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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반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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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뒷면/원장님의교육이야기

2019. 7. 15.







고등학생이 반갑지 않은 이유

    


 


   사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다보니 참 다양한 학생을 만나 수업을 한다. 가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성인을 가르칠 때도 있지만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 중 가장 반갑지 않은 학생을 고르라면 단연, ‘고등학생이다. 학생 하나하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과외 선생이 왜 고등학생이 반갑지 않을까. 게다가 고등학생은 수업료도 가장 비싼데. 아마 내가 국영수를 가르쳤다면 고등학생을 가장 반가워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기타 과목인 역사화 사회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국영수는 성적이 좋건 나쁘건 학원에 가든 과외를 받든지 하지만, 탐구 과목은 다르다. 그나마, 과학은 나름 신경 쓰는 편이라 과학 전문 학원도 꽤 많지만, 사회탐구는 가장 홀대받는 과목이다. 그래서, 역사나 사회를 배우겠다고 학원이나 과외를 찾는 학생은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다. 말하자면, 성적에 문제가 생겨야 학원이나 과외를 찾는다. 실제로 사회 계열 과목을 배우겠다고 사교육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 대부분 중상위권 미만의 하위권 학생이 많다.


   중상위권 학생은 별 문제가 없다. 이런 학생들은 조금만 도움을 주고 본인이 노력하면 성적도 오르고 문제점도 해결된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들은 워낙 기초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정말 무엇을 어디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 심한 경우는 초등 수준의 사회 기초조차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구단을 모르면 중고등학교 수학 문제를 풀 수 없듯이 사회도 기초가 없으면 수업 진행이 불가능하다.



  중학생이라면 내신을 무시하고 고등학교를 대비해서 기초부터 공부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렇게 공부해서 고등학교 진학 후 성적이 상위권으로 오른 학생도 꽤 있다. 그렇지만, 내신 성적이 입시와 직결되는 고등학생은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학생이 이해하지 못해도 진도를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진도를 나가면서 초 중등 수준의 용어나 기초 지식을 설명하면서 수업한다. 당연히 수업 진행은 느리고 공부할 양은 많을 수 밖에 없다. 많은 학생이 이것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기도 한다.

 





   또, 성적이 올라도 내신의 의미가 있을 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사회 계열 과목은 노력 여하에 따라 내신을 2~3등급 정도 올릴 수 있는 과목이다. 1점으로 등급이 결정되는 내신에서 2~3등급은 어마어마한 향상이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에게는 이 정도 상승이 큰 의미가 없다.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 내신이 1등급만 올라도 엄청난 효과이다. 3등급에서 1등급이나 2등급이 되면 전체 성적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준다. 그러나, 9등급이 2~3등급 올라봤자 6~7등급이다. 성적은 오르고 실력은 향상되었지만 별 의미가 없다. 이것이 하위권 학생을 가르칠 때의 큰 딜레마이다. 실력도 좋아지고 성적도 올랐는데 입시에 도움이 될 만큼 의미 있는 향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중등 교육의 마지막 과정인 고등학생은 더욱 그러하다.

 

   고등학생이 반갑지 않은 큰 이유 중 하나는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바란다. 이런 경향은 초등부터 성인까지 다 마찬가지이지만 고등학생인 경우 가장 심하다. 고등 과정은 사회탐구 과목도 많고 학습량도 많아서 시간이 부족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국영수도 소홀히 할 수 없고 많은 선택과목도 공부해야 하는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고 해서 번개불에 콩 볶아먹듯 할 수는 없다. 성적이 좋은 경우는 짧은 시간에 꽤 성적이 오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불가능하다. 기초가 없는 학생이 어떻게 단기간에 성적이 확 오를 수 있겠는가.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바래서일까? 무리한 요구도 많다. 2~3회로 마무리하는 시험 특강을 신청하면서 내신을 몇 등급 올려야 한다고 하거나, 1과목 수업할 시간에 두세 과목을 한꺼번에 해달하고 하기도 한다.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할 때는 내가 거절하기도 한다. 그래서 고등학생은 상담이 수업으로 이어지는 수가 초 중학생에 비해 적다.

 

   매일 상담을 하고 수업을 하지만, 고등학생 상담이 들어오면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고 대한다. 상담이 수업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이제는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