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바람은 불지만 햇살은 따사롭고 공기는 말랑하다. 흔들대며 느릿느릿 춤을 추는 나무를 따라 노란색 꽃길을 따라 길을 나섰다. 물감을 섞을때면 노랑의 색감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더니 붓을 놓고나니 노랑이 예쁘단 생각을 하게된다. 동네를 벗어나 길위의 꽃들이 눈에 들어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기차를 타고 나들이 길을 나섰다. 늘 바쁜 딸, 그리고 늘 바빠도 지루한 나, 어느날, 우리는 오랫만에 찿아온 황홀한 날씨를 핑계삼아 길을 나섰다. 초록의 숲길을 따라 달리는 기차안은 초록이 물들어 렌즈 안의 세상도 내 마음 안에도 케일의 녹즙처럼 쌉사름하..
나는 비 흡연자다. 그러나 내 친구 랜카는 말보르라이트를 즐겨 피우는 흡연자다. 우리는 요즘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난다. 햇살 좋은 노천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다 푸른 눈에 물기가 고일 때쯤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랜카는 멋져 보인다. 가끔은 나를 위해 담배 피우는 걸 자제하기도 하지..
아일랜드에는 비가 많이 온다. 하루에 한번은 참새가 방앗간 가듯 계절을 막론하고 비가 온다. "오늘 날씨는 참 좋아~그렇치? 어치피 비는 오분 후면 지나가니까" 제니 선생님이 말한다. 늘 아침 수업을 들어오면 오늘도 날씨는 참 좋아~라고 시작 하는 말이다. 오늘 나는 우산을 가지고 나..
이른 아침, 바람의 수다를 들으며 바다로 나갔다. 바다는 고요했고 바닷길을 떠나는 셀링보트는 무명 치마를 두르고 기도를 하러가는 여인처럼 숙연해 보인다. 뱃길따라 바람따라 가다보면 내가 보일까? 끝 닿은곳 그곳까지 다다르면 돌아보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아도 되는 시작점이 있..
오월의 반짝이는 햇살이 지루해 나는 길을 떠났다. 이른 아침, 카페 창가에 앉아 빈속에 커피를 마시며 역으로 가는 루아스를 기다리는 동안 길을 떠나는 설레임 대신 외로움이 먼저 가슴을 채웠다. 출근시간의 루아스는 그다지 붐비지 않았다. 공휴일의 끝에 도심은 한적하고 잠에서 깨..
바다에 갔다. 울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간 바다에서 멀미를 했다. 푸른 하늘 그리고 푸른 물을 바라보았고 헛헛한 뱃속에서는 작은 씨앗이 생기고 나는 체 해 버렸다. 카페에서 사약같은 커피를 마시고 바다를 향해 숨을 토했다. 인생은 무엇이라 표현할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다 라고 위..
조르주 쇠라의 아스니에르 강 거대한 화폭 안, 원색을 찍어 합쳐친 색들의 조화가 마술 같다. 파리에서 쇠라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붓끝에서 태어난 점들의 집합이라는 신기함과 놀라움, 그리고 그 인내 앞에 존경심이 우러나와 나는 경건해 지고 있었다. 늦은 오후, 갤러리가 문을 닫..
이젠 몇달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맛있는거 많이 먹을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그런지 도통 먹거리가 마땅치 않고 싫증이 납니다. 오랫만에 마트에 들려 버섯도 사고 모짜렐라 치즈도 샀습니다. 요리를 해 보고 싶단 생각에 의욕이 넘치자 얼마전 멕시칸 식당에서 먹었던 타코라이스가 ..
새벽, 밝아오는 빗방울이 창문을 톡톡 두드린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해 향기, 푸르른 들판에 보리 내음은 커녕, 정신 사나운 바람만 현관 앞 벚꽃나무 꽃망울을 잔인하게 훑어 내리고 있다. 마치, 멀리서 들리는 파도소리처럼 그렇게 바람은 저 혼자 신이 나서 불어대고 한 번씩 거세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