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맛

배선옥 2018. 7. 29. 09:28

도다리

 

 

문인수

 

 

 

대형 콘크리트 수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 겨우 알겠다

흐린 물 아래 도다리란 놈들 납작납작 붙은 게 아닌가

큰 짐승의 발자국 같은 것이 무수히

뚜벅뚜벅 찍혔다

바다의 끊임없는 시퍼런 활동이,

엄청난 수압이 느리게 자꾸 지나갔겠다

피멍 같다 노숙의 굽은 등

안쪽 상처는, 상처의 눈은 그러니까 지독한 사시 아니겠느냐

들여다 볼수록

침침하다 내게도 억눌린 데마다 그늘져

망한 활엽처럼 천천히

떨어져나가는, 젖어 가라앉는, 편승하는

 

저의(底意)가 있다

당신의 비애라면 그러나

바닥을 치면서 당장, 솟구칠 수 있겠느냐,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