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 맛집 / 어느 미식가의 단골집 <정편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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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6.

내 주변에는 전국의 맛집을 꿰고 있는 대단한 미식가가 있다.

먹거리계의 얼리 어답터 (Early adopter)라고 할 만한...

바로 우리 오빠다!

조카 생일을 앞두고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연락을 해 온 오빠.

전농동 맛집을 발견했다는 낭보를 전해왔다.

 

 

전농동 맛집이라며 오빠가 데려간 집.

가게 앞에 서니 대략 난감하다.

가게 이름이 애매한데... 편백? 샵편백? 뭐라고 읽어야 하지?

그때 눈에 들어온 입간판들!

헉! 이 집의 이름은 그냥 편백도 샵편백도 아닌 정편백이었다. ㅋㅋ

아하~ 샵 모양의 기호라고 생각했던 저것은 샵이 아닌 우물 정(井)이었구나! ㅎㅎ

 

 

정편백의 주메뉴는 두 가지!

우삼겹 편백찜과 목심 편백찜!

 

 

오빠가 예약을 해놓은 덕에 우리가 먹을 편백찜이  예약시간에 맞춰 테이블 위에서 조리되고 있었다.

2단으로 쌓여있는 편백찜통 속이 여간 궁금해지는 게 아니다.

 

 

편백찜과 함께 먹을 반찬은 무생채무침, 김치, 오이피클 3종 세트!

편백찜에 곁들일 생고추냉이, 청양고추, 쌈장 3종 세트!

 

 

편백찜을 찍어먹을 소스도 3종 세트!

그렇게 모든 것이 삼박자에 맞춰 갖춰져 있는 가운데,

마침내 편백찜 위에 올려져 있는 타이머가 조리가 다 되었음을 알린다.

 

 

뚜껑을 열었더니 편백나무틀 안에 우삼겹이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과 빛깔을 발산하며 깔려 있다.

 

 

한 층에는 야채 찜이 가지런히 담겨 있고...

 

 

고기를 숙주와 각종 채소를 곁들여 한 입 먹어봤더니,

구워 먹는 것보다 확실히 육즙이 진하게 느껴진다.

 

 

각종 부재료들과 반찬을 곁들여 쌈도 크게 한 입 앙~

맛있네 맛있어~

 

 

잠시 후 종업원이 우리 테이블에 한우 육회 비빔밥을 내려놓는다.

어? 저희 거 아니에요~ 했더니 급 당황하며 주방으로 달려간 종업원!

잠시 후 사장님이 나오셔서 친절히 웃으며 "서비스입니다~" 하신다.

한 번 와보고 이 집의 단골이 된 우리 오빠.

식당에 들어서면서 사장님과 눈이 마주치고는 "오늘은 경기도에 사는 저희 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 하니

사장님이 "아이고~ 멀리서 오셨네요." 하셨다.

그래서 내가 "오늘이 조카 생일 이어서요~" 했더니

사장님이 "아이고~ 그러시군요!" 하셨는데

이런저런 상황으로 미루어보건대, "단골손님"이 "아들의 생일"에 "귀한 손님(?)"을 모셔와서

센스 있는 사장님이 서비스를 내어놓으신 듯!

그런데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이 한우 육회비빔밥도 대단히 맛있었다.

 

 

3주 연속 주말마다 외식을 이 집에서 하고 있다는 울 오빠.

이 집의 부메뉴들도 다 섭렵했는데 다 괜찮다고 뭐든 골라보라고 한다.

가장 흔한 메뉴지만 누가 조리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라면으로 선택!

조카는 멸치 칼국수로 주문!

 

 

전농동 맛집의 라면은 비주얼부터 달랐다.

받아 든 순간, 이게 라면이야? 라는 말이 제일 먼저 튀어나왔으니...

 

 

면도 쫄깃하고 고기가 들어가 국물도 진하고~

여느 라면과는 다른 정편백 라면만의 특징이 있다.

미식가님이 맛집으로 인정한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싶다.

 

 

멸치칼국수도 멸치국물이 어찌나 진하고 시원하던지...

굳이 편백찜을 먹지 않더라도 가볍게 라면, 칼국수, 규동, 한우육회비빔밥만 먹고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모가 음식 맛에 빠져 조카 생일 축하하는 것도 잊었네~

사랑하는 조카! 생일 많이 많이 축하해~~!!!

 

 

그러고 보니 서비스로 주신 콜라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불안하실 텐데도 이렇게 정편백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객님 덕분에 힘이 많이 나는 요즘입니다. 약소하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드립니다. 내 가족이 먹을 음식으로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시고 건강 유의하세요."

글을 읽고 찡한 마음이 드는 건 나뿐일까?

이 글을 읽으면서 이 집 사장님의 가족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음식 만드는 이는 정성을 담고,  먹는 이가 그것을 느낀다면 최상 아닐까?

모처럼 음식점에서 가슴 깊이 전해지는 "감동"이라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