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현 변호사의 [Law-In-Case]

로투스 2014. 1. 3. 12:45

 

최 씨는 광진구에서 '신우'라는 상호로 한식당을 운영하다가 2013년 3월 20일 김 씨에게 권리금 5000만 원, 임대차보증금 1억 원, 합계 1억 5000만 원에 양도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임대차관계도 김 씨에게 승계되었고, 김 씨는 최 씨로부터 음식의 조리법까지 전수받았다.

 

그리고 2013년 3월 29일 한식당의 영업자를 최 씨에서 김 씨로 변경하였고, 김 씨는 2013년 4월 2일에는 광진세무서에 사업자등록까지 마쳤다. 김 씨는 최 씨가 사용하던 상호, 간판, 전화번호, 비품 등 일체를 인수한 다음 따로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여 식당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대적으로 광고까지 했다.


그런데 한식당을 김 씨에게 전부 넘긴 최 씨는 위 한식당에서 2㎞ 떨어진 곳에서 '광명'이라는 상호로 새롭게 한식당을 오픈하였다. 이런 경우 김 씨가 인근에 동종 영업에 해당하는 한식당을 오픈한 최 씨를 상대로 법률적으로 문제 삼을 것이 있을까?


상법 제41조 제1항에는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라는 재목으로 이렇게 규정해 놓고 있다. “영업을 양도한 경우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 영업을 하지 못한다”. 이를 '양도인의 경업피지의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특별시와 군 등은 지역적으로 너무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균형을 이루도록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거나 10년간 못하도록 하는 것은 양도인의 영업의 자유를 너무 장기간 제한하므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는 입법론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튼 현행 상법에 의하면 그렇다.


따라서 김 씨의 입장에서는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최 씨에 대해 최 씨의 비용으로 그 위반한 것을 제거하고 장래에 대한 적정한 처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하여 김 씨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최 씨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즉, 김 씨는 법원에 최 씨가 광진구에 있는 점포에서 경영하는 '광명' 식당의 영업을 폐지하고, 2023년 3월 20일까지 서울특별시와 인접 시·군에서 한식당 영업행위를 스스로 행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행하게 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통상 최 씨가 위 의무를 위반할 경우 김 씨에게 판결확정일 다음 날부터 영업 폐지일까지 1일당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의 지체상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와 별도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손해발생 및 그 범위의 입증이 어려운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왜냐하면 김 씨가 운영하던 한식당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2㎞ 떨어진 곳에서 최 씨가 한식당을 오픈하였기 때문이라고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발생한 손해는 인정되지 않더라도 정신적 피해 즉, 위자료는 인정해주는 경우가 많으니 그 점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최 씨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운영하던 한식당을 타인에게 양도하고 그 기술로 같은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한식당을 운영할 계획이 있다면 따로 계약을 하면 된다.

 

이를테면 위 사례에서 최 씨는 미리 김 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양도인의 경업피지의무를 아예 면제하거나 지역(이를테면 같은 구나 같은 동으로만 제한하는 등) 또는 기간(이를테면 2년이나 5년 등으로)을 단축할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최 씨가 일정한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더라도 김 씨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등의 설득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상법 제41조에서 제한하고 있는 경업피지의무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독자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조정되어야 한다는 입법론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 규정을 알고 있어야만 김 씨가 피해를 보았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최 씨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