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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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4. 3.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렘데시비르의 3차원 구조 ⓒ ChiralJon[과학기술 넘나들기] 과학기술 넘나들기(156)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바이러스의 특성과 인체 감염 과정 등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는 박쥐로 여겨지고 있지만, 중간 숙주 동물 및 최초 감염 경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동물인 천산갑이 정말 중간 숙주인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전자현미경 사진 등을 통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김새와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고, 또한 이것이 인체에 침입하여 증식하면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과정 역시 밝혀진 상태이다. 저명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지는 최근 3월 27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로 다가가는 모습을 표지에 실어서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표면 단백질 ⓒ 위키미디어 (CDC)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돌기처럼 달려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S-protein)’이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ACE2’와 결합하여 인체 속으로 침투한다. 또한 표면의 E 단백질(E-protein)이 바이러스의 조립과 방출을 촉진하는 등,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니고 있는 표면 단백질의 기능은 이 바이러스의 병원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백신이나 치료제는 이들 단백질의 기능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 또는 저해하는 방향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일부 대중이나 언론 등은 백신과 치료제라는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백신과 치료제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즉 백신이란 건강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도록 항체를 형성하게 하는 것이며, 치료제란 이미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환자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돕는 의약품이다.


코로나19 감염증과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인 사스(MERS)와 메르스(MERS)의 경우 여전히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 따라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최소 18개월 정도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나마 예전보다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및 개발 플랫폼이 구축된 덕분인데, 세계 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35개의 백신 후보를 정리하여 공개한 바 있다.


백신은 물론 코로나19에 특효가 검증된 치료제 또한 여전히 없는 상태이다. 치료제의 개발 역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감염자와 사망자가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급박한 현실을 감안하여 다양한 치료방법과 다른 치료 약품의 시험적인 적용 등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시도되는 효과적인 치료방법 중 하나로 혈장 치료(plasma treatment)가 부각되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가 회복된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법인데,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이미 형성되어 있으므로 바이러스의 체내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예전에 에볼라(Ebola) 바이러스나 메르스 등이 유행하였을 시기에 이러한 혈장치료법이 제한적으로나마 시행되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적이 있고, 당시 WHO 역시 경험적 치료법으로서 권장한 바 있다. 그러나 회복기 환자의 혈장 공급에는 제한이 따르며, 감염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대규모로 실시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직접적인 혈장치료는 아닐지라도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항체를 추출하여 외부에서 이를 합성하는 방법 등으로 치료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고, 이미 국내외에서 이러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렘데시비르의 3차원 구조 ⓒ ChiralJon

그리고 다른 바이러스 관련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미 개발된 치료제를 시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로서,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bir),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Kaletra), A형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비간(Avigan) 등이 있다.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역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므로, 기존 약물 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찾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에볼라, 에이즈, 인플루엔자의 병원체 역시 종류는 다르지만 모두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치료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외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지 현재까지 진행된 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클로로퀸(Chloroquine)도 최근 떠오르는 치료제 중 하나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게임체인저’라고 언급을 해서 주목을 받았다. 말라리아 병원충은 원생생물로서 바이러스가 아닌 일종의 기생충이기는 하지만, 그 치료제인 클로로퀸은 과거 사스에도 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클로로퀸의 분자구조 ⓒ 위키미디어

그러나 클로로퀸 역시 코로나19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 일부 임상시험 결과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안전성 문제와 부작용 등의 우려도 있어서 섣불리 본격적인 치료제로 사용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얼마 전 국내의 제약회사가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 개발한 신약이 코로나19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단계에서 성급한 기대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신이든 치료제든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은 시판 이전에 제1상, 제2상, 제3상의 최소 3단계로서 상당히 오랜 시일이 소요되는데, 동물시험 등에서 큰 효험을 보였다는 후보 물질들이 이러한 임상시험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2020.04.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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