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

추로지향 2020. 9. 20. 03:29

삶에 무엇을 담고 살까?

 

지금 떠나신 老師님 앞에서 처음 배운 글이

초발심자경문이다. 산문에 오면 제일 먼저 배우는 책이다.

이 글 속에 내 삶에 잊히지 않는 말씀이 있다.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이 된다.”

 

물이 무슨 문제가 있는가?

물을 마시는 대상에 따라서 독이 되고

우유가 된다는 것이다.

 

세상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내용에 따라서

세상을 달리 보이는 법이다.

 

어느 시인이 인간만이 희망이라고 했지만

나는 인간만이 문제라고 하겠다.

 

태종의 何如歌(하여가)를 읽어보면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얼켜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와 같이 얼켜져 백년까지 누리리

 

포은 정몽주 선생은 丹心歌(단심가) 대답하신다.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 해야 가실 줄 있으랴

 

태종 상황론 이라면 포은은 원칙론이다.

그들의 앞에 놓은 삶을 어떤 분은 원칙론을 또

한 분은 상황론으로 대립되었던 것이다.

 

오늘의 시대를 사는 우리 삶은 과연 원칙론으로 살까?

아니면 상황도 원칙도 아닌 소유론으로 살까?

지금 미국이라는 나라는 무엇을 가지고 살까?

 

어느 분이 말하길 이 시대는 혼돈의 시대라고 했다.

아무리 이 시대가 혼돈의 시대라는 하여도 이 시대가

우리의 몫임이 틀림없다면 우리는 어떤 내용으로

살아야 할까를 물어야 한다.

 

세상사 마음에 달려 있다면 그 마음이 깊어지면

세상도 깊어진 것이다.

마음이 작으면 쓰임도 작아 질 것이다.

 

금강경에 다음과 같이 偈頌(쉴 게, 기릴 송)이 있다.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구하면

이것은 그릇된 길이니 결코 여래를 보지 못한다.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이다.

만약 모두 형상을 형상 아닐 것으로 본다면

곧 여래를 본다.

 

이와 같은 마음을 담고 이 세상을 보면 어떨까?

: 해월 스님

 

如來(여래) : 부처의 여러 칭호 가운데 하나이자

역사상 석가모니가 자신을 가리킬 때

가장 자주 사용한 칭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