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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이코노미] '다문화' 용어 속의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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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이야기

2011. 8. 31.

[데스크칼럼] '다문화' 용어 속의 차별
기사입력 2011-08-30 11:40:33



요즘 다문화가정, 다문화사회… 다문화라는 말을 참으로 쉽게 쓴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를 설명한 용어로 들리지 않는다. 본질적으로는 혈통 따지는 비열한 말에 불과하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단연코 차별을 전제로 한 것이다.

'튀기'니 '짬뽕'이니 하며 조롱하던 말의 변종이 '다문화'다. 지금 우리는 100만명(결혼이주 21만명ㆍ노동자 70만명)의 외국인들과 섞여 살고 있다. 즉 다문화는 이들과 우리 한족(韓族)의 구분을 칭하는 말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우리는 그동안 단일문화의 단일민족이었단 말이 된다. 정말 그런가?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은 사실 허구다.

스키타이에서 동방으로 이주한 쥬신계열의 예맥족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 고조선, 고구려, 발해가 다민족국가였으며 고려 또한 이민족의 귀화정책을 통해 성장한 국가다. 쌍기와 화산 이씨, 덕수 장씨 등 수많은 귀화인들이 그를 증명한다. 조선조도 여진 등 이민족을 편입, 동화시킨 전례가 수두룩하다.

따라서 여러 민족의 혈통이 모여 지금에 이르렀다. 성씨 분포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275개 중 130여개가 귀화 성씨다. 그 중에서 여진계, 위구르계, 회화계, 일본계, 베트남계 등 오리엔탈계는 다 포함돼 있다. 유전 형질상으로도 60% 북방계열과 40%의 남방계열이 혼재돼 있으며 첨단적인 유전자 검사로도 정체불명의 DNA가 18.5%나 된다.

헌데 우리는 단일민족으로 여기며 '한 핏줄' 인식이 수천년을 지배해 왔다. 엄격히 말해 단일민족이 아니라 '단일성 민족'이다. 우리는 타 민족과 수천년 동안 교배해왔다. 그런 가운데서도 강렬한 융해가 이뤄진 비밀은 '우리'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있다.

융성한 민족에 내재된 비밀도 타 민족과의 교배에 있었던 사실은 수많은 역사가 증명한다. 이민족을 포용하고 이들과의 다양성을 이룬 로마의 역사가 그렇다. 몽고의 성공적인 세계경영전략 또한 미개척지역을 향한 블루오션 전략 때문이 아니다. 그건 피정복지에서 동원한 고급 인력, 즉 교배 덕분이다. 포용과 우대로 만든 결과다. 로마와 몽고의 발전 이면에 도사린 비밀은 오늘날 세계 국가 '미국'에도 적용된다.

이민정책을 통해 세계의 두뇌들을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만약 어떤 이유로 미국이 몰락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이민법을 강화하고, 이민자들을 박해하면서 이뤄질 것이 자명하다. 앞으로 수십세대가 지나기 전에 인간 게놈지도상의 우리 유전인자는 지구촌의 피가 다 혼재된 '세계족(族)'으로 변모할 것이다. 수십세대 후 이런 세계족이 분열과 갈등으로 나아갈지는 알 수 없다.

다문화가정의 탄생은 지난 90년대 초 급격한 도시화로 결혼하지 못한 농촌총각이 중국 연변, 베트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저개발국가의 처녀들을 맞이한 데서 비롯된다. 여기에 일자리를 찾아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들도 포함한다. 이들은 여기서 다문화라는 이름의 또 다른 족속으로 산다. 그들의 자녀가 한글을 배우고, 같은 말을 쓰며, 교육받고, 세금 내고, 군대 가지만 그들은 영영 '다문화족'의 굴레를 천형처럼 달고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둥지를 틀고 생활하다보니 문화적 충돌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생긴다. 사실 들여다보면 문화적 충돌이란 게 언어장벽, 생활의 불편, 직업 차별, 임금과 노동시간 차등 등으로 이해된다. 사회체제 흡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문화라고 굳이 호들갑을 떠는 것이 차별을 더 부풀릴 수 있다. 다문화라는 용어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꼭 그들과 다르다고 다문화가정 어쩌구 떠벌리는 것 자체가 역차별일 수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다문화라는 말 속에 숨은 차별의식은 없는지 돌아볼 시간이다. 당장 버리면 더욱 좋고.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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