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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가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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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2019. 8. 14.


애리를 어떻게 떠나보냈을까..

절대로 품에서 떼어놓고 싶지 않았을 남편...



2019811일 일요일

 

애리가 떠났다.

Master 과정을 시작할 때부터 떠날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막상 떠나는 날이 다가오니 기분이 이상했다.

애리가 대학 때 떠날 때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마치 내가 여행을 떠나듯 들뜨고 설레는 마음으로 보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아마도 1년이란 시간이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며칠 전, 애리의 Instagram을 보는데

사진 안에서 웃고 있는 애리를 보니

나답지 않게 눈물까지 떨어지고




떠나기 전 날, 회사 동료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그 안에서 친구들과 동료들과 밝게 웃고 있는 애리..

애리를 생각하면 고마움과 기특함이 한 가득이다.

반듯하게 자라줌에 고맙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자기 꿈을 향해 가는 모습도 기특하고

그 모든 것을 혼자 해냈음에 자랑스럽고.

엄마 아빠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어 고마움이 가장 크다.

 

남편은 애리가 떠나는 날을 하루하루 카운트다운하며 체크하고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아무래도 우리 집은 엄마와 아빠가 바뀐 게 틀림 없어.

 

한 달 전부터

자기, 애리 가면 어떡하냐?”

뭘 어떡해? 자기 꿈 찾아서 훨훨 날아가는데, 얼마나 좋아~!”

자꾸만 묻는 남편이 약해보여서 톡 쏴 주었는데,

그렇게 말하고 나선 나도 마음이 안 좋았다.

 

그게 어디 내게 묻는 이야기겠나.

자기 마음이 그런 거지.

애리에 대한 남편의 마음이 어떤지를 너무 잘 아니,

애리 떠나 보내고 남편이 그 빈 공간을 어찌 견딜까나 걱정이 되었다.


애리 떠나기 전 날,

고백 성사를 보았다.

가족 모두 함께 미사를 보고,

신부님께 안수 기도 받고 그렇게 떠났다.

 

애리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자 급기야 눈물을 터뜨리는 남편

눈물을 흘리는 남편을 보니 나도 눈물이 나고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

마치 여행가듯 웃고 떠들다가 아빠도 딸도 터져버린 눈물...

이마에 성호를 그어주며 한 번이라도 더 기도해주고 싶은 남편..



애리는 앞으로 한 학기는 스페인에서

다음 학기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게 된다.

이미 대학원에 들어갈 때부터 1년을 외국에서 보내야 함을 알고 있었기에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아꼈다.

그렇게 비싼 등록금을 스스로 해결하며 야물딱지게 월급을 모았다.

1년 생활비도 있어야 하고, 등록금도 내야 하니 흐트러지면 안 되었을 테다.

 

어릴 때부터 애리와 리예에게 엄마 아빠는 대학까지만이라고,

그 이후는 너희들의 힘으로 하라고 교육 시켜왔다.

그래서 애리가 대학원에 지원했을 때 처음엔 혼자 해보라며 도와주지 않았다.

 

그런데, 애리 혼자 해 나가는 것은 똑 같은 상황인데,

상황이 되지만 교육 차원에서 혼자 해보라고 도와줄 때와

상황이 되지 않아서 도와주게 되었을 때의 마음이 달랐다.

사람의 마음이란

 

엄마 아빠 사업이 그리 되고는 도움 하나 못 주었다.

심지어 부모 입장에서 해주어야 하는 부분까지 애리가 다 해야 했다.

자기 힘으로 할거라고 걱정하지 말라며 씩씩하게 해내는 애리를 보니 마음이 더 안타깝고.

하다 하다 안 될 때는 당연히 딸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줄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으로선 그렇질 못하니 보내는 마음이 그리 아팠는지도 모르겠다.

정작 떠나는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말이다.




전에 다니던 회사 동료들과의 송별식에서..

모두 FGV 대학 동창들이기도 하다...

내가 이뻐아하는 가브리엘라도 보이고...^^

뭔 친구들이 그리도 많은지, 

거짓말 살짝 보태어 근 한 달 내내 송별식이라며 여기저기 불려다녔다.



 

애리는 그런 가운데 떠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직장 문제가 해결 안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CEO가 애리를 유럽 시장 담당으로 발령을 냈다.

애리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니까 고마워할 필요 없다고 그랬단다.

생색을 냈어도 고마웠을 상황에 그리 말해주니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물론 애리도 열심히 일했겠지만,

그리 인정해주고 직원의 꿈을 함께 응원해주는 보스를 만났다는 것은

분명히 자기 복이다.

(하긴, 유학 가지 말라고 으름장과 함께 많이 꼬시긴 했다. ^^;;)

 

이렇게 애리는 자기의 꿈을 향해 또 한 발자국 또 내딛었다.




공항 스타벅스에서.. 

절친 Raissa와 Isa, 그리고 리예와 함께,.


 

   

친구들이 깜짝 놀래키며 나타나자 눈물을 흘리는 애리...

설마.. 나올 줄 몰랐는데 서프라이즈~!!

나도 감동이었는데, 자기는 더했겠지나..

얼마나 고마웠는지..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 친구들과 마지막 포옹을...


  

나이가 저만한데도 어찌나 개구장이들인지.. ^^

커가면서 자매인 듯 친구인 듯 어우러지는 애리와 리예~




사랑하는 애리

그렇게 훨훨 날아가기를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그러다 힘겹고 지칠 때면 모두 내려놓고 쉬어갈 줄 아는 지혜로운 애리이기를



  

훌쩍거리더니, 저렇게 유유히 손 흔들며 들어가는 애리..

그래.. 우리 애리..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너의 꿈에 다가서기를..

그 여정이 즐거움과 웃음으로 가득하길...

때론 힘들겠지만,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넘어진 땅을 딛고 일어서는 우리 멋진 애리이기를....


 

항상 애리를 위해 기도하는

엄마 아빠가 뒤에 있음을 기억하길….

애리의 앞길의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이 가득 넘쳐나시길 기도드린다

 


 

 

사랑해 우리 애리, 리예...

고마워 Raissa, Isa...

너희들의 꿈을 삶 안에서 누리기를 응원해...

주님의 축복이 함께하는 일상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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