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房

메주 2019. 4. 1. 09:08

 

햇봄 예찬 / 박얼서 

  

번민을 돌아 백팔 번을 돌아 

황금 부처 법당에 드는 순간 

선계(仙界)에 닿을지라도 

내세(來世)라 할지라도 

난 말이지, 현세가 좋아 

이 세상이 더 좋아 

하이얀 저 목련꽃처럼 

앞섬이 내려다 뵈는 바닷가 

양지녘 언덕에 서서 

그리움만 더 키운 채로 

그 며칠 잠깐 머물다 

떠나가야 할지라도 

바람난 꽃향기 속치마 자락 같은 

오늘 이 햇봄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