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삼수] 푸르른 팔월을 꿈꾸는 유월의 흙빛, 매봉 바람의 언덕, 고랭지배추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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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旅行自由]/강원도

2015. 7. 10.

하늘과 맞닿은 고산에 수놓는 농부의 땀, 그리고 꿈,

'매봉 풍력발전소, 고랭지배추밭'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9-384

 

하늘과 맞닿은 듯한 산,

해발 1303.1m의 천의봉입니다.

하늘과 맞닿아 하늘을 닳았다고 합니다.

그 하늘봉우리에 바람의 언덕이 있습니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있고, 농심의 마음이 서린 흙빛 배추밭이 있습니다.

 

△저 위가 매봉산 표지석이 있는 매봉산 정상입니다.

걸어서 5분이면 닿는 거리입니다. 차량보다는 느긋하게 걷는 걸음이 더 좋습니다.

 

 

검룡소를 빠져나오거나 태백시내에서 빠져나와 삼수령고개에서 작은 휴게소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좌측 언덕으로 오르는 길에 버스 진입금지라는 푯말과 함께 바람의 언덕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좁은 도로 폭에 경사가 심하여 대형버스는 진입할 수 없으며, 승용차등의 소형차량은 매봉산 정상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삼수령에서 바람의 언덕까지 이어진 도로는 고랭지 배추밭 농사용 도로입니다.

그래서 일반도로보다 도로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합니다. 팔월, 배추를 수확하는 철에는 오르내리는 트럭들과 마주치기에 주의운전과 양보운전이 필수이겠습니다. 특히, 한겨울에는 똥고집 부리고 얼어붙은 길을 끝내 차를 끌고 오르시면 자칫 골(?)로 가실수도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다시 부탁드립니다.

배추를 가득 실은 거대 트럭들과 마주한다면 교행 자체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기본적으로 농부님들을 위한 농사용 도로로서 배추밭에 들어서면 차량 한 대정도 지날 수 있는 좁은 폭의 도로이기에 농사를 위한 경운기, 트랙터등의 농기구들이 지날 때면 우선 양보 해 주시는 것이 배려이자, 여행을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예의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눈발이 날리면 일반적인 차량은 물론이고 4륜구동차량도 운행자체가 어려운 곳입니다.

그래도 기어이 매봉산 일출에 목숨 걸고 오르는 분들의 차량들이 전복사고등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곳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작년 겨울인가부터 태백시에서는 공무원들의 비상근무등을 통하여 안전요원들을 상주시키면서 매봉산 진입로를 통제하기도 했었지요. 아마도 올 겨울도 예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배려와 예의를 뒤로하고 여행자의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이기주의라면, 결국 그 결과는 여행자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는 많은 제한과 통제로 돌아오게 됩니다.

 

 

 

 

△ 바람의 언덕 주차장에서 바라본 매봉 고랭지배추밭 풍경입니다.

 

 

매봉산(梅峯山)?,

정상적인 이름이라면 매봉(鷶峰)’이 맞을 것 같습니다.

라는 뜻이 날짐승을 뜻하는 말인데 태백시에서 세운 표지에 의하면 매화 매()’자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도 두견이 매()’자가 고어이기에 그리 사용한 것 같습니다만, ‘매화봉우리리라는 해석이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군요.

 

매봉산의 원래 이름은 천의봉(天儀峰)’입니다.

하늘봉우리를 가진 산이라는 뜻이지요.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산이며,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입니다.

태백시내의 황지동에는 황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명당자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천의봉을 바라보면 매의 형상으로 보인다.’ 하여 매봉으로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 매봉산 표지석

 

△ 매봉산 풍력발전기 앞에서 바라본 모습

 

 

 

 

6월의 첫 일요일,

잔뜩 찌푸리던 하늘의 먹구름은 어느새 걷어져 새파란 맑은 하늘이 여행자를 반겨줍니다. 습한 기운 머금고 들어선 검룡소였지만 나올 때는 마치 청량한 가을의 빛입니다. 검룡소를 빠져나와 삼수령 휴게소에서 바람의 언덕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발원지의 고향, 태백답게 한강, 낙동강, 오십천의 발원지로 이름 불리게 된 삼수령(三水嶺)’입니다.

매봉산 오르는 길은 잘 포장된 길이기는 하나 쉽게 오르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이 고랭지 배추의 수확철은 아니지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배추밭까지의 진입로가 경사가 심하고 배추밭 농로에 들어서면 길이 좁아 심한곳은 교행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그 전과 다르게 교행을 위한 작은 주차공간을 마련한 것이 예전 방문과 다르기는 하지만 여전히 길은 좁습니다.

 

경운기나 트랙터가 오갈 때 마다 가까스로 길가로 비켜주고를 반복하고 올라선 길, 바람의 언덕에 오르기 전이지만, 팔월의 푸르름을 꿈꾸고 있는 흙빛의 배추밭이 장관입니다.

누런 돌밭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나 40만평의 드넓은 하늘 닿은 땅의 위용에 감동합니다.

 

 

 

 

한반도의 전국적인 가뭄은 태백 고랭지 배추밭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6월 중순까지는 배추 모종을 끝내야만 정상적인 고랭지 배추의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냉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까막눈인 여행자의 눈에도 돌무더기 그대로 드러낸 배추밭은 살짝 이는 바람에도 먼지가 날릴 정도입니다. 돌무더기 때문인지 유독 더 메말라 보이는 이유는 잿빛에 가까워지는 흙빛의 모습인 듯 합니다.

 

 

△ 배추모종입니다.

이 드넓은 땅에 심겨질 것들이지요. 여행자가 방문한 날이 모종을 시작한 날이었습니다.

 

 

 

팔월 말이 되면 매봉 일대의 드넓은 40만평은 드넓은 초록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4월부터 하우스에서 씨앗을 틔우고 5월 말엽부터 모종을 하여 9월 초순이면 수확을 하기 시작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8월 말부터 수확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초록 융단의 풍경을 만나려면 8월 중순에서 9월 초순에 찾아야 초록 융단의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풍경이 구린(?)것은 절대 아닙니다.

농부님들의 땀으로 일구어진 수고스러운 모습이 배어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자가 매봉을 찾은 날이 아마도 첫 모종을 시작한 날인 것 같았습니다. 중간층의 배추밭에 많은 분들이 계셨던 이유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수고로움을 차마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흙이 아닌 거친 돌들로 이루어진 배추밭을 보며 그 분들의 땀과 수고로움이 여행자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 것이라는 것은 맨 몸뚱아리를 들어낸 흙빛만 보고도 추측이 가능합니다.

 

뜨거운 햇살과 지독한 가뭄과의 전쟁을 치루는 그러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스스로 만족한다는 것은 카메라의 횡포라 생각 된 이유입니다.

 

 

 

 

 

어찌 이런 척박한 땅에 배추를 심을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는 배추를 생산해 냅니다. 태백고랭지 배추로 김치를 담구면 시간이 지나도 무르지 않고 아삭한 맛이 오래 간다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들렸던 백반집의 김치가 그리도 달고 아삭했던 모양입니다.

 

누런 흙과 돌의 배추밭, 그리고 푸른 하늘이 어우러지며 흔치 않은 풍경이 시야에 잡힙니다.

이럴때 마다 외칩니다. 이 개떡 같은 사진실력은 언제나 나아질 거냐고!”

 

 

 

 

 

그렇게 배추밭 사이 좁은 길의 경사로를 굽이굽이 돌아 아슬아슬 오르면 목적지인 바람의 언덕입니다.

해발 1250m, 발전기높이49m짜리의 거대하고 육중한 풍력 발전기가 눈에 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섯번째와 일곱번째 사이로 지랄맞게(?) 지어 놓은 네덜란드형 풍차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많이 거슬리던 이국적인 풍경이었는데 그 모습이 사라지니 참 좋습니다. 이제야 태백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이제야 우리네의 모습을 만난 것 같습니다.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는 2004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일환으로 처음으로 2기가 설치 됐고, 2005년에 3, 2006년에 3기가 세워 졌습니다. 풍력발전기 1기당 연간 전력 생산량이 천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그나마 정부국개들이 한 짓거리 중에 참 잘 한일이라고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분명히 열통 터지는 무엇들이 줄줄이 엮여 있겠지만... 당췌, 믿음이 가지 않는 족속들입니다.

 

바람의 언덕에 올라서면 1, 2호기 사이에 비포장의 너른 주차장이 있습니다.

문화시민처럼 질서 지켜 잘 주차하며 3, 40대정도의 주차가능하고, 개판으로 세워두면 10대정도의 주차공간이 나옵니다. 구획선이 없으니 잘들 주차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8호기 위로 매봉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언덕이 있는데, 이 길은 비포장 경사구간입니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구지 그 위까지 차량을 끌고 오르는 분들이 계십니다. 비포장 언덕길이기에 무턱대고 액셀을 조지시면 헛바퀴 돌면서 먼지가 폴폴 납니다. 그 모습을 보는 다른 분들이 표정으로 말씀하지요. “c~8!” 이쯤 되면 쳐다보는 눈빛에 쪽팔려서 밖으로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 정도의 가벼운 길은 상쾌한 바람 맞으며 걷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그 길을 찾은 다른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선택입니다.

 

 

 

 

 

1호에서 8호기까지의 능선을 따라 나무 말뚝으로 길을 내어 놓았습니다. 길을 따라 걸음도, 주위의 풍광을 느낌도, 모두가 이국적인 풍경입니다.

능선에 올라서면 제일 먼저 백두대간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팔뚝에 닭살을 돋게 합니다.

쓰고 있던 모자는 제자리 잡기 힘든 상황이고,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가며 스트레스를 풀고 나면 정신이 멍합니다. 산발이 되어버리는 머리칼은 디저틉니다.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는 바람입니다. 풍력발전기의 아래에 서면 "쓔욱~~쑤욱~!" 돌아가는 날개 소리에 한번은 쥐어 터질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과연 바람의 언덕이요, 하늘아래 태백임을 실감합니다.

 

 

 

 

푸른 하늘빛과 맑은 햇볕을 만난 날,

그리도 불어댄 찬바람에 몸서리를 쳐댔지만, 목가적인 풍력발전기의 풍경에 감탄했고,

발아래 맨살 드러낸 돌무더기 흙덩어리를 바라보며 이 땅을 일구고 계신 농부님들의 수고로움과 땀방울에 인사를 드립니다.

푸른 풍경, 맑은 하늘을 만난 행운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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