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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2009. 2. 16. 23:49

  
아내와 함께 장 담그기 
                             
                                글/정영래

 
     

지난 2월 6일 금요일은 말(馬)날이어서 장담그기에 좋은 날이었습니다. 
옛 문헌에 보면, 음력 정월 말날인 午日 또는 그믐, 손없는 날, 
병인일, 정묘일등이 좋고, 특히 우수, 입동, 춘추분, 삼복에 장을 담그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해돋기 전이나 해진후에 장을 담그면 파리가 꾀지 않고,
그믐날 장을 담그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번에 장을 담글때는 아내와 상의하여, 
전남 담양군 대덕면 운산리에 있는 우리콩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메주...심신산골 1급 지하암반수와 신안 임자도 
마하탑에서 생산하는 깨끗한 천일염,
그리고 젊은 귀농인들이 직접 지은 친환경콩만을 이용하여 
재래식으로 만든 메주를 구했습니다.

예전에는 친환경농법으로 생산한다는 모 업체의 메주를 구했지만
이번에는 잘 아는 선생님 동네에서 생산한 메주로 장을 담그기로 
하고 연락을 했는데,위의 사진처럼 예쁘고 앙징맞은 메주 네덩어리가 
배달되었답니다. 

가운데의 동그란 것은 메주와 함께 보내주신 된장이 담긴 그릇.
그 밑에는 빨간 고추 3개와 나무로 만든 숯도 조금 있었습니다.

 

예쁘게 피어있는 메주꽃의 모습을 가까이서 본 모습입니다. 
옛날 어렸을 적, 집에서 어머니가 담그던 메주를 많이 보아왔었는데,
바로 그런 모습으로 포장되어 왔네요..
짚으로 메주를 묶은 채로 띄운 모습도 보인답니다.

참고로 지푸라기를 메주끈으로 쓰는 이유를 아세요?
메주를 지푸라기로 묶는 이유는 지푸라기에 발효에 필요한 균(고초균)
이 많기때문입니다. 
고초균이란, 자연계에 널리 분분포하는 비병원성 세균으로, 특히 공기 ·
마른 풀 ·하수 ·토양 속에 존재한다고 합니다.균체는 글리코겐을 함유하는 
그람양성균이며, 다수의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산을 생성한다합니다. 또, 
30∼70℃에서 가장 잘 증식하며, 50∼56℃의 고온에서도 잘 발육된답니다.
쌀밥이 부패하는 원인도 이 균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이런 밥을 먹으면 배탈이 나고 식중독에 걸리지만, 
메주에 뜨면 발효가 되어 우리몸에 더없이 좋은 식품으로 변한다니, 
옛 조상들의 식견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이런 과학 상식을 옛 어른들이 알고 계셨을까요?)

예쁜 메주꽃을 보며 우리땅을 지키며 고생하는 
젊은 농부의 정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메주 꽃
                       글/정영래

어떤 농부가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드렸기에
저리도 고운 예쁜꽃을 피웠나

따가운 햇살
마른 바람에 
제살 태워 가꾼
노란콩의 변신

단단한 속살 
절구로 허물고
정성으로 고운 집 만들어주니
예쁜 꽃씨 살짝 들어와
둥지를 틀었네.

제 몸 모두 내어주어
군데군데 흰꽃,검은 꽃,
예쁘게 키워내어

구수한 향기로
넘치는 양분으로
온몸을 내어주는

메주콩의 변신.

(09.02.06)



 

손가락으로 메주 크기를 재어보는 아내의 예~쁜~손..
   (엄지와 검지로 크기를 재고 있답니다.)
아내는 3년전에 구입한 메주보다 더 양이 많고 덩치도 크고, 
또 메주가 잘 떳다고 사뭇 기뻐했습니다.
(속으론 은근히 걱정스럽기도 했지요...)


 

다음은 장담그기의 핵심인 - 소금을 푸는 과정입니다.
메주콩 작은되(1리터)로 한말을 주문했는데, 
메주는 네 덩어리였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물의 양은 약 30리터이고요, 
소금은 1리터짜리 작은 되로 아홉개를 풀었습니다.
(물론 집집마다 다르긴 하지만, 우리집 기준이고요)-
사진에 보이는 작은되는 돌아가신 장모님 유품입니다. 
아내가 많이 아끼는 유품 중 하나랍니다.

 
옛적에 어머니께서 소금을 풀때에는 항아리에 소금과 물을 넣고 
막대기로 저어서 풀었습니다. 그러나 힘은 힘대로 들고, 
잘 녹지 않았던 기억이 남니다만, 아내의 소금 푸는 방법은 달랐습니다.
먼저 소쿠리에 적당한 양의 소금을 담고, 아래쪽에 큰 대야를 놓아둡니다.
소쿠리 아래쪽에는 소쿠리가 빠지지 않도록  막대기를 걸친 후  
위에서 물을 부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정해진 양의 물만 사용해야겠지요?)
소쿠리 아래쪽 대야의 물을 계속 소금 위쪽에 반복하여 부어주면, 
놀랍게도 10분에서 15분이면 소금이 거의 다 녹아버리게 됩니다.
옛날 방식보다는 힘도 훨신 덜 들고 
확실히 소금이 녹는것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금새 녹아버린 소금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모습입니다. 
반드시 찬물로 해야 하며, 그래도 아주 잘 녹는답니다. 
소쿠리 옆의 물통이 10리터들이 물통이며, 
항아리를 잘 닦은 후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햇빛쪽으로 뉘어 놓은 것도 보입니다.
파란 바케스는 물을 계량도 할겸, 녹은 소금물을 저장하기도 했습니다.


 
완성된 소금물입니다. 
작은 용기에 넣으니 여러개가 사용되었답니다.
한시간 정도 조용히 놓아두고서 불순물을 가라앉힙니다. 
아직은 마지막 여과과정이 남아있지요.

 

불순물을 가라앉힌 물을 항아리에 담으면서 
한번 더 여과하는 모습입니다.
소금물 아래쪽에 미처 덜 녹은 자잘한 소금덩이나 
기타 불순물을 걸러내야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여과기는 
아내가 몇년전에 아파트에 들어온 약장수의 광고를 
들어준 댓가로 얻은거랍니다.(알뜰한 당~신~)




 

메주를 씻을때도 
메주를 감싸고 발효시켰던 짚을 이용하여 씻었습니다.
다른 수세미를 사용하면 고유의 장맛을 잃어버린다고
 아내가 우겨서 한 일입니다.
잘 씻어지지 않을것 같았는데, 의외로 잘 닦이더군요.

 

씻어서 말리는 메주 모습입니다. 
소금물에 담근 후 약 달포에서 두달 정도 지난 다음에, 
메주는 된장으로, 소금물은 조선장으로 변할것입니다.
우리집 식구로는 3년 정도는 충분히 먹을 양입니다.



 
 

우리콩 영농조합에서 함께 보내주신 숯과 고추의 모습입니다.
아래쪽 사진은 숯중에서 큰것을 손으로 집어본 모습이구요...
숯을 장에 담그는 이유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장맛을 변하게 하는 잡귀를 숯의 구멍속에 가두어 
장맛이 변하는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지요.
실제로 숯은 흡착효과가 있어 나쁜 냄새 성분을 흡수하고, 
간장을 맑게 해준다는게 증명되었답니다.
고추 역시 그 붉은색과 매운맛이 장맛을 변하게 하는 잡귀를 
멀리 쫓는다는 주술적 의미가 있답니다.
실제로 고추에 들어있는 켑사이신은 살균과 방부효과가 있어  
장맛이 변질되는것을 막아준답니다.

 

항아리에 메주를 담근 모습인데요, 휴대폰으로 촬영한 관계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네요.
큰 항아리에는 메주 세덩어리, 
작은 항아리에는 메주 한덩어리를 넣었습니다.   
노란 메주와, 검은 숯과, 빨간 고추의 조화...
조상님들의 슬기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아내와 함께 장담그는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위 사진은 우리콩영농조합법인에서 메주와 함께 보내주신
 친환경농산물인증서입니다.
조선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에서 친환경농산물임을 인증하니 
품질은 보장할 수 있습니다.
8천여평의 넓은 밭에서 우리의 젊은 영농인들이  
친환경농법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이곳에서는 메주뿐 아니라 우리밀도 생산하고 있답니다.
메주를 주문했더니, 
위의 인증서와 함게 장담그는 방법, 된장 담그는 방법이 적힌 
설명서 뿐 아니라, 고객 개개인에게 편지글을 보내주셔서  
참으로 정감있게 일을 하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셔서 더욱 더 발전하는 
우리콩영농조합이 되시기를 간절히 빕니다.


정 시인님,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지요?
많이 바쁘신지,,,
아님 블로그에 재미를 못 붙이신 탓인지,,
포스팅이 아주 드물군요,^^
사모님과 장 담그기,,,
참 재미있어 보입니다,
전,,고추장은 늘 만드는데
정작 메주 뜨기나 간장 담그기는 엄두를 못 내네요,,,
핑계야 아파트 산다는게 이유이지만,,,
오래 기다림에 익숙치 못 한 탓이 아닐까,,생각 해 봅니다,
요즘 시는 많이 낳으시는지요,,,
저도 문단 활동을 거의 안 하니
더욱 뵐 일이 없네요,
더운 날씨,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