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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헌 2014. 9. 30. 10:39

    9월 30일자 <한국경제신문> 37면 2단

     

     

    [한경에세이]정치, 변화 절박하다

     

    계몽주의 빠져 있는 옛날 정치
    생활형 정치로 반드시 변해야

     

     

    전병헌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아시안게임이 한창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경연장답게 새로운 스포츠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다.

    우리는 수영보다는 박태환에 주목한다.

    리듬체조보다 손연재를 바라본다.

    겨스케이팅보다 김연아에 열광한다.


    예나 지금이나 종목 그 자체보다 스포츠 불모지라는 한계를 딛고 일어서는 인간승리 시나리오에 더욱 환호한다.

    스포츠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보다 하나의 문화로 존재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스포츠 문화로 저변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될성부른 떡잎 하나에만 집중 투자하는 엘리트 체육이라는 독특한 방식 때문이다.


    이런 경우 주목받는 선수가 은퇴하고 나면 그 종목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히 낮아진다.
    물적 토대가 부족해 제2의 박태환, 손연재, 김연아가 나오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튼튼한 골격 없이 모래성을 쌓는 것과도 같다.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이 동네 클럽을 활성화해 세계적인 선수를 기르는 시스템과는 정반대다.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긍정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융합이다.
    동네 동호회를 활성화해 세계적인 선수를 육성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 다수의 건강을 지키는 효과도 있다.
    또 사람들은 한국 선수가 1위를 하는 그 순간만이 아니라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된다.

     

    여전히 엘리트 정치에 머물러 있는 한국 정치도 이같이 변해야 한다.
    엘리트 정치는 국민을 계몽시키려는 속성이 있다.


    자신의 신념과 생각에 대한 지나친 확신으로 국민을 교도하겠다는 계몽운동형 정치문화는 이미 다원화돼 있는 한국 현실에 안 맞는다.

    국민 생활이나 서민의 이해관계와는 동떨어진 좌향좌 우향우의 이념논쟁이 빈번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문화는 자신의 주장을 교조적이고 강하게 하는 것이 개혁적 태도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당연히 시대착오다.


    이러한 엘리트주의적 문화는 정치인들의 생각을 일반의 보편적 상식과 동떨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제 정치도 국민과의 소통, 공감을 넓혀 생활 속의 정치, 상식적인 정치로 변화할 때다.


    자신의 고정관념에 대한 과신과 집착에서 벗어나 생활 속 저변의 요구와 갈증에 우선하는 ‘생활 일체형 정치’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이 시대적 요구다.
    스포츠계는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의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치도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개혁은 늘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정치는 더욱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