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hyo,a kind/청국장

발효스캔들러 2008. 12. 13. 17:51

청국장이 세계시장으로 스며들게 하는 법

 

맑고 정결한 물에 콩을 깨끗이 씻어 불려 가마솥에 앉혀 놓고 치성을 드리듯 불의 높낮이를 살펴 일정한 불로 은근히 쪄낸다. 이윽고 김이 나기 시작하면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바가지와 함께 대령해 놓고 콩물이 넘치지 않도록 불을 조정하는데 장작 두어개를 넣었다 뺏다 하면서 요술을 부리듯 불을 조절한다. 그래도 넘치면 솥뚜껑에 물을 한 바가지를 부어 성을 가라앉히고 계속 불을 주어 푸욱 쪄낸다. 콩물이 졸아 바닥에 깔리면 불을 다 꺼내놓고 숯불의 훈기로 조금 더 열을 준 후에 솥뚜껑을 열고 커다란 대광주리에 퍼 담아 내어 식힌다. 대광주리 안에는 정결한 하얀 무명천이 깔려 있다. 얼마나 콩물을 흘리지 않았느냐가 청국장 맛을 결정하기 때문에 한 방울의 콩물도 안 넘치게 졸여내야 최고의 청국장이 만들어진다. 아직 뜨거울 때에 무명천을 꽁꽁 여미고 그 위에 군용담요를 덮고 솜이불로 말아 아랫목에 모신다.

사흘밤을 자면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아야만 청국장은 찰진 맛을 내어준다. 적당선이라는 타협은 애초에 없다. 따끈한 아랫목을 차지하고는 담요로 둘러싸이고 그 위에 두꺼운 이불로 온몸 말이를 한 채로, "눈도 함부로 흘기지 말어. 부정 탈라" 고린 냄새가 진동을 하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도 눈길을 함부로 주지 못하겠다.

자다깨어 일어나 마루에 있는 요강에 오줌을 눌 양으로 방문을 열고 마루에 나가보니 떴다 감았다 하는 시린 눈에 사박사박 함박눈이 내리며 천지사방을 밝히고 있다. 반쯤 감긴 눈으로 오줌을 누며 마당을 보니 할머니는 어머니를 옆에 대동하고는 장독대에서 정한수를 떠 놓고 치성을 드리고 있다. 아하 이 밤을 자고 나면 두부를 가득 넣고 신김치를 찢어 넣고 보골보골 오래 끓인 청국장을 먹겠구나.

광주리를 둘러싸고 있던 솜이불과 군용담요가 마당 바지랑대에 높이 매달렸다. 광주리 안에는 폭싹 발효된 콩들이 서로 엉켜 붙어 있는데, 제 몸에서 끈끈이 같은 것들을 내어 서로가 엿가락처럼 찍찍 늘어나며 엉켜 붙어 있다.

마루에는 절구가 놓여 있고 절구에는 이만큼씩 청국장이 담긴다. 어머니는 절구공이를 잡고 할머니는 소금과 고춧가루를 섞으며 맛내기에 공을 들여 두 분이 합작하여 착착 찧어낸다. 찧어 낸 청국장은 배불뚝이 중국빵처럼 둥글넙적하게 모양을 만들고 가운데에는 대추를 박아 넣는다.
"할머니 그게 뭐여."
"요건 우리집 등록상표여. 우리 가문만 요렇게 하는겨. 아야 고거 빼먹지 말어. 부정 타."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비닐을 두르고 하나 둘 우리집표 청국장을 내려놓는다. 아무래도 표면이 꾸들꾸들 말라야 보관이 편하다.
요거는 누구네 줄 거. 저거는 누구네 줄 거. 어머니와 아버지는 연신 수를 세어보며 셈을 맞춘다. 앞집, 옆집, 뒷집, 목사님, 여전도사님, 구역장님 드릴 것을 점찍고 몇 몇 친구 분들과 고마운 분들께 드릴 것을 눈으로 챙긴다. 나는 옆에서 몇 집이나 심부름을 해야 하나 속으로 계산해 본다.

일본산 청국장 낫도가 엘에이 시장까지 치고 들어 왔다. 특유의 콤콤한 냄새를 제거한 낫도에 한국인까지 열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산 콩이나 일본산 콩으로는 제대로 된 청국장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산 콩처럼 야물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식 전통방법에 당하지 못하고 녹아 버린다. 냄새도 청국장 냄새가 아니라 콩 썩은 냄새가 날뿐이다.

낫도가 깔아 놓은 판을 한국산 전통 청국장으로 치고 들어가면 수가 생긴다. 냄새를 없애는 것이야 절구에 찧으며 간을 맞출 때 녹차가루를 한 수저씩 첨가하면 간단하다. 표면은 손에 들어도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꾸들꾸들하게 말려주면 운반성이 좋아진다. 가운데에는 대추를 박거나 혹은 국화꽃을 말려서 박아 넣으면 제법 문양구실을 하고 특색이 생긴다. 신김치 한쪽은 따로, 종종 썰어 참기름을 한 수저 넣은 고추도 따로 각각의 진공포장을 하고, 장독대에 정한수를 놓고 치성을 드리는 그림을 넣은 박스로 포장을 하자. 요리설명서에는 위의 글을 인용해서 말이다.

청국장에 들인 정성이 얼마나 되는지 전 세계에 알리자. 한국인이 만들어 내는 모든 전통음식에는 한국인의 정신과 철학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맛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일본이 스시문화를 통해 날 것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면, 우리는 정성과 인내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숙성되어야만 나올 수 있는 깊고 그윽한 발효식품으로 승부를 걸자.

중앙정부는 각국의 대사관을 통해 전통식품 수출에 관련된 식품위생법의 조건 조견표를 만들어 각 시도에 배포하고, 각 시도는 조견표에 따라 각 지방의 재래시장의 전통식품을 전략상품으로 특정하고 지원해주면 된다. 지원은 조합을 만들어 위생조건을 충족시키는 것과 일정한 맛을 낼 수 있는 공법을 연구하여 규격화하는 일이다. 중앙정부는 대사관을 통해 수출판로를 열어 주면, 한국의 문화를 수출되는 것과 세수확장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해외에 있는 한국 음식점은 한국 문화의 첨병이다. 한국의 맛만 팔 것이 아니라, 한쪽 벽에는 한국의 책과 핸드폰 등 자랑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전시하여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도 눈요기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 좋다.

정책넷포터 안형식(reverend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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