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운산] 개심사의 청겹벚꽃, 봄을 떠나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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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旅行自由]/충청남도

2020. 5. 1.

 

    

 

봄을 보내주는 마지막 봄꽃의 순수,

상왕산 개심사 (象王山 開心寺)’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1 / 041-688-2256

 

쉬엄쉬엄 스쳐 가버린 봄,

올 봄은 유독 외롭게 지나갔다.

세상사에 동행하자니 길 나섬이 쉽지 않다.

결국, 봄의 끄트머리에 마음 털어내고자

서산 개심사를 찾았다.  

 

 

 

봄날의 청()겹벚꽃을 만나고자 서산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유일의 청빛을 가진 벚꽃으로, 맑은 마음을 닮은 고운 색을 간직한 지극히 순수한 꽃이다.

개심사는 사계절 어느 때고 찾아도 좋은 절집이다.

 

서산한우육종 센터의 푸르른 초지를 지나고 저수지를 크게 한 바퀴 휘돌고 나면 주차장이다. 일주문 너머로 조선소나무라 불리는 줄기 붉은 송림이 반기며,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돌계단의 앞에 선다.

세심동(洗心洞)’, ‘개심사 입구(開心寺 入口)’. 두 개의 석축이 돌계단 양편에 선다.

마음을 씻으니, 마음이 열린다.”고 했다.  

 

 

 

 

 

 

 

 

 

 

 

개심사가 위치한 일대, 서산, 예산, 태안은 백제시대 불교의 중심지였을 것이다.

서산 용현리의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마애삼존불입상의 존재가 그러하고, 예산의 화정리 석조사방불상이 그러하다. 또한 태안에는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이 존재하는 이유다.

그러한 이유로 개심사의 창건연대는 백제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오를 수 있으나, 남아있는 기록이 있지 않다. 651(진덕여왕5) 또는 654(의자왕14)혜감(惠鑑)’이 창건한 것으로 전하지만 이후 쇠락하였고, 1350(충정왕2)에 중건하여 개심사라 하였고, 고려시대에 폐사 되었다가 다시 중건 되었는데, 1475(성종6)에 충청도절도사가 사냥을 위해 산에 불을 놓으면서 대웅전이 불에 사라졌고, 이후 1484(성종15)에 중건, 1740(영조16)에 이르러서야 중수되었다. 1955년에 들어서 전면 보수하였고, 1983년에 전통사찰 제38호로 지정되었다.

 

돌계단은 차곡차곡 정갈하게 쌓아올렸다.

예전의 흙길이 시멘트로 발라 제법 융성한 절집이라는 티를 낸다. 구불구불 휘어져 걷는 절집 이르는 길의 묘미는 올 때마다 느끼는 싱그러움이다.

 

 

 

 

 

 

 

 

경내로 들어서는 경지(鏡池)’가 길게 늘어서고 조심스럽게 들어서라고 외다리를 놓았다.

선운사 뒷간 못지않은 개심사 해우소를 잠시 들려보고 만나는 종각(鐘閣)’의 자연스러운 기둥에 눈을 빼앗기고, 대웅전 앞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대웅보전이, 맞은편에 안양루(安養樓)가 자리하고 왼편에 무량수각의 뒤편이, 오른편으로 길손이 개심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심검당(尋劍堂)’이다. ‘의 가람배치 중앙에는 5층석탑이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뜻 그대로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쉬어가는 공간인 안양루에 앉아보면 아늑함이 가득한 절집의 모습이다.

 

 

 

 

 

 

 

 

 

 

마당을 벗어나면 해탈문의 자연스러운 맛을 그대로 살린 배 불룩한 기둥을 만나고, 무량수전의 벽을 따르면 역시 나무의 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기둥의 모서리에 이른다. 너른 마당에 각각의 벚꽃들이 향연을 이룬다. 모처럼 길을 나선 나그네들이 봄의 향연 속에 묻힌다.

 

명부전의 앞에 이르면 청벚꽃이다.

봄이 지나고 있음을 알릴정도로 늑장으로 피워내는 벚꽃으로, 대한민구에 가장 건재한 청 겹벚꽃이다. 소담스럽게 피워 낸 화사들이 절정을 이룰 때면 옥빛의 푸르름이 더해져 화려하면서도 순수, 그 자체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해탈에 이른 노스님의 맑은 마음이 이러할까. 동자승의 티 없는 눈망울이 이러할까, 한동안 길손도 인파에 파 묻혀 벚꽃 그늘 아래 선다.

 

 

 

 

 

 

 

 

 

 

문득, 맞은편에 선 배롱나무 한 그루의 여름을 기대해보고 나서야 산신각에 오른다.

어느 절집이나 맨 뒤편에 자리하는 전각이다. 불교가 토속신앙을 받아들이며 절집으로 받아들이니 삼신을 모셨다면 삼성각(三聖閣)’으로, 산신령만 모셨다면 산신각(山神閣)’이 된다. 불법(佛法)과는 거리가 있으니, 절 집의 영역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개심사 산신각은 다른 곳보다 규모가 있는 편에 속한다. 정면3, 측면1칸의 팔작지붕으로 처마길이를 길게 내어 시원스럽고, 겹처마의 단아함이 돋보인다.

아래로 내려 보는 절집의 풍경이 익숙할 즈음이면 절집을 내려선다.

 

 

 

 

 

 

 

 

봄을 보내주는 개심사의 벚꽃, 청벚꽃은 올해도 건강하게 피어났다. 그 자리에 그렇게 자리하고 있는 자체로 감사하다. 올 여름의 끄트머리에는 배롱나무의 붉음을 만나러 와야겠다.

 

 

 

 

 

 

 

 

 

 

 

,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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