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을 모시는 제사는



에테르  조상을 모시는 제사는 미래에 태어날 후손을 축복하는 기도로 바뀌는 게 더 이로울 게다. 조상보다 더 진화된 존재들을 위하는 게 법칙의 예의일 테니, 이미 떠나 버린 과거에다 대고 제사를 지내는 건 지나버린 감사에 헛수고하는 거야. 감사는 올 것을 대비하는 것이 되어야지 지나버린 것에다가 소비할 에너지가 없다.


에테르김  아니, 그래도 조상이 없었다면 우리들도…….


에테르  …… 없었을 거라서 그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라는 거지?


에테르김   네, 맞아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


에테르  당연하다? 미래에 태어날 후손은 당연한 게 아니고? 가버린 것은 살아서 꿈틀댄 것 자체로서 할 일을 다 했을 뿐 더도 덜도 아니다. 제사를 과거에다 허비해 놓고서 더 나은 미래를 바란다? 제사는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축복의 제사가 되어야 옳지 않겠니? 사실 그대들이 하는 신에 대한 기도는 다가 올 후손에 대한 기도이다. 

  그걸 신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돌고 돌기 때문에 썩어 흙이 된 그들이 다시 생명체를 갖고서 미래의 물체 들이 되기 때문에 기도의 느낌을 바꾸는 것이 이롭다는 것이다. 좋은데 가라는 말이 좋게 태어나라는 축복의 의미이긴 하지만 단지 느낌이 그에 전혀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느낌을 바꾸면 그 에너지의 파급 효과는 실로 엄청나리라는 것이다. 그대들은 같은 그대들을 대하는 것보다는 신을 대하는 게 더 쉽다. 

  신은 인간 의식보다 더 단순하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처럼 예, 아니오, 글쎄요 중에서 선택하지 않는다. 신은 거추장스러움을 갖지 않는다. 얼마나 지혜로운가. 그러므로 늘 침묵한다. 내 대답은 그대의 질문보다 먼저였으므로 그대의 질문은 신이 듣고 싶다 혹은 듣고 싶지 않다 해서 듣게 되는 답일 뿐이다? 아니지, 이미 그대들은 답을 갖고서 알면서도 앎의 위로를 받고자 알고자 하는 떠봄으로 질문한다. 

  왜그리 복잡해지는가. 그냥 스스로 질문을 거두라. 외로움을 달래고자 하는 저급함을 거두는 게 더 쉽지 않니?


에테르김   외로워서 질문을 한다고요?


에테르   신을 찾는 것 자체가 질문을 갖는 거다.


에테르김   음……? 당연하죠. 모르니깐 신에게 답을 찾고자 요청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답을 알고 있으면서 신을 떠보고 있다고요?


에테르  아니, 스스로를 떠본다는 거지.


에테르김   그래요, 그렇다 쳐요. 이미 다 미리 창조해 놓고서 다 알고 있는 신이 있고, 그 안에서 묘하게 존재하는 우리가 있다는 뜻인가요?


에테르  ……? 무슨 말이야?


에테르김   그러니까요 늘 변하지 않는 텅 빈 고요이자 본질인 신은 연기를 따르지 않고, 그대로 늘 변함없이 신으로 있는 부처와 여호와 당신 같은 존재가 있고, 우리 같은 물질 현상들, 머무름 없는 변화를 갖춰야 하는 존재들이 있냐는 거죠. 무슨 질문인지 아시겠어요?


에테르  ……? 이제 알겠다. 이해했어. 쉽게 말해 연기 법칙을 따르지 않는 존재가 있냐는 것이지? 그게 신이냐는 것이고, 우주 만물은 머무름 없음인데, 그러면 신도 머무름 없어야 하고 그러면 변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이지?


에테르김   네, 연기 법칙 마저 초월해야 신답지 않겠어요?


에테르  훗! 그런 존재가 어딨냐. 그냥 변화를 갖지 않는 존재 정말 재미없지 않니? 비교하자면 그런 신은 죽은 자요, 죽은 자는 더 이상 그 느낌의 변화 를 갖지 않는다. 그러니 어떻게 소원을 이루어 줄 수 있겠냐.


에테르김   그렇다면 이미 다 이루어져 버렸으니, 구하기도 전에 구한 줄 알라는 말은 틀렸다는 뜻인가요? 


에테르  그대들 자체로써 답을 갖고자 하는 착각을 갖고 있다. 이것을 알아차리고 알아차림을 이해하고 이해함을 깨우치면 그제야 깨달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묘하게 존재하는 것, 오직 이것만이 존재한다고 착각한다. 그러므로 신이 있다고 여기는 그대들은 의식이 바로 신이다.        


에테르김   시작도 끝도 없다? 그럼 빅뱅은 시작이 아닌가요? 우주의 시작.


에테르  빅뱅은 어디서 왔는데?


에테르김   글쎄요?


에테르  빅뱅이 시작이면 그 시작은 어디서 왔을까? 


에테르김   빅뱅에서 왔겠죠?


에테르  염병.


에테르김   애초에 시작은 없었……. 고로 끝도 없다? ‘끝이 없었으니 시작도 없었다’ 로 이해해도 되려나?


에테르  똑똑한 척하긴. 공부도 못한 주제에 빅뱅이 같은게 살다 죽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


에테르김   거기서 공부는 왜 나오시나…….



※흙 위를 걸으며 중에서 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