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위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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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3.

[바이오토픽] 동물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위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직후, 동물의 발병 사례—홍콩의 애완용 고양이, 뉴욕시 동물원의 호랑이, 네덜란드 농장의 밍크—가 보도되었다. 이제 연구자들은 '어떤 종(種)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고', '감염된 동물이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길 수 있는지'를 빨리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물이 SARS-CoV-2를 인간에게 옮긴 것으로 밝혀진 사례는 단 두 건인데(참고 1), 모두 밍크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현재로서, 인간이 '동물에게서 감염될 가능성'은 '인간 환자에게서 감염될 위험'에 비하면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감염자의 수'가 감소하고 '이동의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감염된 동물이 새로운 집단발병을 촉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연구자들은 그러한 위험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기 위해, 애완동물·가축·야생동물의 광범위한 샘플링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가 현재 모르고 있는) 일부 동물에서 탐지되지 않은 채 확산될 수 있다"라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조앤 산티니(미생물학)는 말했다. '우리는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을 뿐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최종적으로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팬데믹을 통제하려는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라고 네덜란드 유트레이트 대학교의 아르얀 스테헤만(수의역학)는 말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위험 동물


현재 바이러스에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물은 대략 10여 가지다. 많은 종(種)들—애완견과 고양이, 동물원의 사자와 호랑이, 농장의 밍크—이 인간에게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건 개과, 고양이과, 족제비과(밍크, 족제비, 오소리, 담비, 울버린)의 근연동물들도 감수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지금껏 확인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캔자스 주립대학교의 위르겐 리히트(수의바이러스학)는 말했다.


동물을 고의적으로 감염시켜 본 실험에 따르면, 햄스터(참고 2), 토끼(참고 3), 비단마모셋(참고 3)도 감수성이 있다. 돼지, 오리, 닭은 감수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참고 4), 다른 동물들(예: 소, 양, 말)에 대한 연구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만약 SARS-CoV-2가 야생동물이나 기타 (가축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종들에서 확립된다면, 종간전염(interspecies transmission)의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다"라고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린다 사이프(바이러스학)는 말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의 감수성'과 '다른 동물에의 전염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라고 리히트는 말했다. 고양이, 페럿, 햄스터(참고 5), 관박쥐(horseshoe bat)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실험실 내 동종(同種)의 동물에게 전파할 수 있으며, 네덜란드 농장의 비좁은 우리에서 사는 밍크들은 자기들끼리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하나의 동물이 동종의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사이프는 말했다. "그러한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사람이 감염되는 데 필요한 바이러스 노출량'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다량의 바이러스를 방출함과 동시에, 인간과 밀접하게 접촉하는 동물은 면밀히 관찰되어야 한다"라고 독일 연방 동물보건연구소의 마르틴 베어(바이러스학)는 말했다.


밍크 농장


네덜란드 농장에서 밍크가 감염된 사건은, 일부 동물들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네덜란드 북브라반트주에 있는 4개 농장에서 최소한 20여 마리의 밍크가 SARS-CoV-2에 감염되었는데, 그중 일부는 폐렴을 앓다가 사망했다.


스테헤만이 이끄는 연구팀은 두 농장의 밍크와 사람에게서 채취한 유전체를 분석하여, "밍크를 사육하는 사람이 일부 밍크에게 바이러스를 옮겼고, 그 밍크들이 바이러스를 다른 밍크에게 옮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를 5월 18일 《bioRxiv》에 업로드했다(참고 6).


"추가적인 미출판 유전체분석에서, 한 농장의 사람이 밍크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스테헤만은 말했다. "그 사람은 밍크를 사육하기 시작한 후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그는 다른 경로가 아니라 밍크에게서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사람에게서 채취된 바이러스 유전체는 '네덜란드의 다른 감염자(인근의 농장에 사는 사람 포함)에게서 채취된 바이러스 유전체'보다 '밍크에서 채취된 바이러스 유전체'와 더욱 가까웠다."


그러나 (유전체를 확인하지 않은) 사이프에 따르면, 전염의 방향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근연관계에 있는 바이러스를 발견함과 동시에 다른 환경적 증거(예: 노출의 타임라인, 질병의 등장)를 입수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물→인간 감염'을 직접 증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호주 질롱신규감염병연구센터(Geelong Centre for Emerging Infectious Diseases)의 소렌 알렉산데르센 소장은 말했다. "그리고 유럽 전역의 밍크 농장에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왔을 수 있다."


다수(多數)의 숙주


병원체가 종 사이에서 점프한다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므로, 그 확산을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SARS-CoV-2는 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참고 7), 연구자들은 그 과정에서 다른 동물들이 연루되었는지 여부를 모르고 있다. 2009년 H1N1 인플루엔자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돼지에서 인간으로 점프하여 전 세계로 확산된 다음 돼지에게 다시 전파되었다. "그 바이러스는 동물들 사이에서 계속 유포되면서(참고 8),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결합하여 새로운 변종을 창조한 후 인간에게 점프했다"라고 스테헤만은 말했다.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SARS-CoV-2가 고양이와 인간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종종 이집 저집을 어슬렁거리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가지 고양이가 사람을 감염시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독일 하노버 수의과대학의 아지자 폴츠(수의바이러스학)는 독일 바이에른주의 양로원에서 고양이가 바이러스를 퍼뜨리는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그곳에 수용된 노인들은 감염자와 격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COVID-19에 걸렸다. 그곳의 한 고양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RNA의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양이가 요양원을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배출해 왔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폴츠와 베어는 요양원의 고양이를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실시하고, 고양이가 감염원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또한, 스테헤만은 (네덜란드에서 COVID-19에 걸렸던) 사람과 함께 사는 고양이들을 검사할 계획이다. "만약 고양이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기는 훨씬 더 어렵게 된다"라고 그는 말했다.


"팬데믹 바이러스가 동물개체군에서 확립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므로, 늘 고려해야 한다"라고 베어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promedmail.org/promed-post/?id=20200525.7375359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342-5
3.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0.05.21.20109041v1.full.pdf
4. https://doi.org/10.1126%2Fscience.abb7015
5. https://doi.org/10.1093/cid/ciaa325
6. https://doi.org/10.1101/2020.05.18.101493
7.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449-8
8. https://www.cdc.gov/flu/swineflu/people-raise-pigs-flu.htm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574-4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06-03)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78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