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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의 당부(當付) - 어떤 말로 저토록 절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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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여행/문화후기

2013. 7. 31.

 

 

 

 

 

 

이승환의 당부(當付)

- 어떤 말로 저토록 절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한 소녀가 혼례를 준비하고 있다. 소녀의 방 툇마루에는 혼례날 신을 붉은 꽃신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소년 하나가 애절한 눈빛으로 그것을 바라본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소년과 소녀는 사랑하는 사이지만 소녀는 원치 않는 혼인을 하고 소년은 소녀를 잡지 못한다는 것을. 소녀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담담하게 혼례를 준비하고 소년을 풀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지만 방법이 없다. 혼례날 소녀는 한껏 성장하고 화려한 가마를 타고 집을 나선다. 달려온 소년에게는 행복한 척 미소를 지어보이는 소녀, 소년은 섭섭하고 서글픈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어둠이 내리고 소녀는 신방에서 홀로 신랑을 기다리고 연인의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비가 내린다. 담 너머로 소녀가 갇힌 방을 바라보던 소년은 커다란 연잎으로 꽃신을 덮어 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녀는 인기척에 소년이 자신을 데리러 온 것이 아닐까 하고 실날 같은 희망을 품었다가 눈물을 떨군다.

 

 

 

 

  당부 뮤직비디오 보기

 

 

 

  이승환의 6집(The War In Life, 1999년)에 수록된 당부(當付)의 뮤직비디오의 줄거리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어린 연인의 슬픔을 절제된 음악과 영상으로 잘 표현했다.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 앳되고 아름다운 배우들…. 영상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사랑의 비극을 그려냈지만 "To Heaven" 류의 과잉 없이 차분하고 가라앉은 영상이 더욱 인상깊었다. 한국풍과 중국풍, 시대와 국적이 짬뽕처럼 섞여있는 것이 흠이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정말 잘 만든, 아니 요즘 것보다 훨씬 난 영상미를 자랑하는 뮤직비디오다.

 

 

 

 

 

 

 

비를 가려주는 연잎처럼 소녀를 지켜주고 싶었던

소년의 절절한 마음이 잘 드러난 명장면이다

 

 

 

 

  무엇보다 소년이 소녀의 꽃신을 연잎으로 덮어주는 그 장면은 숨이 멎는 듯 했다. 가난하고 힘이 없어 사랑하는 연인을 보내야하는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어떤 말로 저 마음을 나타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