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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여행기 2
인도여행기 2
인도 뉴델리까지 비행시간은 13시간 정도 걸렸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자본주의의 총아라고 하는 비행기는 자본의 격차를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문명의 이기이다. 매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1등석에서 편하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이런 나의 푸념을 혜초 스님이 들으면 얼마나 노여워하실까. 그 옛날 신라의 혜초 스님은 1,300여 년 전에 실크로드를 따라 고행을 떠났다. 스님이 도착한 나라가 바로 ‘천축국’이었다. 물론 오늘날의 인도만이 아니겠지만 주로 부처님의 나라 인도와 그 주변국을 여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비행기를 타고 오는 한 나절의 시간도 견디기 힘든데 1,300년 전의 교통수단으로 목숨을 걸고 인도까지 여행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뉴델리에서의 첫 날은 술로 망쳤다. 여행 출발 전에 눈병을 앓고 있던 나는 의사의 충고를 무시하고 간밤에 과음을 했다. 그 결과는 늦잠으로 이어졌고 우리 일행은 나 때문에 지체되었다. 더구나 학교 관계자가 우리가 묵은 호텔까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인도에서의 첫 일정으로 방문한 학교는 델리 퍼블릭 스쿨이었다. 인도에서는 퍼블릭 스쿨이 사립학교를 의미한다. 인도 사람들도 우리나라처럼 손님을 정성을 다 해서 맞이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는 것 같다. 학교도서관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전 교직원이 모여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열정을 다해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늦잠으로 아침을 미처 먹지 못했던 나는 카레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우리의 찹쌀떡 같은 인도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30여분 정도 학교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교내 시설을 구경했다.





학교시설들을 둘러보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 간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책걸상과 칠판 그리고 주변 시설들이 오히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70년대초보다 더 뒤떨어져 보였다. 우리 일행은 학교를 관람하는 도중 요가를 가르치는 나이 지긋한 선생님 한 분을 만났는데 실제 그의 나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젊은 56세에 불과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볼 때 일흔 가까이 보였다. 그래도 요가와 수련 때문인지 유연성이 뛰어 났다.



학교 방문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올드델리로 이동했다. 올드델리까지는 뉴델리에서 얼마 소요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곳 ‘모티 마할’이라는 인도식당에서 전통음식인 탄두리치킨을 먹었다. 탄두리치킨은 닭을 화덕에 구워 인도의 전통 향신료를 바른 일종의 화덕구이인데 맛과 향이 독특했으나, 입맛에 잘 맞았다. 치킨과 함께 ‘난’이 나왔는데 역시 화덕에 구운 밀빵으로 이집트나 터키 등에서 흔히 보았던 빵과 같은 종류였다. 우리 일행은 한국에서 가져 간 깻잎과 고추장을 곁들여 먹었다.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점심으로서는 손색이 없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우리 일행은 올드델리 시가지를 잠깐 나와 구경했다. 어느새 사진을 찍고 있는 일행 옆으로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세탁이 제대로 되지 않은 복장에도 아랑곳없이 우리 일행과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사진을 보며 한없이 맑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 잠시 친해진 듯 하더니 몇몇이 돈과 먹을 것을 요구한다. 누군가 볼펜을 준다. 한국에서 가져 온 볼펜을 받아 든 아이는 자기 친구들까지 데려와 또 볼펜을 달라고 했다. 우리 일행의 길벗은 주지 말라고 말린다. 길 가는 모든 사람을 보아도 전부 다 도와주어야 할 사람들처럼 차림이 누추하다. 물론 도와준다는 그 자체가 나무랄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자존심과 명예에 관련지어 생각할 때 신중하게 생각할 일이다.





잠시 후 버스로 인도의 재래시장인 찬드니 초크로 이동했다. 우리는 그 오래된 시장을 경유하여 다음 방문기관인 델리 국립도서관으로 가기 위해서 자전거 릭샤(일종의 인력거)를 탔다. 2명이 한 조로 나뉘어 탔는데 나는 황선생과 함께 탔다. 인도여행에서 느낀 것이지만 인도사람들은 낮선 사람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여자가 종아리를 내놓고 다니면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황혜영 선생을 쳐다보는 인도 남자들의 시선이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녀는 청치마를 입고 샌들을 신었는데 인도 남자들은 여자의 발목에서 성적 매력을 느낀다나, 어쩐다나. 이동하는 내내 인도사람들의 부담스런 시선을 한껏 모았다.



이동하는 도중에 목격한 광경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수도라고는 믿기지 않은 쓰레기













더미와 아무데나 용무를 보는 탓에 역겨운 냄새가 가득했다. 차와 오토릭샤, 자전거 릭샤, 수레 그리고 사람과 짐승들 모두가 한데 어울려 느리게 이동하는 도로. 불안한 마음을 졸이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은 악취와 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오래 전 폭격을 맞은 영화세트장을 보는 듯한 장면들, 모든 교통수단들이 혼잡스럽게 뒤엉켜 느릿느릿 진행되는 교통 흐름. 바로 인도의 특성이 이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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