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가 품고 있는 놀라운 상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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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he하고 싶은 이야기

2020. 10. 6.

학창 시절 수학여행!

경주에 가서 둘러봤던 불국사, 첨성대, 석굴암 등은 사실 그리 큰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첨성대 편 서두는 첨성대에 대해 이렇게 시작한다.

 

기대를 안고 처음 경주를 가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은 고사하고 실망만 안겨주는 대표적 유물이 첨성대이다. 교과서에서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배운 첨성대가 겨우 10m도 안 되는 초라한 규모라는 사실에 망연자실해질 따름이다. 저것도 천문대라고 해서 기어올라갔단 말인가? 거기에 올라가면 하늘이 가깝게 보이더란 말인가? 그럴 바에야 산 위에 올라가서 보거나 옆동네에 있는 반월성 언덕에라도 세울 일이지. 신라사람들의 생각이 너무도 가난하고 용렬스럽게만 생각된다.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에서-

 

그런데 이후 전문가의 글을 인용해 첨성대의 상징성에 대해 설명해놓은 부분은 정말 놀랍다.

 

 

 

몸체는 모두 27단으로 되었는데, 맨 위에 마감한 정자석(井字石)과 합치면 28, 기본 별자리 28수를 상징한다. 

여기에 기단석을 합치면 29. 한 달의 길이를 상징한다. 

몸체 남쪽 중앙에는 네모난 창이 있는데 그 위로 12단, 아래로 12단이니 이는 1년 12달과 24절기를 상징하며, 

여기에 사용된 돌의 숫자는 어디까지 세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362개 즉 1년의 달수가 된다. 

-박성래 <한국사 특강> 중에서-

 

 

 

기단석은 동서남북 4방위에 맞추고, 맨 위 정자석은 그 중앙을 갈라 8방위에 맞추었으며 창문은 정남이다.

정남으로 향한 창은 춘분과 추분, 태양이 남중할 때 광선이 첨성대 밑바닥까지 완전히 비치게 되어 있고,

하지와 동지에는 아랫부분에서 완전히 광선이 사라지므로 춘하추동의 본점과 지점 측정의 역할을 한다.

-전상운 <한국과학기술사> 중에서-

 

 

 

<나의 문화유산기> 첨성대 편의 후반부에서는 첨성대의 절묘한 구조와 상징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해바라기가 만발했던 어느 날, 경주를 찾아가 학창 시절 이후 처음으로 첨성대 답사를 했는데...

모를 때는 소박하게 보였던 첨성대가 알고 보니 매우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보였다.

단도 세어보고, 돌의 수도 세어보고, 정자석의 방향도 살펴보고...

그랬더니 첨성대 앞에서만 몇 시간을 있어도 하나도 지겹지가 않았고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깊은 지식과 새로운 시각을 장착하여 다시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