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들이 게맛을 알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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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 포항 여행기

2013. 5. 22.

"흐~음"

 

어우 짠내.

영덕으로 달려왔습니다.

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시원합니다.

 

 

 

 

테트라 포트를 잔뜩 쌓아놓은것으로 보아 방파제를 만드시려나?

 

 

'아이.그지 같은 새끼.'

 

세상에서 제일 못난 놈이 마누라 쥐 잡듯이 잡는 놈입니다.

길바닥에서,그것도 자식이 보는 앞에서 저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못난놈...'

 

 

저는 처음엔 억센 포항 사투리인줄 알았는데,솔님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시는걸 보니 제가 바로 맞혔나봅니다.

왜, 외국 사람이랑은 말은 안통해도 욕하는건 다 알아먹는, 그런거 있잖아요.

 

 

저 게다리의 빨간 완장은 뭘까요?

 

 

전체 학년의 주번들만 모인걸까요?

왜?

 

 

우유 받으러?

석탄 배당 받으러?

 

 

랍스타도 보입니다.

 

 

몸통이 이 만기 다리 종아리 굵기쯤?

 

 

이건 또 뭔지?

 

 

긴 장대를 보아하니,무언가를 건져내려고 만들어 놓은것 같습니다.

 

 

시원합니다.

 

 

전생이라는것이 있다면,아마 전 물고기가 아니었을까하는?

 

 

게의 고장답게 커다란 게 모형이 반겨줍니다.

 

 

얼마나 맛있으면 자기가 자기 발을 먹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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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날이라고 절밥 얻어먹으러 왔습니다.

 

 

아따~

처사와 보살님 참 많습니다.

 

 

밥 먹는 식당쪽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네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짓이니 어쩔수 없습니다.

 

 

밥은 비빔밥 입니다.

 

 

 

 

 

 

 

 

 

 

솔님과 곰님은 절에 많이 다녀 보셨나봅니다.

 

"밥이 잘나온다~~"

 

"나물이 많이 들어갔네~~"

 

저는 머리털 나고 '절밥' 이란걸 처음 먹어봅니다.

 

고추장을 많이 넣었는데도 계속 하얗습니다.

 

 

'에잇!'

 

찔끔찔끔 넣어도 허~옇길래 듬뿍 넣었는데요.

색깔만 보면 짤것도 같아보이지만,고추장이 하나도 안짭니다.

 

비비긴 비볐는데,배가 불러 못먹겠습니다.

곰님에게 밥그릇을 들이밉니다.

얼마간 덜어내주십니다.

 

 

어휴~

간신히 다 먹었습니다. (남긴것 아닙니다)

 

 

옆에 있는 이 꼬마와 엄마가 서로 눈을 맟추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는데,카메라를 집어든 순간 신경전 끄~읕.

혹시라도 다시 벌일까 보고 있었는데,그야말로 찰라의 순간이었네요.

 

 

신경전의 내용을 미루어 짐작해보자면...

 

 

늘 먹던 밥이지만 반찬이 밥 밑에 깔려있어서 제딴엔 해본다고 하는데, 잘 안되니까 엄마에게 짜증 한발 발사.

그러나 엄마는,

 

"사람 많은데서 그러는것 아니지~

우리 착한 혀기가 누구한테 그런 나쁜버릇을 배웠을까?"

 

 

 

 

 

엄마가 비벼주기 시작하니까 나왔던 입이 쏙 들어갔습니다. ㅎㅎ

옆에 있던 누나가 해준다고 해도 엄마 손 만큼 자기 양에 안찼는가 봅니다.

이래서 내리사랑은 형제사랑의 위가 아닐까하는.

 

 

 

 

'인간이 심성이 삐딱하니까,사진도 삐딱하니...'

 

 

절 앞쪽엔 저수지도 아니고,

농사 지으려고 물 받아놓은곳도 아니고,

연못이라기엔 흙탕물인,

딱 저같은 미꾸라지같은 열놈만 여기 들어가서 수영하면 물 색깔을 이런식으로 만들수 있습니다.

 

영덕에서 오다가,유명하다는 흉가를 들렸는데요.

제 카메라에 무언가가 찍힌것같습니다.

곰님과 솔님에게 보여드리는데,한낮 땡볕 밑이라 잘 안보입니다.

 

절에서 밥 잘먹고 간다는 소리는 누구에게 해야하나요?

암튼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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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님은 아시는 분에게 귀하다는 병풍취를 받으러 가셨고,어느 고인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뭘까요?

 

 

집 앞마당에 이런게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모르시겠다면 패쓰!!

 

 

빨리 집으로 돌아가 사진확인을 해봐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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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게 체해서 시체모드로 누워있다가,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를 하지 미련 곰탱이같이 그걸 참고 있었냐고 쿠사리 한방먹고,약도 살겸 시장에 나왔습니다.

솔님이 가져오신다는 병풍취로 대패 삼겹살 구워먹기로 했으니 고기를 사러 가야하는데,고 몇시간 사이에 제 얼굴이 핼쓱해졌습니다.

곰님의 단골집까진 멀다고 운전하지 말라시네요.

북부시장 총각네 고깃집에서 고기 사고 필요한것들도 사십니다.

 

 

슬슬 괜찮아지기 시작하는것 같은데,

 

 

또 체할까봐 물도 못 마시겠고,

 

 

입술만 바짝바짝 탑니다.

 

 

영덕갔다 가져온 영덕 대게.

 

 

곰님 형수님이 주셨다네요.

 

 

진짜 영덕 대게라면 반드시 빨간 완장을 차고 있어야 한답니다.

 

 

영덕 분들의 대게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것 같습니다.

하기사,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처럼 '대게' 하면 '영덕' 이 소리가 저절로 나오니 당연한거겠지요.

 

 

 

 

이날이 그날입니다.ㅎㅎ

 

 

 

 

솔님이 오신다니 곰님 손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어익후야.

솔님 오셨습니다.

예쁜 따님까지 데리고 같이 오셔서 산 교육을 시키십니다.

 

"초은아. 너 공부 안하면 나중에 커서 저 아저씨처럼 돼.그러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된다~~"

 

 

 

하~ 완장찬 게를 앞에 두고 구경만 해야 하다니!

구경만 해야 하다니!!

 

 

약 지어준 약사 선생님이 이것도 먹으면 안된다,저것도 먹으면 안된다.

우쭈쭈~ 우쭈쭈 뭐라고 하던데요.

그 소리는 굶어 죽으라는 소리입니다. ㅜ.ㅜ

 

 

"지켜 보고있다~"

 

 

곰님은 옆에서 염장질 중입니다.

사진으로 하는 염장질은 어차피 먹을수가 없으니까 참으면 되는데요.

바로 앞에서 실물을 흔~들 흔~들, 흔들어 싸시니 이것 참.

 

 

 

 

 

고기가 안팔려요. ㅜ.ㅜ

 

 

따뜻한 국물 먹으면 나아질거라고,국물도 내주십니다.

 

 

솔님의 예쁜 따님.

 

 

음식에 대한 식탐 때문이었는지,

 

 

곰님의 걱정과 배려 때문이었는지 갑자기 다 나은것 같습니다.

막 하늘을 날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개색히...앞에서 술이 왔다갔다하니 도저히 못참았겠지.에라이~ 개가 똥을 참아라!"

 

 

"그칠 표나등교?"

 

 

 

 

솔님 집에 말풍선 양말이 있나봐요.

집 나와서 개고생하니까,원기회복하라고 발을 쑤~욱.

 

 

 

 

"초은이 공부 잘해라~"

 

 

곰님이 이야기 하시는데,이날이 제가 포항와서 가장 얌전하게 잤다고 합니다.

두손을 배에 얹고,

엄숙하고,경건하게.

 

"왜 그러세요. 부처님 오신날이고,학산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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