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낮게, 소박하게

배선옥 2018. 7. 30. 22:01

음 ㅡ수요일 시공부가 변경되어 지금 광명에 왔다

더운 날이다

KTX역사 안은 마치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완벽한 냉방 ㅡ

5시 약속인데 1시간반쯤 일찍 와서 한가로이 시간을 사용하는 중이다

아들은 수속을 맞쳤다는 전화가 왔었고 나는 가벼이 문장연습을 한다.

 

가 ㆍ벼ㆍ이 ㆍ

사람들에게 난 어떤 사람일까.

좋은 게 좋은 거 주의자이니 조금 가볍게 취급당해도 괜찮다고 스스로 내놓은 사람?

한동안 쓰지 못하던 글들이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별 거 아니라고 하지만 ㅡ누군가 내 글에 누르는 좋아요가 진심인지 비아냥인지 무감각인지 느껴질 때마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는 게 힘들어 차라리 글을 멀리했었는데 그 마음을 많이 다독였으니 다행이고 감사하다

흔들리지 말자ㅡ

나의 시 작업은 애초에 그리 시작 되었으므로

 

그게 시냐고ㅡ

차라리 산문을 배워서 산문을 써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참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히는 화려한 조언이 새록새록 기억에서 돋아오르지만 이제 그만 용서하기로 한다

나와 친하지 않다며 짓던 빗금진 웃음과 말투도 모두 지운다

자기 때문에 나의 역사가 이루어졌노라 자화자찬 하던 그 길고 긴 말의 꼬리도 잘라내버린다

 

그러니 이제 나는 오래간만에 자유로워졌고 평안을 찾았다

나는

여전히 미완의 인간이고

내 시 또한 미완성이므로

얼마나 다행인가ㅡ

난 다시 전의를 되찾고 전열을 다듬어 진격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들에게 그리고 시간에게 참으로 참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