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혈뇌장벽(BBB)의 새로운 이해: '젊은 뇌'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혈장단백질이 드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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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7.

[바이오토픽] 혈뇌장벽(BBB)의 새로운 이해: '젊은 뇌'에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혈장단백질이 드나든다

 

노화에 따른 BBB(혈뇌장벽) 기능의 변화


뇌혈관의 내벽을 구성하는 내피세포는 혈장단백질의 유입을 제한한다. 그러나 일부 단백질들은 소포(vesicle)에 싸인 채 내피세포를 통과한다. Yang et al.은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단백질이 내피세포를 통과하는 방법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했다.


단백질이 뇌에 유입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수용체매개 세포통과(receptor-mediated transcytosis)」다. 이 경우, 특이적인 단백질이 수용체에 결합한 상태에서 소포에 통합되어, 혈액으로부터 뇌 안으로 들어간다. 두 번째 방법은 「비특이적 통과(nonspecific transcytosis)」인데, 이 경우에는 단백질들이 수용체에 결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위로 소포에 통합된다.


a. 젊은 생쥐의 경우, 단백질이 뇌에 유입되는 지배적인 방법은 「수용체매개 세포통과」이고, 「비특이적 통과」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b. 나이든 생쥐의 경우, 뇌 안으로 들어가는 단백질의 양이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특이적 통과」는 증가하는 반면 「수용체매개 세포통과」는 감소한다. 단백질이 뇌에 유입되는 방법의 변화가 노화관련 인지기능 쇠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뇌 속의 혈관들은 혈액에 의해 운반되는 이온, 분자, 세포의 투과성(permeability)을 제한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혈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은 뉴런으로 하여금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게 하고 뇌를 손상에서 보호하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약물의 전달(drug delivery)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참고 1). 지금까지의 통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BBB의 투과성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Yang et al.은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매우 다른 점을 지적했다. 그들에 따르면, 건강한 뇌의 BBB는 혈장 단백질을 종전에 생각됐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들여보내며, 뇌로 들어가는 혈장 단백질의 전반적인 양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실질적으로 감소한다고 한다. 저자들의 연구는 '뇌가 전신성 단백질 신호(systemic protein signal)에 반응하는 메커니즘'과 '노화와 관련된 인지능력 쇠퇴(age-related cognitive decline)에서 BBB가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것은 약물을 뇌에 전달하는 접근방법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BBB는 간혹 '통과할 수 없는 고정된 장벽'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사실, BBB는 많은 역동적 속성들—'물리적'으로나 '수송'에 있어서나 '면역'에 있어서나—을 이용하여 '혈액과 뇌 사이의 분자 이동'을 엄격히 조절함으로써 뇌의 분자적 환경을 통제한다. 그렇다면 핵심적인 의문은 'BBB를 통과하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로 귀결된다.


Yang et al.은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혈장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들이 뇌로 들어가는 과정을 검토했다. 선행연구(참고 3, 참고 4, 참고 5)에서는 주입된 외인성 단백질(injected, exogenous protein)의 이동을 추적했지만, Yang과 동료들은 생쥐의 내인성 혈장 단백질(endogenous plasma protein)에 표지를 붙인 후 생쥐에게 다시 주입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은 (생쥐의 BBB와 통상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단백질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그들이 발견한 것은 "건강한 성체 생쥐의 경우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혈장 단백질이 뇌로 들어가므로, 뉴런회로(neuronal circuitry)와 상호작용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발견은, 광범위한 신경기능(기분과 행동 포함)이 전신성 단백질 신호를 통해 조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자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나이든 생쥐'의 뇌를 통과하는 혈장 단백질의 양은 '젊은 생쥐'보다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외인성 추적기를 사용한) 많은 연구들이 "BBB의 투과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가하며, 이러한 증가는 노화와 관련된 인지능력 쇠퇴의 기여인자(contributing factor)다"(참고 6, 참고 7)라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Yang et al.은 '단백질이 (BBB의 혈관 내벽을 둘러싼) 내피세포를 통과하는 메커니즘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이러한 외견상 불일치를 해결했다. 즉, 젊은 성체의 지배적인 수송 방법은, 특이적인 단백질이 내피세포에 있는 「혈장-막 수용체(plasma-membrane receptor)」에 결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수용체들은 소포(vesicle)에 통합된 채 세포를 통과하는데, 이 과정을 「수용체매개 세포통과(receptor-mediated transcytosis)」라고 한다. 그에 반해 나이든 생쥐의 경우, 「수용체매개 세포통과」는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비수용체매개(비특이적) 세포통과」가 증가함으로써, 커다란 혈장 단백질 변이체가 뇌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인성 분자를 이용한 선행연구에서는 「비특이적 세포통과」만을 측정했으니, 젊은 뇌 안으로 들어가는 대다수의 혈장 단백질을 놓쳤을 수밖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단백질 통과의 특이성」이 감소한다'는 발견은 '노화로 인해 뇌의 「특이적 혈장단백질 신호를 접수하는 능력(ability to receive specific plasma-protein signal)」이 변화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BBB가 단백질을 수송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Yang et al.은 '개별 내피세포의 혈장단백질 흡수량'을 '유전자발현 프로파일'과 관련시키는 방법을 개발하여, 그 관련성이 순환계통(vascular tree)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순환계통 전체에 걸쳐 혈장단백질 흡수량의 기울기(gradient)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도착하고, 혈압이 가장 높은) 동맥 쪽에서는 흡수량이 최소이고, (혈액이 심장으로 환류하고, 혈압이 가장 낮은) 정맥 쪽에서는 흡수량이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단백질 수송량은 혈압이 감소함에 따라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또한 저자들은 내피세포에 발현된 유전자들 중에서 혈장단백질 흡수량과 긍정적·부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유전자들을 확인했다. 이러한 유전자 목록은, 「수용체매개 세포통과」에 관여하는 막관통용체(transmembrane receptor)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그런 수용체들은 「트로이목마 약물전달(Trojan horse’ drug delivery)」의 표적이 될 수 있는데(참고 8), 이것은 단백질을 (BBB를 통과할 수 있는) 특이적인 막통과수용체—이를테면 트랜스페린 수용체(transferrin receptor)—에 결합하도록 조작하는 전달방식이다. 「수용체매개 세포통과」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므로, Yang과 동료들의 데이터는 「트로이목마 약물전달」의 유효성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나이든 생쥐의 뇌 속 내피세포에서 Alpl이라는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하고, 약물을 이용해 ALPL(Alpl 유전자가 코딩하는 단백질)을 억제한 결과 트랜스페린 수용체의 「수용체매개 세포통과」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이런 방법은 (특히 나이든 환자에서) 「트로이목마 약물전달」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Yang과 동료들의 연구결과는 '단백질의 뇌 침투'에 대한 괄목할 만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몇 가지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 일례로, 저자들은 벌크형 단백질추적 실험(bulk protein-tracing experiment)을 통해 뇌 안으로 스며드는 단백질의 양을 전체적으로 정량화했지만, 그들의 영상화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뇌의 일부 영역(예컨대 뇌실—뇌척수액을 포함하는 腔—과 일부 혈관에 인접한 공간)에서 다른 영역보다 많은 단백질이 발견된다. 혈장의 구성요소는 BBB 말고 혈관과 뇌척수액 사이의 장벽도 통과하는데, 이러한 장벽은 뇌실의 맥락총(choroid plexus)과 뇌척수막(meninge)에서 발견된다. BBB와 「혈관-뇌척수액 장벽」의 '혈장단백질의 뇌 유입'에 대한 상대적 기여도는 불분명하다. 따라서 혈장단백질이 상이한 신경회로와 상호작용하는 정도는 불투명하다.


그에 더하여, 이번 연구는 (뇌 안으로 들어가는) 특이적인 단백질을 확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수용체매개 세포통과」 경로가 단백질의 작은 부분집합(예: 트랜스페린, 렙틴)에만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광범위한 스펙트럼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단백질들을 확인하기 위해, 후속연구에서는 'Yang et al.의 라벨링 접근방법'과 '질량분석법(mass-spectrometry)에 기반한 단백질 프로파일링(protein profiling)'을 결합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의 갭을 메우는 것은, '혈장단백질이 신경회로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결정하고 '표적지향 약물전달(targeted drug delivery)을 안내하는 특이적인 장벽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양과 동료들의 연구결과는 향후 연구에 많은 통찰을 제시한다. 첫째, 노화에 따른 단백질의 뇌 유입 변화가 신경망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과, 그것이 노화와 관련된 인지기능 쇠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둘째, 다양한 요인들(예: 신경활성, 식사, 신경학적 질병)이 '단백질의 뇌 유입'에 명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다. 셋째, 단백질은 혈중에 존재하는 분자 중 하나에 불과하다. 대사체학(metabolomics) 방법—뇌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분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하여 비슷한 연구를 수행하면, 'BBB가 신경환경을 조절하는 메커니즘'과 '그것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84%2Fjem.20190062
2. https://doi.org/10.1038%2Fs41586-020-2453-z
3. https://doi.org/10.1006%2Fnbdi.2001.0402
4. https://doi.org/10.1073%2Fpnas.91.12.5705
5. https://doi.org/10.1007%2Fs13311-013-0187-4
6. https://doi.org/10.1038%2Fs41591-018-0297-y
7. https://doi.org/10.1186%2F1750-1326-8-38
8. https://doi.org/10.1007%2Fs40259-017-0248-z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791-x


바이오토픽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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