 먼 거리에서~

         우리 아이를 한없이 기다릴 제 모습을 상상을 해보니

         이상하게 슬픔이 가시지가 않더군요!


         우리 아이가 그리도 좋아했던  돌고래와 바다!

         그 두 가지가... 


         우리 아이로 하여금 

         호주라는 낯선 곳을 매력적인 곳으로 느끼게 해주었고

         저는 그 소망이 계속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다가...

         우리 아이가  6학년, 7학년 때엔

         '해리포터' 때문에 영국을 너무나 사랑했던 때였고...

 

         그 덕분에 

         그 멀고도 먼 호주 얘기는 잠시 주춤해졌던 때였죠!

         대신 대학을 '영국' 으로 가겠다는 말을 듣게 되었는데요,


         영국이야 뭐... 독일에서부터 차로도 갈 수 있고,

         비행기로도 금방 도착할 수 있는 곳이어서  

         제게는 '호주' 만큼 절망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해리포터 책을 영어 원서로 몇 번이나 읽은 우리 아이!

         DVD 역시 해리포터의 경우엔 다 꿰고 있는, 해리포터 덕후인 우리 아이에겐

         해리포터의 배경이 된 영국은 그야말로 매력덩어리인 나라였죠!


         그러하기에

         우리 아이는 늘 영어시간을 좋아했고

         독일어판으로 해리포터를 읽는 대신 원서로 읽는 걸 더 행복해 했습니다.


         '해리포터' 라는 강력한 매력덩어리 덕분에 

         갑자기 호주라는 나라는 

         더 이상 반드시 유학을 가야하는 나라가 아닌 게 되어버렸죠!


         지금  8학년인 우리 아이!


         예전엔 큰 목소리로 유학 얘기를 거침없이 하더니

         이제는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 고요함이 '폭풍전야'의 고요함인 건지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어진 건지는 모르겠는데 좀 이상하긴 하네요!


         이러다가 우리 아이....

         모든 게 다 귀찮아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독일 대학에 다니겠다고 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네요!

    

         아직 8학년이니 계획은 수 십 번 바뀔 수 있는 학년이고...

         저도... 

         이제는 면역주사를 벌써 맞은 탓에~ 다른 유학 얘기를 듣게 되어도

         맨 처음 아이가 했던 말처럼 그렇게 동요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얘기를 하다가 보니,

         영화 '레이디 버드' 가 떠오릅니다.




                                ( 영화 '레이디 버드' 에서  '시얼샤 로넌' 의 모습 )


          그녀의 이름은  '크리스틴' 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부정하고 자신을 '레이디 버드' 라고 불러주길

          주위 사람들에게 강요를 하죠!

          그래서  친한 친구들은 그녀를 '레이디 버드' 라고 부릅니다.


          레이디 버드가,  그렇다고 해서  부모의 존재를 무시하고 증오를 하는 건 아닙니다.

          그 어느 누구보다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지만... 


          그녀는 그저,  

          자신의 생활 환경과  자신이 자라온 곳인 '새크라멘토'가 못마땅하기만 할 뿐입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레이디 버드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 (Sacramento)에서 가능한 멀리

          즉, 동부 쪽으로의 대학 진학을 꿈을 꾸게 되죠!


          그리고 그녀는 그 꿈을 이뤄냅니다!



         

          그녀가 뉴욕에 있는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고 


          드디어 그녀의 고향인  새크라멘토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이 사실은...

          얼마나 고향 새크라멘토를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새크라멘토와 함께  증오했던  

          부모님이 지어주신 자신의 이름인 '크리스틴' 역시...


          신처럼 부정할 수 없는 존재이며,  

          자신이 사실은... 

          그 이름 또한 무척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이런 이야기가 바로 영화 '레이디 버드' 의 내용이랍니다!


          우리 딸 아이의 얘기를 적다가 보니까 갑자기 영화 생각이 나서 조금 들려드렸습니다.


          우리는 이런 말을 하죠!

          사랑과 미움은 딱 종이 한 장의 두께 차이라고요!

          너무나 얇은 차이여서 가끔 우리는 사랑과 미움을 착각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그 무엇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건 '미움' 인데

          나중에 세월이 흐른 후,

          그게 미움이 아니라 사실은 '사랑' 이었음을 느끼기도 하잖아요!


          그러한 예는 주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죠!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져 있는 나라를 싫어하고 또 이민을 떠나고자 하기도 합니다.

          정말 그래서 다른 나라로 떠나게 되면 

          그제서야  내가  얼마나  내 조국을 사랑하고 있었는지를 또한  알게 되고...

          그래서 그 때부터는 그것이 무조건적인 그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그러하기에...

          내가 그 무엇을  미워하는지 아니면 사랑하는지를 알려면,


          일단 거리를 두고 

          다시 그 무엇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면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저와는 달리... 

          벌써부터 부모로 부터 멀리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아이!


          뭐...떠나 보면 그 땐 알게 되겠죠!

          얼마나 살던 곳이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살았던 것인지...


          제 경우, 

          벌써 몇 년을 (우리 아이 5학년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일까요?


          나중에 우리 아이가 

          집에서 아주 먼 곳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해도

          그리 놀라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유럽 정도의 거리였으면 좋겠네요!

          

          제 부모님의 경우엔 

          제 유학시절에 단 한 번도 제가 사는 독일집에 방문한 적이 없으셨고...

          저는 그 당시에 그게 무척 서운했습니다!


          다른 한국 유학생들의 엄마들은 자주 자주 방문을 하시던데...

          더군다나 무비자 3개월 입국이 가능한 곳이 독일이므로 정말 자주 오시더라고요!


          아마 제 부모님은 

          제가 거짓으로 독일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말했어도

          전혀 눈치조차 못채셨을 걸요!


          만약 우리 아이가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가게 된다면

          저는 제 부모님과는 달리,  남편이랑 자주 아이의 집에 가려고요!


          어차피 방문을 하지 않을거라면 

          유학하는 곳의 거리가 별 상관이 없지만 

          제겐 이러한 이유로 아이와의 거리가 무척 중요하답니다!


          저랑은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아이!

          혹시...

          저랑은 달리,  

          우리 아이가,  부모가 오는 걸 막 싫어하면 저희는 어쩌죠?  ㅎㅎ


          여하튼...

          지금은 아이가 원하든 아니든,  부모 곁에서 있는 나이이니

          함께 있는 동안 후회없이 아이와의 추억을 만들어 보려고요!


          특히 뽀뽀!

          아직도 우리 아이는 뽀뽀를 막 해주면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거든요!

          그러니까  집에 함께 있는 동안  아주 실컷 해주려고 합니다.


          혹시 누가 아나요?


          뽀뽀라는 묘약때문에 

          대학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는 못 가겠다고 할 지도 모르잖아요!

   

          여러분, 참 세월 빠르네요!

          얼마 전에 새해 인사를 한 것 같은데 벌써 4월이에요!


          4월의 첫 주도 벌써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알차게 잘 보내시고요,

          저는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공주병 맘의 하루' 였습니다!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