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하늘 -김선규 수확 끝난 밭에 쭈구려앉아 배춧잎 줍고 애들 깎아먹일 배추뿌리도 여러 개 캤다 이랑을 밟다 밟힌 당근은 덤으로 뽑고 행길로 나와 우두커니 쳐다 본 마을... 저녁 짓는 연기 한창이구나 이장집 굴뚝에서 솟는 밥 짓는 연기, 그 아래 바우네 연기도 만만치 않다만 내 집 ..
쥐 김선규 사무실에 쥐가 들었다. 우리 사무실은 지은 지 십오년쯤 된 6층짜리 건물 4층에 있다. 그 정도 나이이면 낡은 건물에 속한다. 지하층이 모두 식당이기도 해서 놈들이 그곳 어디든 숨어있을 게 뻔하긴 했다. 그렇더라도 4층까지 기어올라와 휘젓고 다니리란 상상은 못했다. 저 살 ..
공기놀이 -김선규 너의 손바닥은 너무나 어여쁘구나 어여쁜 아이들이 살고 있구나 꼬옥 쥐었다가 풀어 놓는 너의 손바닥의 네 또래 아이들 쏘옥쏘옥 띄어올린 작은 비상이 신기하구나 하나씩 정답게 토옥토옥 오르고는 차례차례 다시 모여 작은 손바닥에 다시 모여 옹기종기 나누는, 집 ..
가족 -김선규 삼십육번지 산업도로변 주유소 담장 끝에서 떠돌이 개들이 살았던 것은 첫눈 오고 다음다음날부터 첫날은 어미 개 하나가 주유소 안으로 들어와 담장 안쪽으로 놓아준 뼈다귀를 먹고 갔고, 이틑날은 자신이 낳아 키운 듯한 세 마리를 더 대동해 왔다 윤기를 모두 잃어버린 ..
당나귀 나무꾼은 날마다 산에서 나무를 져다가 먼 장터에 갖다 팔았다. 어느 날. 늘 지게에 지고 먼거리를 걸어다니자니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장터의 상인에게서 당나귀 한 마리를 사왔다. 그리고는 당나귀를 깨끗이 씻기려고 냇가로 끌고 갔다. 그런데 당..
강병일(1888-1928) 강병일은 고종 25년에 출생한 독립운동가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출생했습니다. 1919년, 만주 길림성 훈춘에 거주하는 동포들에게 애국사상을 고취합니다. 또한 휘하의 의사단과 최경천의 포수단을 통합, 군무부를 조직해 항일투쟁을 전개했습니다. 박정환,채덕승,한경..
아이를 지킨 개 모두들 외출한 집에 개 한마리가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 집에는 커다란 우유통이 있었는데 독사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다가 우유통에 빠지고 말았다. 독사는 허우적거리다가 간신히 빠져나갔지만 그 치명적인 독은 우유 속에 섞이고 말았다. 그 사실은 개만이 알고 있었..
맛있는 음식에 체한다 맛있는 음식은 과식하기 쉬우므로 주의하라는 뜻과, 좋은 일에는 방해가 끼이게 된다는 뜻의 두가지가 있다. 사실 맛있는 음식을 대하고 알맛게 먹는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맛에 끌려 먹다보면 꼭 과식을 하게 마련이다. 과식에서 오는 고통을 겪고나면 다..
늦비 온 뒤 뽑힌 풀이 나무 허리를 잡고 버둥대고 있다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있다 오늘은 그다지 세차지 않아 그렁저렁 이 물 흐름 견딜 것 같으나 뿌리 뽑힌 힘으론 벅찬 일이다 그 곁에 또아리 튼 잘 안 보이는 여울 저러다 큰물 들면 지친 노력은 소용없지 여울은 여울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