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 맛집] 등산 후 촌닭 능이백숙으로 몸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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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2020. 9. 16.

지리산 노고단...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왔던 설레는 그 이름.

지금껏 미답지로 남겨왔던 지리산 노고단에 오른 날,

하산 후 먹은 능이백숙이 더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으니 이를 어쩌나....

 

 

 

성삼재까지 차가 올라가기 때문에 지리산 노고단 가는 길은 그리 험난하지 않았다.

성삼재부터 노고단 고개까지의 거리는 불과 2.6km.

아마추어 등산객에게도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간혹 빠른 길로 질러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길을 선택해야 했지만

대체로 완만한 경사길이었던 터라 유유자적 걷기 좋았다.

 

 

 

노고단에 처음 오른 나를 반긴 건 비와 안개!

노고단에 다가갈수록 더 짙은 안개와 세찬 비바람이 몰려와 앞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다.

 

 

 

마침내 노고단 정상에 올라 인증샷!

비바람이 때문에 제대로 눈을 뜨기도 힘들었지만 노고단에 올랐다는 기쁨으로 마음은 벅차올랐다.

 

자~ 이제 몸보신하러 가즈아~~!

성삼재로 컴백 후 차를 타고 우리는 노고단 인근 맛집으로 향했는데...

 

 

 

지리산도 날씨는 정말 변덕스럽기도 하지....

안개가 자욱하고 비바람 몰아치던 산 정상과는 달리 산 아래는 햇볕이 쨍하다.

 

 

 

우리가 몸보신하러 간 곳은 구례 산동마을에 위치한 <산들좋은 촌닭>이라는 음식점!

2년 전이었나? 산수유 꽃이 활짝 핀 봄날, 산수유 축제에 갔다가 알게 되어

그 후론 지리산 근처로 여행 갈 때마다 들르는 단골집이다.

 

 

 

 

산동마을 식당가에서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분위기도 좋고

산수유마을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 전망도 굿~!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갔더니,

50~60명은 너끈히 앉을 수 있는 좌석들이 대체로 한산했다.

 

 

 

백숙은 조리의 특성상 미리 예약해야 하는 터라 노고단을 내려오면서 전화로 주문을 해놨더니

테이블에 반찬들이 세팅되어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팠던 탓에 저마다 젓가락 들고 반찬 공략!

나물이나 장아찌들이 너무 맛있어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반찬 그릇이 대부분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

 

 

 

이런 산골에 오면 이런 장아찌류의 반찬이 왜 이리 맛있는 건지...

 

 

 

잠시 후 우리가 주문한 능이백숙이 나왔는데

이 집의 능이백숙을 처음 본 친구들은 세 가지 포인트에서 놀랐다.

첫째, 엄청난 닭의 크기!

이곳 지리산 노고단 맛집은 촌닭을 쓰기에 닭다리가 냄비 밖으로 나올 정도로 닭의 크기가 크다.

 

 

 

둘째, 진한 국물 색깔!

약재 때문인지 능이버섯 때문인지 국물 색이 엄청 진하다.

그 자체로 한약 느낌!

국물 맛을 보고는 다들 "캬~" 하는 탄성을 내지른다.

 

 

 

셋째, 엄청난 양의 능이버섯.

최고의 항암식품이자 면역력 강화에 효능이 있다는 능이버섯.

버섯을 그 가치가 높은 순으로 줄 세우면

1 능이... 2 표고... 3 송이...라는 말이 있다.

그 귀한 능이버섯이 듬뿍 들어간 명실상부한 능이백숙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얼른 맛은 보고 싶으나 저 큰 닭을 어찌해야 하나 난감해하고 있을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사장님이 닭 해체쇼(?)를 해주신다.

 

 

 

엄청 뜨거울 텐데 닭고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뜯어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은 볼 때마다 신기.

그래서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먹기 좋게 분해했으니 그럼 지금부터 촌닭 능이백숙을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닭다리 하나도 이건 웬만한 영계 크기다.

그나저나 이렇게 좋은 음식을 앞에 두고 술이 빠지면 서운하지~

술을 주문했더니 다른 테이블에서 닭 해체쇼를 하고 계시던 사장님이

미안하지만 냉장고에서 직접 꺼내 가 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냉장고를 열었더니~ 와우!!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술이 나란히 서서 간택을 기다리는데 그 모습과 빛깔이 너무 아름답잖아.

지리산 산수유 술.

지리산 산수유 막걸리.

남원 춘향골 쌀막걸리.

한참을 고심하다가 핑크 빛깔 병에 매혹되어 산수유 막걸리로 선택!

 

 

 

병만 핑크빛인 줄 알았다며 친구들은 술 색깔도 핑크빛인 것에 또 놀람.

 

 

 

"몸에 좋은 능이백숙 먹고 코로나 잘 이겨내고 다음에는 또 오자!! 건배~~~"

짠~ 잔이 부딪힌 후 막걸리 맛을 본 친구들의 이구동성 외침!

"어머, 산수유 막걸리가 색깔만 예쁜 게 아니라 맛도 좋네~"

 

 

 

자연에서 뛰어노는 촌닭으로 요리한 것이어서인지 닭고기의 육질이 여간 쫄깃한 게 아니다.

 

 

 

신선한 닭을 사용한 백숙에서만 볼 수 있다는 닭 내장을 보고는

순대를 먹을 때도 간을 제일 좋아한다는 친구가 "심봤다~"를 외치듯 말한다.

 "이건 내가 먹을게~"

 

 

 

"어머~ 백숙에서 닭발 골라먹기는 처음이네~" 하며 또 다른 친구는 닭발 인터셉트.

그렇게 백숙을 야무지게 다 먹어갈 무렵 다시 사장님이 나타나셨다...

 

 

 

사장님은 검은색 주머니가 담긴 그릇을 들고 오셨는데

이게 지리산 노고단 맛집의 능이백숙의 화룡점정! 녹두죽이다.

죽을 검은색 포에 따로 싸서 백숙과 함께 끓인 후, 이렇게 따로 내어주는 것이다.

 

 

 

백숙 집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또 한 번 놀라워하는 친구들.

 

 

 

천 안에서는 아주 찰진 질감으로 있던 녹두죽이 능이백숙 국물과 만나자 약죽 같은 느낌으로 변했다.

 

 

 

대추, 은행, 녹두가 들어 있었는데,  먹어보면 그 맛이 기가 막힌다~

 

 

 

갑자기 조용해진 친구들,

분주히 자기 그릇에 죽을 리필 해가며 먹기 바쁘다.

 

 

 

백숙을 먹을 때는 관심을 받지 못했던 김치가 죽을 만나니 비로소 빛을 발한다.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며 방전되었던 에너지가

구례 산동마을 능이백숙과 맛있는 녹두죽으로 완전히 충전되었다.

 

 

 

구례 산수유마을에서 하동으로 넘어가는 길에 만난 구만저수지!

 

 

 

구례에 이렇게 넓고 경치 좋은 저수지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날씨가 갑자기 화창해져 파란 하늘 아래에서 더욱 시린 빛깔을 발하는 호수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내년 봄 산수유 축제가 열리면 그때 다시 와서 산수유 시목지도 들르고, 다리 건너 치즈랜드도 가봐야겠다.

능이백숙을 감동받았던 그곳 산수유마을 맛집에서 그때는 생닭 숯불구이를 먹어봐야지~

 

 

 

그전에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구례구간을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때는 원기보충을 위해 오리백숙을 먹어야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