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支離滅裂)
이리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뜻으로, 체계가 없이 마구 흩어져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支 : 가를지
離 : 떼놓을 리
滅 : 꺼질 멸
裂 : 찢을 렬
(유의어)
지리분산(支離分散)
출전 : 장자(莊子)
지리멸렬(支離滅裂)은 장자(莊子)의 인간세(人間世)편에 나오는 지리(支離)와, 칙양(則陽)편에 나오는 멸렬(滅裂)을 합쳐 만든 성어다.
먼저 인간세편(人間世篇)의 내용을 보자.
지리소(支離疏)라는 사람은 턱이 배꼽에 가 박혔고, 어깨는 이마보다 높고, 상투는 뾰족하게 하늘을 가리키고, 오관(五管: 눈, 귀, 코, 입, 인후)은 머리 위에 있고, 볼기 뼈가 갈비뼈에 붙어 있는 신체 장애자이었다.
支離疏者, 頤隱於臍, 肩高於頂, 會撮指天, 五管在上, 兩髀為脅。
그러나 바느질이나 빨래하는 일로 충분히 먹고 살며, 키를 들어 쌀을 까불면 십 여 인을 먹이기에 족했다.
挫鍼治繲, 足以糊口, 鼓筴播精, 足以食十人。
나라에서 무사를 징집할 때라도 그는 팔을 휘두르며 다녔고, 큰 부역이 있을 적에도 고질병이 있다고 해서 아무런 일거리를 맡지 않았다.
上徵武士, 則支離攘臂而遊於其間;
上有大役, 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
그러나 나라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나누어 줄 적이면 삼종(三鐘; 1종은 640되)의 양식과 열 단의 나무도 받았다.
上與病者粟, 則受三鐘與十束薪。
저렇듯 신체가 이렇게 지리(支離; 장애)한 자도 족히 자기 몸을 잘 길러 천수를 누리는데 위선의 덕을 내던진(支離; 장애) 자야 더 말해 뭐하겠는가?
夫支離其形者, 猶足以養其身, 終其天年, 又況支離其德者乎。
칙양편을 보자.
장오땅의 문지기가 공자의 제자 자뢰(子牢)에게 말했다. “그대가 정치를 할 때 거칠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되며, 백성을 다스림에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해서는 안 됩니다.
長梧封人問子牢曰; 君為政焉勿鹵莽, 治民焉勿滅裂。
전에 나는 벼농사를 지은 적이 있는데, 그때 논을 거칠고 함부로 경작하였더니, 곧 그 벼의 알갱이도 거칠게 열매가 맺혀 나에게 보답했고, 또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김을 매었더니, 그 벼의 열매도 또한 아무렇게나 엉터리로 맺혀서 나에게 보답했습니다.
昔予為禾, 耕而鹵莽之, 則其實亦鹵莽而報予; 芸而滅裂之, 其實亦滅裂而報予。
그래서 내가 다음 해에는 방법을 바꾸어서, 깊이 땅을 갈고 뿌린 씨에 정성껏 흙을 덮어 주었더니, 그 벼가 무성하게 자라서 열매가 더욱 많이 맺혀, 나는 일 년 내내 싫도록 먹을 수 있었습니다.”
予來年變齊, 深其耕而熟耰之, 其禾蘩以滋, 予終年厭飧。
멸렬(滅裂)은 엉터리로 아무렇게나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설이 있다. 옛날에 지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소나 돼지 따위의 짐승을 잡을 때 누구보다 더 깨끗이 뼈와 살을 발라내는 도살의 명수였다.
그에게 맡기면 원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이리저리 찢기어 해체된다는 뜻에서 ‘지리’라는 말이 유래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