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중국인 할머니」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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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bridge) 공포증’에 시달리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늘 손수 운전하여 멀쩡하게 지나다니던 교량 앞에서, 이제 그는 차를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틀 림없이, 다리가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서요. 그 불안이 얼마나 허황되고 근거 없는 것인지 스스로가 가장 잘 알지만 때론 그 근거 없음이 우리를 더욱 당혹스럽고 막막하게 하지요. 한순간 어이없이 삶 전체가 무너져 내릴 거라는 집요한 공포가 그의 삶을
송두리째 집어삼키기 직전입니다. 처음 보는 여자가 옆자리에 올라탄 것이에요. 여자는 다리 건너까지만 태워다 달라고 부탁합니다. 모르는 이가 부르는 평온한 노래 소리를 들으며 그는 얼떨결에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그리고 다리를 건넜는데도 세상이 그대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가만가만 노래를 불러주고 사라져버린 그 여자는 누구였을까요?
무엇이었을까요? 삶을 견디기가 조금은 낫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옆에 있어주는, 함께 견뎌주는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편지 한통에는 모두 세 명의 사람이 얽혀있는
것이군요. 지금에야 그 사실을 깨닫고 무릎을 칩니다.
작가의 문장과 독자의 문장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충실한 매개체가 되겠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문학집배원 정이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