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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진학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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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뒷면/원장님의교육이야기

2019. 10. 23.









자사고 진학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

 

    


 

   지난 7월 자사고 재지정 평가로 전국이 들썩였다. 교육청은 10여개 자사고의 지정을 취소하였고, 대부분의 학교는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하였다. 교육계는 이 사태 때문에 지금도 곳곳에서 내홍을 겪고 있다. 그러나, 내가 주목한 것은 스스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자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는 시사점은 매우 크다.







         

79일 박건호 서울시 교육청 정책국장이 서울의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과 결과를 발표하였다.(사진 출처 : 머니투데이)



  자사고는 2000년대 초에 처음 생겼다. 설립 요건 뿐만 아니라 재단에서는 적지 않은 법인전입금을 출원해야 하는 등 운영 규정도 까다로웠다. 게다가 등록금도 비쌌다. 그래서 학교도 많지 않았고 일반인은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정부는 재단의 법인전입금 출원 비율을 낮추고 설립 및 운영 규정을 대폭 완화하였다. 많은 사립 고등학교가 자사고로 전환하였다. 전국에 50개가 넘는 자사고가 생겼으며(현재 전국 42개교), 특히 서울에는 20개가 넘는 자사고가 생겼다.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자사고로 많은 학생이 몰렸다. 자사고 출신이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사고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하늘높은 줄 모르는 자사고의 인기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고 민주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사고의 요건과 규율을 엄격히 한 것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학령 인구 감소와 자사고의 수가 너무 많은 것이다.

   1980년대만 해도 한국은 학생이 넘쳐났다. 학급당 60~70명은 예사였다. 당연히 학교가 부족하였고 학교 설립도 활발하였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출산율은 크게 떨어졌고 한자녀 가정도 많아졌으며, 지금은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학교가 남아돌아 폐교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자사고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는 자사고도 피해가지 않았다. 자사고는 학생 선발과 교육의 자율성이 높지만 설립 및 운영 여건이 까다롭고 일반고에 비해 지켜야할 규정도 많다. 재정이 튼튼하지 않으면 운영이 어렵다. 지원하는 학생이 많아야 유지될 수 있는 구조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명박 정권의 자격 요건 완화 이후 많은 사립고가 자사로 전환하여 우후죽순으로 자사고가 생겨났다. 이 과정에서 역량이 부족한데도 자사고로 전환한 학교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이 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리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교가 생겼고 이런 학교는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정원 미달이 된 학교는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조달할 수 없고 자연스럽게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 비싼 등록금을 내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돈 값을 못하는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정원 미달과 교육의 질 저하가 심화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결국 이런 학교들은 견디지 못하고 일반고 전환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자사고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80년대처럼 학령 인구가 많아야 가능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정원 미달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자사고 지원을 염두에 둔 학생과 학부모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원하려는 학교의 지원 경쟁률을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부의 재지정 평가도 알아두어야 한다. 자사고에 입학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큰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한다. 그런데, 다니던 중에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실제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 소송이 일어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더 큰 폭탄이 떨어졌다. 정부에서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일괄하여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각계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며 교육 현장의 혼란도 엄청날 것이다. 자사고 진학을 준비하던 중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과연 성사될지는 미지수이다. 그저 신중하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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