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맛집] 섬진강 자전거 도로 주변 오리능이백숙이 맛있었던 <놓아기른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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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2017. 10. 30.


가을은 참 예쁘다~

하루하루가~

코스모스 바람을~

친구라고 부르네~


가을이면 늘 흥얼거리며 다니는

박강수의 <가을은 참 예쁘다> 노래 가사 중 일부!


코스모스가 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을 보고

바람을 친구라고 부른다고 표현한 것이 어찌나 절묘한지...


가을만큼 예쁜 노래이다.



가을이면 너무나 흔히 보는 꽃이라 쉽게 눈길을 주지 않게 되는 코스모스도

어디에 피어 있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섬진강 자전거 도로변에서 만난 코스모스는

꽃이 아니라 길이었다.

가을바람에 맞서 질주하는 자전거를 환호하며 격려하는 군중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며 꽃의 수정을 돕고 있는 벌들도 바쁜 계절...

이렇게 카메라 들고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내가 제일 한가한 듯~



섬진강의 강바람을 오롯이 맞으며 달릴 수 있는 섬진강 자전거 도로.

우연히 그 길 위에 서 보니 그 풍경이 예술이다.

섬진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문진정.

1972년 이전까지 문척면은 섬진강에 가로막혀 육지 속의 섬이었다고 한다.

읍으로 가는 유일한 교통 수단이 이곳 나루터였는데,

1972년 다리가 놓이면서 이곳에 있던 나루터, 주막, 뱃사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주막과 뱃사공이 아직 남아있다면 훨씬 운치 있을텐데....하는 것은 나그네의 욕심!

육지속의 섬에 살았던 사람들의 불편함을 생각한다면

나루터가 사라지고 다리가 놓인 것은 반길 일일 터.



정자에 올라 바라보니,

유유히 흐리는 섬진강과

드넓은 구례평야,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지리산의 풍경이

세 폭의 그림에 나눠 그려져 있는 듯 하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풍경에

들리는 것이라곤 미세한 바람 소리 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오감만 열어놓고 있으니

왜 배가 고픈지...



그래서 달려갔다.

구례맛집으로 소문나 있는 놓아기른 촌닭.

가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둔 터였다.

이 집 메뉴의 특성상 조리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바로 먹을 수 있다.



오늘 우리의 간택을 받는 메뉴는 오리능이백숙!

오리고기도 고기 중에는 최고로 인정 받는데다

버섯 중의 최고로 꼽는 능이까지 들어갔으니,

이 오리백숙은 진정한 보양식이 될 듯.



예전에 왔을 때는 반찬그릇들이 많았는데,

그릇이 모듬접시로 바뀌어 훨씬 깔끔해진 듯.



9첩의 반찬들이 입맛을 돋우는데...



이곳 구례맛집은 깨가 풍년인듯?

반찬마다 통깨가 모두 뿌려져 있다.



굳이 통깨를 아낌없이 쓰시는 이유가 뭔지,

구례맛집의 사장님께 여쭤보니,

먹던 반찬을 절대 재사용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징표라고 하신다.

아~ 다른 사람이 젓가락을 대면 깨가 흐트러질테니

누가 먹던 반찬은 그렇게 표가 나겠구나...

함께 갔던 일행들 모두 격한 수긍의 끄덕임을 보였다.



마침내 오늘의 주인공 오리능이백숙 등장.

전골냄비도 꽤 컸는데,

거기 꽉 차는 걸 보니 양이 상당해 보인다.



인삼에, 능이버섯에, 마늘에~

이런 영양가 있는 음식은 먹고 배가 불러도

건강함으로 채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리 한마리가 통째로 몸을 담그고 있는 모습에

어떻게 먹어야 하나 모두들 대략난감.



이 때 이중 장갑으로 중무장한 주인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오리 해체작업을 해주신다.

장갑을 꼈어도 무지 뜨거울 것 같은데,

주인아주머니는 입을 꾸욱 다무시고 야주지게 뜯어주신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투박한 말투라 다소 거칠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서 인정이 느껴지는 아주머니.



해체 작업 후 가장 먼저 손인 가는 건 역시 튼실한 다리살.



몸에 좋다는 능이도 오리 다리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곳 구례맛집에서 직접 담근 장으로 끓였다는 청국장 맛도 일품.



진한 멸치 육수도 일품인데다 청국장에 들어있는 콩이 달큰하고 담백해

청국장과 입을 오가는 숟가락이 매우 분주해진다.



청국장을 시키면 함께 나오는 고등어도 은근 밥도둑.

고등어구이에도 깨가 듬뿍. ㅎㅎㅎ



음식들마다 재료 본연의 맛들이 살아 있는 걸 보니

왜 이 집이 구례맛집으로 유명세를 얻었는지 알겠다.



맛있는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주(酒)님~

짠~ 하고 잔을 부딪히는 순간,

뒷통수가 따가워 돌아봤더니...



촌닭주인아주머니가

"지켜보고 있음~" 하는 것 같아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나는 술을 입에도 못대고 술잔을 내려놓아야 했다는...ㅋ



백숙의 마무리는 역시 죽!

그런데 이곳 구례맛집에서는 죽을 조금 특별하게 주는데,

백숙에 함께 넣어주는 게 아니라

보에 따로 싸서 끓여 따로 내어주신다.



보에서 후룩 나온 죽에는

녹두, 은행, 대추 등이 듬뿍 들어 있다.

그런데, 이건  죽이라기 보다는 떡에 가까웠는데...



이곳 구례맛집의 죽은 백숙에 넣어먹는 것이 아니라

백숙의 국물을 섞어서 죽을 만들어 먹는 방식이다.


오리백숙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청국장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는데,

결국 마지막에 먹은 야채죽이 제일 맛있었다.


가을은 참 예쁜데,

그 예쁨에 반해 식욕이 마구 샘솟으니,

나에게 가을은 참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