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보츠포드 암센터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은
낸시 라고 하는 자원봉사자와 함께 했다.
전날 다른 운전자 샤론으로부터 낸시의 이야기를 듣긴 했고
난 이날이 낸시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었다.
보통 아파트 유리문 앞에서 자원봉사자로 보이는 차가 오나 밖을 내다보다가
그렇게 보이는 차가 건물 앞에 서면 그때 밖으로 나온다.
이날도 시간 맞춰 어떤 차가 건물 앞에 서길래 밖으로 나가
차 창문 쪽으로 운전자 얼굴을 보면서 그사람이 운전봉사자가 맞는지 확인을 먼저 한다.
차 문을 열고 운전석 옆자리에 타니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성격의 낸시가 악수를 청하며 반갑다고 한다.
처음 보는 자리였는데
낸시는 자기 사연을 처음부터 다 얘기해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낸시는 전도를 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자기 이야기로 일종의 간증을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종의 사명을 하는것 같았다.
샤론에게 들었던 대로
결혼 3개월만에 남편이 로그 log 를 싣고 가는 대형 트럭과 차 사고가 났단다.
그날 자기는 집에서 여느날처럼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관들이 집으로 찾아왔단다.
경찰이 남편의 사고 소식을 전해주면서
남편이 있는 병원, 캘거리로 가야 한다고 해
당시 어렸던 아이 돌봐줄 문제며 모든 문제를 정신없이 급히 해결하고
비행기를 타고 캘거리로 갔다고 한다.
당시 사고로 남편은 7개월 동안 코마 상태에 있었고
1년간 병원에서 지냈다고 한다.
병원에서 퇴원하고서는 타인의 도움을 받아 생활해야 했는데
그걸 다 자기 손으로 돌봤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2년 유방암을 발견해 수술을 했고
마침 비슷한 때, 남편이 넘어지면서 뇌에 출혈이 생겨
단기 기억에 문제가 생기고
휠체어를 이용하게 되었고
자신도 유방암 수술 등 직접 간병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얼마전부터는 아보츠포드에 있는 24시간 케어홈으로 들어가게됬는데
그게 가장 마음이 아픈 순간이었다고 한다.
본인의 유방암에 대해선,
암이 아직 작은 상태에서 발견해 수술을 했고
유방 재건 수술을 받았지만
재건 수술한 것이 자꾸 감염 등 문제가 생겨
8번이나 재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엔 의사를 바꿔,
내 수술을 해줬던 닥터 뉴엔에게 갔고
그녀가 수술을 아주 잘 해줘서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나도 그녀한테서 수술을 받았다고
그녀는 가슴 수술만 하는게 아니라 환자의 감정문제까지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낸시는 닥터 뉴엔의 신발에 대해 말하면서
매번 얼마나 예쁜 신발을 신는지! 이렇게 말했고
난, 가운 밑으론 또 얼마나 예쁜 옷을 입는데요! 라고 했다.
내 암제거 수술을 해줬던 닥터 코니 츄도 얼마나 좋은 의사였는지 이야기를 하니
낸시가 그녀도 뉴엔처럼 날씬하고 예쁘냐고 묻는다.
그럼요, 엄청 예쁘고 날씬하기는 마네킹 같아요! 그렇게 대답했다.
낸시는 정말 에너지가 넘쳤고
나이 78살이라고 믿겨지지가 않았다.
그녀의 남편은 7살이나 어리다고.
자기가 늙은 쿠거란다.
또 자기는 남편을 정말 사랑하고 점점 더 사랑한단다.
난,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본인의 일도 그렇고 암환자 운전해주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일도 그렇고
책을 쓰면 좋겠다고 말하니
정말로 책을 내려고 글을 썼단다.
그런데 어느날 집에 도둑이 들어 글을 다 써둔 컴퓨터를 홀라당 들고갔단다.
감정을 쏟아 글을 썼는데 도둑을 맞고나니
다시 쓸 수가 없었고
이것도 하나님의 뜻인가보다 하고 다시 쓸 생각을 안했다고 한다.
유쾌한 듯, 마음 아픈 듯, 웃긴 듯, 슬픈 듯,
그렇게 운전을 하며 오고간 낸시와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