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2020년 07월

14

글쓰기 타르 같은 밤.1

1. 바다를 매립해 신시가지가 만들어지기 전까진 "이화마을"은 도심에서 동떨어져 있던 한적한 곳이었다. 일테면 육지의 끝이었고 바다가 시작 되는 곳이었다. 닭을 키우는 양계장이나 돼지를 키우는 돈사들과 간혹 보신탕용 개를 키우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무화과나 포도,배를 키우는 과수농가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농가들 중에 배를 키우는 과수원들이 많아 행정구역상 주소는 수정동 산2번지였지만 "이화마을"로 불렸었다. 여름이 되면 닭과 개,돼지들의 분변 냄새로 코가 어지롭기도 했지만 봄이 되어 마을 이곳저곳에 자리한 배밭에 배꽃이 피면 배밭 각각의 모양대로 위아래로 길게 혹은 옆으로 넓게 멥쌀만으로 쪄낸 하얀 백설기를 썰어놓은 듯한 순백의 배꽃 무리들이 바다까지 이어져 하얀 물결이 흐르는 듯한 장관을 볼 ..

댓글 글쓰기 2020. 7. 14.

17 2020년 06월

17

글쓰기 바흐 <THE ART OF FUGUE>

1. 바흐가 위대한 건 신실한 종교적 삶을 살아서라기 보다는 직장으로써의 교회에서 미사 때 필요한 곡을 끊임없이 만들고 오르간을 열심히 연주했던 직업인으로서 본인과 가족을 위해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제시하는 교회로 옮기기도 하면서 "시냇물(Bach)"이라는 소박한 그의 이름처럼 일상을 묵묵히 살았고 20세 무렵 오르간 연주자로 아른슈타트 교회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당시 최고의 오르간 연주자였던 "북스테우데"의 연주를 듣기 위해 교회에 한 달 휴가를 내고 ㅡ애초 한 달 일정이 네 달로 길어 졌다고 한다.ㅡ 변변한 교통기반시설이 없던 시대에 걸어서 그곳에서 500Km 떨어진 연주회장까지 갔었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음악적 고정관념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음악에 대한 열린 마음 때문일 것이다..

댓글 글쓰기 2020. 6. 17.

27 2020년 04월

27

글쓰기 음악 듣기 10년

1. 2010년 11월 어느 날 문득 클래식을 체계적으로 알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이 쓴 을 읽었었는데 시대별로 작곡가별로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었다. 조윤범의 책을 보고 거기에 소개된 작곡가들의 곡들의 C.D를 구입에 듣고 관련 책들을 사 보면서 그렇게 클래식이라는 바다 속으로 들어섰었다. C.D는 따로 오디오기기를 구입해 듣진 안 했고 집에있는 휴대용 C.D 플레이어로 들었었는데 ㅡ지금도 그렇게 듣고 있다. ㅡ 음악이 소리의 예술이라는 면에서 그리고 자기만의 곡을 만드는 작곡가나 그곡을 자기 나름대로 연주할 수 있는 연주가가 될 수 없는 일반적인 음악 애호가들 경우엔 오디오라는 것을 통해서나마 곡을 만들고 연주도 하는 그런 느낌을 맛보고 싶은 욕..

댓글 글쓰기 2020. 4. 27.

04 2020년 02월

04

글쓰기 능소화 필 때

1. 언제부턴가 집안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고 누군가가 집안에 있는 것 같았다. 딱히 무언가를 보거나 누군가를 본 건 아니었지만 느낌이 그랬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 오면 무언가가 거실에서 급히 사라지면서 남긴 ㅡ살짝 흔들리는 커텐같은ㅡ 자취를 본 것 같기도 했었고.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고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기도 했었다. 그땐 그게 단지 나만의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 나고 있었다. 어느 날엔 집에 들어 서자 주방에서 냉장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화장실 옆방 문이 열리고 급히 닫히는 소리도 들렸다. 갑자기 소름이 끼쳤고 익숙했던 집안의 물건들이 낯설어 보였였다. 내가 집을 잘 못 찿은걸까? 그럴 리는 없었다. 두려움의 실체는 ..

댓글 글쓰기 2020. 2. 4.

12 2019년 11월

12

글쓰기 다시 해가 떠올랐다.1

1. 그동한 미뤄두었던 들일을 마치고 집에와 점심을 먹고 잠깐 쉬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빗소리에 잠을 깼다.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동안 메말랐던 땅에 빗방울이 닿자 푸석푸석한 흙먼지가 일고 메마른 흙 냄새가 공중으로 퍼져 올랐고 바짝 말라 있던 건조한 공기가 습기에 졎어 들어 마시는 숨이 콧속을 젹시면서 목을 넘어갔다. 빗방울은 땅에 있는 나무나 풀 그리고 가축들을 촉촉하니 적셔주고 있었고 지붕을 타고 내린 빗물은 도랑에 모여 탁한 물빛으로 흘러 가고 있었다. 비는 차분하게 내리고 있었고 주위는 고요했다. 내리는 비를 보고 있다가 문뜩 먼 옛날 나와 그녀가 한때 있었던 "에덴동산"이라 불렸던 그곳 생각이 났다. 에덴동산이 지금도 그곳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

댓글 글쓰기 2019. 11. 12.

11 2019년 11월

11

글쓰기 다시 해가 떠올랐다.2

7. 그날도 여느 때 처럼 갖가지 과일이 열리는 곳에서 잘익은 과일을 고르고 있었는데 평소 하와 주변을 맴돌던 뱀이 하와에게 다가와 물었다. 그분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하와가 말하길 그분이 "동산 나무의 실과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창 3:2~3)" 고 말씀 하셨다고 하자 뱀이 하늘을 쳐다보며 크게 웃고나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너희는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 3:4)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선악을 알(창 3:5)"것이라고 말했다. 하와는 잠시 머뭇거리다 선악과를 따 한 입 베어 물었고 맛있다는 표정으로 나에게도 먹어 봐라고 선악과를 건넸다..

댓글 글쓰기 2019. 11. 11.

08 2019년 11월

08

글쓰기 요셉의 경우.1

보라 여호아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그가 아비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비에게 돌이키게 하리라. 돌이키지 아니하면 두렵건데 내가 와서 저주로 그 땅을 칠까 하노라 하시니라. ㅡ 말라기 4장:5~6절 ㅡ 1. 내 아버지 요셉이 알 수 없는 병으로 돌아 가시고 나는 집안 대대로 이어져온 가업을 이어 목공소에서 목재를 손님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로 다듬어 팔 거나 집 수리나 가구 같은 것들을 수리해 주는 일을 하면서 살아 가고 있었다. 어릴적 나는 목공소에서 아버지 야곱이 하는 작업을 구경하곤 했었는데 목재와 대패나 끌과 망치 같은 것들을 다루는 아버지의 정확하고 재빠른 솜씨가 내겐 신기 했었고 내 아버지 야곱이 자랑스러웠었다. ..

댓글 글쓰기 2019. 11. 8.

07 2019년 11월

07

글쓰기 요셉의 경우.2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ㅡ 요한복음 20장 : 29절 ㅡ 1. 그해 겨울. 1)로마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가 로마 제국 내 두 번째 인구조사를 실시했는데 호적신고는 제국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본적지로 가서 해야 했다. 그녀와 나는 본적지가 베들레헴이었는데 그곳까지 가는 길은 이곳에서 멀고도 먼 길이었다. 나는 만삭이 된 그녀를 데리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이른 아침 길엔 서리가 내려있었고 바람은 불지 않했지만 공기는 차가웠었다. 베들레헴으로 가는 도로는 이곳 저곳에서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로 시간이 갈수록 붐비고 있었다. 나는 만삭인 그녀가 힘들지 않게 자주 쉬어 가며 길을 걷고 걸어 지는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여 놓을 때쯤 ..

댓글 글쓰기 2019.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