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 레전드 5찰스 해멀린]

 

@ 커리어 하이라이트

   찰스 해멀린(샤를 아믈랭)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캐나다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군림해 왔으며 안현수(빅토르 안)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선수이기도 합니다. 10년 이상 세계 10위권 이내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며 강자로서의 지위를 지켜왔지만, 정작 개인종합 세계챔피언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며 오랫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마침내 개인종합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고 올림픽에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처음 참가해서 단체종목인 남자 5000m 계주(릴레이)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0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안현수에 이어서 개인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이호석과 J.R. 셀스키에 이어서 개인종합 3위에 올랐습니다.

 

   전성기 시절 찰스 해멀린은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며 이 부문에서는 꾸준히 금메달을 획득했고, 우리나라의 성시백과 500m 부문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주종목인 500m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고 단체종목인 5000m 계주(릴레이)에서도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며 수많은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중장거리 종목인 1000m1500m, 3000m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벽이 워낙 두터웠기 때문에 개인종합 포인트에서는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찰스 해멀린은 자신의 주종목인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단체종목인 5000m 계주(릴레이)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이 당시에도 찰스 해멀린은 중장거리 종목인 1000m1500m에서는 약세를 보였지만, 자신의 주종목을 확실하게 수성하며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렀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201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노진규에 이어 개인종합 2위에 올랐고 2013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다운, 김윤재에 이어 개인종합 3위에 올랐습니다. 2013년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 찰스 해멀린은 생애 처음으로 시즌 종합 세계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개별 종목에서는 수많은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종합의 개념으로 단일 대회 또는 단일 시즌의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찰스 해멀린은 단거리 종목인 500m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지만 중장거리 종목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나이 기준으로 30대에 접어들 무렵에 오히려 체력과 지구력이 향상되면서 중장거리 종목인 1500m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과거에 자신의 취약종목이었던 1500m를 새로운 주종목으로 삼게 된 반면에 과거 자신의 주종목이었던 500m에서는 예전만큼의 위용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찰스 해멀린은 빅토르 안(안현수)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비교대상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전성기 시절 중장거리에서 강세를 보였던 안현수(빅토르 안)는 단거리 전문 선수로 탈바꿈했고 전성기 시절 단거리 전문 선수였던 찰스 해멀린은 중장거리의 강자로 탈바꿈했습니다. 전성기 시절과는 완전히 거꾸로, 빅토르 안이 500m를 주종목으로 삼고 찰스 해멀린이 1500m를 주종목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찰스 해멀린은 1500m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심 전관왕까지 욕심을 낼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3개 종목에서 모두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탈락하는 불운으로 인해 더 이상의 메달을 추가하지는 못했습니다. 2014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찰스 해멀린은 대회 첫날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나머지 종목에서 고비 때마다 넘어지면서 경기를 망치는 바람에 개인종합 순위는 3위로 밀려났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2015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개인종합 4위에 올랐고 2016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중국의 한티안유에 이어 개인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201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3000m 슈퍼파이널 진출까지는 성공했지만 개인종합 순위에서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2016년 시즌 이후부터 찰스 해멀린은 세계 정상권에서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세계 10위권 안팎의 기량을 근근이 유지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면서 통산 네 번째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생애 마지막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찰스 해멀린은 개인종목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단체종목인 남자 5000m 계주(릴레이)에서 동메달 1개를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찰스 해멀린의 쇼트트랙 커리어는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보였습니다.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이 대회를 은퇴 무대로 삼을 계획이었지만 은퇴를 번복하고 선수생활을 1년 정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홈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고 마지막 불꽃을 태웠습니다.

 

   찰스 해멀린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4년 전인 2014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뒤 서서히 하향세를 그리며 커리어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4년 전만 해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선수권으로 이어지는 시즌 동안 찰스 해멀린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찰스 해멀린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그저 홈팬들 앞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데에 의미가 부여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가 시작되면서 찰스 해멀린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남다른 각오로 대회에 임했고 컨디션도 최고조에 올라 있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개인종목 네 종목 중 1500m1000m 두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개인종합 포인트 1위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3관왕에 등극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의 강력한 우승 경쟁자는 대한민국의 임효준과 황대헌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날 임효준과 황대헌이 1000m 경기와 3000m 슈퍼파이널 경기에서 잇따라 충돌하는 바람에 황대헌은 넘어지고 임효준은 실격을 당하며 끝내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이로써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캐나다 남자 쇼트트랙 역사에 있어서도 1998년 마크 가뇽 이후 무려 20년 만의 개인종합 우승이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마침내 무관의 제왕꼬리표를 떼고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 세계선수권에서의 활약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007년 개인종합 2, 2009년 개인종합 3, 2011년 개인종합 2, 2013년 개인종합 3, 2014년 개인종합 3, 2016년 개인종합 2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2018년 대회에서 마침내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 1, 준우승 3, 33회를 기록하며 개인종합 3위권 이내에 무려 일곱 차례나 입상했습니다. 이는 안현수(우승 6, 준우승 1), 마크 가뇽(우승 4, 준우승 2, 31)과 타이기록입니다.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3, 은메달 14, 동메달 13개를 획득하며 통산 40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금메달 개수 기준으로는 안현수(20), 마크 가뇽(14)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며 금은동 메달 개수 총합계에서는 안현수(20, 10, 5 // 통산 35)마저 능가하는 역대 1위의 기록입니다.

 

   찰스 해멀린이 세계선수권에서 획득한 13개의 금메달을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500m, 1000m, 1500m에서 각각 2개씩을 획득했고 3000m 금메달 1, 개인종합 금메달 1, 5000m 계주(릴레이) 금메달 5개를 획득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의 통산 커리어를 살펴보면 안현수와 마크 가뇽에 필적할 만큼 화려한 경력을 달성했고 롱런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할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며 마크 가뇽도 능가하는 롱런을 했습니다. 금은동 색깔을 구분하지 않고 메달의 개수로만 따질 경우에는 안현수와 마크 가뇽마저 능가하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면서 유독 개인종합 세계챔피언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캐나다 출신의 전설인 마크 가뇽과 찰스 해멀린을 비교해봤을 때 두 선수 모두 단일시즌 성적이 압도적인 선수는 아니었지만 우승권에 근접한 실력을 꾸준히 유지하며 롱런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매년 금메달 1~2개씩을 꾸준히 획득한 것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크 가뇽은 간발의 차이로 개인종합 포인트 1위에 오르며 행운이 따라준 경우가 많았고 찰스 해멀린은 간발의 차이로 개인종합 포인트 2위 또는 3위에 머무르며 불운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크 가뇽이 통산 네 차례나 세계챔피언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한 반면 찰스 해멀린은 유독 챔피언 타이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2010년대 들어서는 찰스 해멀린보다 늦게 데뷔한 후발주자들도 세계선수권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하나씩 가져갈 동안 찰스 해멀린은 오랫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무관의 제왕으로 커리어를 마감하는 듯 보였던 찰스 해멀린은 세계선수권 우승을 향한 집념을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2018년에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20년 전인 1998년의 마크 가뇽 역시 전성기가 지나고 커리어를 마무리하던 시점에 생애 첫 4관왕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것처럼, 2018년의 찰스 해멀린 역시 전성기가 지나고 커리어를 마무리하던 시점에 생애 첫 3관왕에 오르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찰스 해멀린은 쇼트트랙의 종주국인 캐나다 남자 쇼트트랙의 역사에서 마크 가뇽의 계보를 잇는 진정한 전설로 거듭났습니다.

 

 

@ 올림픽에서의 활약

   찰스 해멀린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0m 계주(릴레이)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릴레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2관왕에 올랐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남자 5000m 계주(릴레이)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올림픽에는 개인종합의 개념이 공식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각 개별 대회별로 정밀분석에 들어갈 경우 찰스 해멀린의 성적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의 이정수에 이은 개인종합 2위에 해당되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러시아의 빅토르 안(안현수)에 이은 개인종합 2위에 해당됩니다.

 

   찰스 해멀린은 올림픽에서 통산 금메달 3, 은메달 1, 동메달 1개를 획득했습니다. 금메달 개수만 단순 비교할 경우에는 통산 6관왕인 안현수(빅토르 안)에 이어서 통산 3관왕으로 김기훈, 마크 가뇽과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찰스 해멀린의 성적은 개인종목 금메달이 2, 계주(릴레이) 금메달이 1개가 있고 마크 가뇽의 성적은 개인종목 금메달이 1, 계주(릴레이) 금메달이 2개이기 때문에 금메달의 순도 면에서는 찰스 해멀린이 마크 가뇽보다 더 앞서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종목과 계주를 모두 포함한 올림픽 통산 메달 집계에서도 찰스 해멀린은 금 3, 1, 1을 기록했고 마크 가뇽은 금 3, 2를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찰스 해멀린은 올림픽 성적만을 놓고 봤을 때는 캐나다 최고의 전설인 마크 가뇽마저 능가하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역대 올림픽의 역사를 돌아봤을 때 단일시즌 최강자의 계보는 김기훈(알베르빌), 채지훈(릴레함메르), 김동성(나가노), 안현수(토리노), 이정수(밴쿠버), 빅토르 안(소치)의 계보로 이어집니다. 찰스 해멀린은 단일시즌 개념으로 따질 경우에는 두 대회 연속으로 2인자에 해당되는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통산 메달 획득 개수에서는 웬만한 역대 1인자들을 능가하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올림픽에서도 단일시즌의 최강자는 아니었지만 통산 커리어에서는 최상위권의 탑클래스에 해당하는 기록을 마크하고 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올림픽에서도 개인종합의 개념으로는 단일시즌의 2인자에 해당되지만 개별 종목별 통산 메달 개수에서는 웬만한 역대 1인자들을 능가하는 통산 커리어를 달성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올림픽 통산 4회 출전으로 리자준(중국), 데라오 사토루(일본)와 타이기록을 세웠습니다. 어느덧 참가 선수 중 최고참의 반열에 접어든 찰스 해멀린은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서는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종목에서 준결승 이상에 진출하면서 노장의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 기타 국제대회에서의 활약

   찰스 해멀린은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2004년부터 데뷔해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랭킹 10위권 안팎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개인종합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 단 한 차례뿐입니다.

 

   1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세계 정상권을 유지하며 그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메달을 획득했지만, 단일시즌의 개인종합 챔피언 타이틀은 좀처럼 거머쥐지 못하고 항상 종합우승 문턱에서 2% 부족함을 드러내며 주저앉곤 했었습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찰스 해멀린은 통산 메달 획득 개수에서는 안현수마저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커리어를 달성하며 롱런했지만 유독 단일시즌의 종합우승 타이틀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월드컵 시리즈에서 생애 처음으로 시즌 종합 세계랭킹 1에 등극하면서 무관의 제왕꼬리표를 간신히 떼어냈습니다.

 

 

@ 순위 선정 근거

   본 시리즈를 처음 기획하던 시점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이었습니다. 당초 역대 레전드 순위에서 찰스 해멀린의 순위는 8위였습니다. 아폴로 안톤 오노를 7, 찰스 해멀린을 8, 이호석을 9위로 선정하기는 했지만 이들 세 선수의 순위를 놓고 상당한 고민을 해야 했을 정도로 박빙이었습니다.

 

   아폴로 안톤 오노, 이호석, 찰스 해멀린은 모두 안현수 시대의 2인자 그룹에 해당되는 선수들이며 각각 안현수의 라이벌 지위를 바톤터치 방식으로 이어왔습니다. 안현수 시대 1기의 라이벌은 아폴로 안톤 오노, 안현수 시대 2기의 라이벌은 이호석, 안현수 시대 3기의 라이벌은 찰스 해멀린이었습니다.

 

   특히 아폴로 안톤 오노와 찰스 해멀린은 단일시즌의 최강자는 아니면서도 10년 안팎의 기간 동안 꾸준히 세계 정상권에 근접한 기량을 유지하며 롱런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이 세계대회를 석권하는 가운데에서 외국 선수들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한국 선수들의 대항마로 생명력을 이어왔다는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폴로 안톤 오노와 찰스 해멀린은 오랫동안 서로 비교대상이 되어왔고 본 시리즈에서 역대 레전드 순위를 설정할 때도 고심 끝에 아폴로 안톤 오노를 7, 찰스 해멀린을 8위에 올렸습니다. 그 이유는 아폴로 안톤 오노는 세계선수권의 단일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딱 한 번이라도 차지한 경험이 있었고 찰스 해멀린은 단일시즌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챔피언을 딱 한 번이라도 해본 오노가 챔피언을 한 번도 못 해본 해멀린보다는 좀 더 처지가 나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찰스 해멀린이 결국은 단일시즌의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게다가 단일시즌의 커리어 하이만 놓고 비교하더라도 2008년 아폴로 안톤 오노가 챔피언에 오를 당시에는 개인종목 네 종목 중 금메달 1개를 획득하고 개인종합 포인트에서 간발의 차이로 1위에 오른 2관왕이었던 데 비해 2018년 찰스 해멀린이 챔피언에 오를 때는 개인종목 네 종목 중 금메달 2개를 획득하고 개인종합 포인트 1위에 오르며 3관왕이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10년 이상 꾸준히 롱런하며 올림픽에도 통산 네 차례나 출전했습니다. 이미 롱런과 통산 커리어라는 측면에 있어서만큼은 찰스 해멀린이 아폴로 안톤 오노보다 월등히 앞서는 상태였고, 찰스 해멀린의 유일한 약점은 단일시즌의 세계챔피언타이틀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찰스 해멀린은 단일시즌 최고 성적에서마저도 아폴로 안톤 오노를 앞서게 되면서 자신의 유일한 약점이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아폴로 안톤 오노는 더 이상 찰스 해멀린의 비교대상이 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찰스 해멀린의 역대 레전드 순위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그리고 찰스 해멀린은 통산 커리어에서도 마크 가뇽에 필적하게 되면서 캐나다 남자 쇼트트랙의 레전드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마크 가뇽과 찰스 해멀린이 본격적인 비교대상에 올랐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기타 국제 대회의 출전 횟수라든지 활동 기간, 개별종목별로 획득한 메달의 개수에 있어서는 마크 가뇽을 능가하는 롱런을 했고 마크 가뇽을 능가하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단일시즌의 챔피언 타이틀 획득 수에서 마크 가뇽은 통산 네 차례나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반면 찰스 해멀린은 딱 한 차례 가까스로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습니다.

 

   역대 레전드 순위에서 세계선수권 통산 6회 우승의 안현수(빅토르 안)와 통산 4회 우승의 마크 가뇽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확고한 1, 2위인 반면에 3~7위권을 놓고 다소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찰스 해멀린과 순위 경합을 펼칠 만한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김기훈, 채지훈, 김동성, 그리고 중국의 리자준이었습니다.

 

   김기훈, 채지훈, 김동성, 리자준은 모두 찰스 해멀린과의 역대 성적 비교에 있어서 단일시즌 최강자로서의 임팩트 면에서는 우위에 있지만 통산 커리어에 있어서는 열세에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들 중에서 김기훈과 김동성은 단일시즌 전관왕 신화라는 워낙에 독보적인 업적으로 인한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역대 레전드 3, 4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당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본 시리즈를 기획할 당시에 설정했던 역대 레전드 순위에서 채지훈과 리자준은 공동 5위였고 찰스 해멀린은 8위였습니다. 채지훈의 경우에는 1995년 시즌에 단일시즌 전관왕 일보 직전까지 간 적은 있지만 간발의 차이로 전관왕을 아깝게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리자준은 단일시즌 커리어에서는 찰스 해멀린보다 근소하게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통산 커리어에서는 찰스 해멀린보다 근소하게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느 종목에서든 마찬가지이지만 쇼트트랙에서도 세계선수권의 종합우승, 즉 세계챔피언 타이틀이 한 개라도 있느냐, 없느냐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찰스 해멀린이 최근 10년 이상의 시간 동안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유지하며 전설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유독 챔피언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유일한 약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포기하지 않고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이 반영되어서 본 시리즈의 역대 레전드 순위에서도 찰스 해멀린의 순위는 5위로 상향조정되었고 채지훈과 리자준의 순위는 공동 6위가 되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은 안현수(빅토르 안)의 대표적인 라이벌로 꼽히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전성기 시절에는 안현수의 적수가 되지 못했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안현수는 세계선수권을 무려 다섯 차례나 제패했고 찰스 해멀린은 단 한 차례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하며 엄청난 격차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최전성기 때만 놓고 본다면 안현수의 선수시절 초창기 라이벌이었던 아폴로 안톤 오노, 안현수의 전성기 시절 라이벌이었던 이호석이 좀 더 강력한 라이벌이었다고 볼 수도 있었습니다.

 

   찰스 해멀린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시점은 안현수가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던 시기인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찰스 해멀린은 확고한 세계 최강자의 지위에 오르지는 못했었고, 오히려 후발주자인 이정수, 곽윤기, 노진규 등이 더 앞서나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찰스 해멀린이 생애 첫 세계랭킹 1위에 오른 2013년 시즌에 공교롭게도 빅토르 안(안현수)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이때부터 빅토르 안과 찰스 해멀린은 라이벌로 비교대상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세계선수권으로 이어지는 시즌에도 당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찰스 해멀린이었지만 경기 결과는 빅토르 안(안현수)의 화려한 컴백쇼로 마무리되었고, 찰스 해멀린은 또다시 조연에 머무르며 빅토르 안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내주고 무관의 제왕내지는 영원한 2인자의 포지션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의 시간이 더 흐르는 동안에도 찰스 해멀린은 세계챔피언 타이틀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세계 정상권의 기량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찰스 해멀린은 마침내 생애 첫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 대회에는 빅토르 안(안현수)도 출전했지만 모든 종목에서 초반에 탈락하며 실패를 맛봤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단일시즌 최강자로서의 임팩트 면에 있어서만큼은 안현수(빅토르 안)와 찰스 해멀린을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는 엄청난 갭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고, 세계선수권 통산 우승 횟수에서도 안현수(빅토르 안)는 통산 6회 우승, 찰스 해멀린은 통산 1회 우승으로 엄청난 격차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본 시리즈의 역대 레전드 순위에서도 안현수(빅토르 안)1, 찰스 해멀린은 5위로 역시 상당한 갭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유명한 쇼트트랙의 황제 안현수(빅토르 안)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고 2018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처절한 실패를 맛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찰스 해멀린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면서 결국에는 세계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과거 전성기 시절에도, 그리고 4년 전 재기전을 펼칠 당시에도 찰스 해멀린은 안현수(빅토르 안)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었지만, 2018년에 이르러서는 결국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마침내 세계 정상에 오른 것입니다.

 

   찰스 해멀린과 비슷한 연배의 선수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아폴로 안톤 오노는 1982년생, 찰스 해멀린은 1984년생, 안현수는 1985년생, 이호석은 1986년생입니다. 오노와 이호석은 오래전에 은퇴했고 안현수(빅토르 안)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1989년생인 이정수, 곽윤기, 싱키 크네흐트도 이제 노장의 반열에 들어서 있습니다.

 

   정작 전성기 시절에도 세계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던 찰스 해멀린이 전성기도 한참 지난 시점에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며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는 그야말로 인간승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 남자 쇼트트랙의 양대산맥인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전설들은 매우 대조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전설인 김기훈, 채지훈, 김동성은 10대 또는 20대 시절에 강렬하게 불꽃을 태우며 우리 국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했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의 존재로 인해 세대교체 주기가 매우 빠른 편이었습니다. 반면에 캐나다의 전설인 마크 가뇽, 찰스 해멀린은 단일시즌의 커리어가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10년 안팎의 기간 동안 꾸준하게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유지했고 부상이나 공백기 없이 철저한 자기관리로 30대 이후까지도 건재하게 롱런을 해내면서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쇼트트랙의 최강국인 대한민국과 쇼트트랙의 종주국인 캐나다의 역대 전설들은 이렇듯 확연한 캐릭터의 차이점을 보여주면서도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세계 남자 쇼트트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출처: 야후 위키피디아,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과거 신문, 방송 뉴스기사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