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문화자원

추로지향 2020. 8. 18. 04:27

그릇이 커야지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두부를 자르는 듯한 거절

이에 에라 이 애숭이 같은 놈이라면서 불 같은 화를

낼 법도 했으나 그렇다면 다음에 또 찾아 오지라며

순순히 돌아 섰다. 제갈공명과 유비 사이에 있었던 일

 

유비는 신야에서 공명이 있던 융중으로 200리 길을 멀다

않고 두 번이나 찾아 갔는데도 두 번이나 퇴짜를 맞았다.

 

그 무렵 유비는 47세의 뛰어난 영웅이었고 공명은 27세의

풋내기 서생이었다. 유비는 그런 공명을 세 번째로 찾아갔다.

 

그때서야 공명은 유비의 지극한 정성을 알아보고는 그를

만나 주었다, 이것이 유명한 三顧之禮(삼고지례)이다.

(석삼,돌아볼고,갈지,예도례()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다.

 

유비는 왜 그랬던가? 천하를 얻으려는 목적을 위해 역설적

이지만 마음을 비웠던 게다. 짚신을 삼아 팔았던 유비에게

엘리트 정신 같은 거야 없었겠지만 이제 영웅이 되었으니

자존심이야 왜 없었겠는가? 그런데도 고개를 숙였더니

모든 사람이 따랐다. 큰 그릇이었다.

정책공신 옛날 중국에서는 킹 메이커를 그렇게 불렀다.

 

공명도 겸손하고 도량이 넓은 유비의 그런 인간성에 반해

분골쇄신 보좌하여 유비를 황제로 만들어 주었다.

 

내가 백정놈의 가랑이 밑을 기어 나간다 상대방의 얼굴을

물끄러미 보고 있던 한신은 좋다 그렇게 하지라며 엎드려

상대의 가랑이 밑을 기었다.

 

그런 한신은 또 어떤 사람인가? 유방과 항우가 천하를 놓고

한판 겨룰 때 유방을 도와 한 제국의 황제로 만들어 주었던

장본인이다. 그러니 유방한테는 정책공신 이었다.

그런 그도 뜻을 이루기 전 젊었을 때는 고향 희음에서

별 볼일 없던 건달이었다.

 

고향마을의 백정 하나가 그런 한신을 우습게 보고는

시비를 걸어왔다. “이봐 한신 칼을 차고만 다닐게 아니라

그 걸로 나를 한번 찔러봐그런 베짱이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기어 지나가야 돼 라며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섰다.

 

한신은 순간 이 놈을 그저 단 칼에 조져라며 불끈했지만

앞으로의 큰일을 생각해 참았던 게다.

 

마음에 좀 거슬린다고 그때마다 불본 메뚜기처럼 팔닥팔닥

뛰어서는 큰일을 할 수가 없다.

 

모든 강물은 말없이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관용이 있어야한다.

그 사람의 무게(도량)가 얼마나 나가는가를 달아보는

저울이니 큰그릇 즉 큰사람을 뜻한다.

: 박철규의 세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