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록키산과 캘거리에서 사는 이야기
 등산 캐나다
등산 캐나다
(2009년에 올랐던 Mt. Indefatigable 정상에서...)





한국에서는 동네 뒷동산에도 오르는 것이 힘들었고 그나마 시간도 없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7시면 나가서 밤 11시가 되어야 돌아오는 생활,

그렇다고 떼돈을 번것도 아니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까웠던 날들이었다.



그런데다 일요일이면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교회에서 보내야했기에 일년에 온전한

휴일을 가진 것은 손가락으로 꼽았으니시간 나면 먹을 것 쇼핑하기에도 바쁜 날들이라

등산은 커녕 아이들과 여의도로 몇시간 자전거 타러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캐나다로 이민 오면서 다짐한 것 중의 하나는 웬만하면 토요일은 쉬겠다는 것이었고

돈을 적게 벌어도 저녁늦도록 일하며 가족과 멀어지는 삶을 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가끔교회 눈치 보지 않고 주말 여행도 다니겠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곳에서의 삶이 웬만한 결과 이와 같은 나의 소망은 현실이 되어주었다.



때론 토요일 근무가 필요하다고 여길 때도 있었으나 과감하게 포기했고 그 시간을 나는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또는 등산을 하는데 사용하였다. 주말을 쉬게 되니 주중의 근무가 훨씬

활기차고 효율성도 높아졌다. 재충전이 되는 것이다. 환자를 대하는 여건이 최상으로 유지되었다.



처음엔 산을 몰랐다. 경험이 없으니 두려움이 앞섰고 등산은 특별한 재능과 능력과 기호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햇다. 어쩌다 하이킹을갈 때 조차도매우 힘들었고 장비도 시원찮아서 불편했다.

그러나 몇번의 하이킹을 다니며 캐나다 록키산이 지닌 놀라운 경치들에 조금씩 빠져들면서 등산에 대한

호기심과 로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Ha Ling Peak라는 이름의 멋진 산이다. 혼자 록키에 캠핑을 다녀오다가

평소에 고속도로를 지나다니며 보아왔던 그 산이 그날 따라 내 집 뒷동산처럼 매우 친근해보였다.

아무런 지식도 특별한 장비도 없이 무작정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역시 가파른 산 길이 심장을 쪼개는 듯 했고 다리를 천근만근 무겁게 하며 숨이 턱에 까지 차게 했지만

한가지 좋았던 것은 비오듯 쏟아지는 땀이었다. 한국에서는 수시로 땀을 흘려 그게 그렇게 싫었건만

건조하고 추운 캘거리로 이사온 이래 거의 땀을 흘려본 적이 없던 내게 그날 흘린 땀은 마치 사우나 목욕을 하듯

상쾌하고 개운한 맛을 안겨다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진한 땀을 흘리고 난 다음 찾아 온 정상에서의 여태껏 보지 못한 희열..

그 놀라운 파노라마 경치, 하늘과 산이 맞닿아 있는 듯 온몸에 전율에 일으켰던 그 엄청난 자연의 위대한 풍경 앞에

나는 이 세상에서 몸뚱아리로 느껴볼 수 있는 최대의 보람을 경험했던 것이다.



이후 나는 록키의 산을 오르는 즐거움에 빠져 캘거리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다. 여름이면 토요일만 기다리게 되었고

점점 오르는 산의 높이와 난이도가 높아져만 갔다.

그러면서 등산 장비도 하나씩 둘씩 늘어났고 그것을 고르고 사용하는 지식도 함께 생겼다. 산에 대한 경외감, 자연의 위대한

존재감에 대한 한없는 존경이 자리하면서 지상에서의 일상도 조금씩 달라져 갔다. 자연에 순응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너그럽고 넉넉한 마음, 변함없는 삶의 태도를 배워갔다.



캐나다.. 매우 지루하고 외로운 삶이 반복되는 곳이다. 보기에 따라선.그러나 거꾸로 놓고 보면 조용하고 고요하며 평화롭고

영적인 분위기의 삶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록키가 가까운 이곳 캘거리는 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아닐까..



록키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축복의 대상이다. 은혜고 선물이다. 그 곳을 오르고 내리며 그 품에 안기고 바라보고 숨쉴 수 있음은

내 일생 최대의 잘한 선택 중 하나가 아닐까 하며 오늘도 록키를 꿈꾼다.

사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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