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운동한 생쥐의 혈중 단백질, 게으른 생쥐의 뇌(腦)를 젊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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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10.

[바이오토픽] 운동한 생쥐의 혈중 단백질, 게으른 생쥐의 뇌(腦)를 젊게 해

 

ⓒ health.clevelandclinic.org

'운동이 정신을 맑게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운동한 사람과 생쥐는 인지능력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신체적으로 활발한 노인들은 치매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으니 말이다. 이제 한 놀라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쥐의 혈액이 게으른 생쥐의 뇌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혈액 속의 특정한 간 단백질(liver protein)에 기인하는 것으로 밝혀진 이 효과는, 의자나 침대를 거의 떠날 수 없는 노인이나 허약자에게 운동의 이점을 누리게 하는 방법(예: 수혈, 약물)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신의 혈액 속에 포함된 물질을 근거로, 당신의 뇌는 당신이 운동을 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UCSF의 사울 빌레다(노화 연구자)는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젊은 생쥐의 피가 늙은 생쥐의 뇌와 근육을 젊게 만든다'고 제안한 빌레다와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다. 어떤 연구팀들은 그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젊은 피의 혜택을 설명하는 특정 단백질(참고 1)을 발견했다"고 주장해 왔다. 빌레다 팀의 구성원인 대학원생 알라나 호로비츠와 포스닥 연구원 쉐라이 판은 "운동—단지 젊음이 아니라—이 혈액을 매개로 비슷한 혜택을 제공할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가설을 검증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 호로비츠와 판은 생쥐로 가득 찬 우리에 바퀴 하나를 넣은 다음, 대체로 비활동적인 생쥐들로 하여금 하룻밤에 몇 킬로미터씩 달리게 했다. 그런 다음 6주 동안 운동한 노년 또는 중년의 생쥐들에게서 혈액을 채취하여, '바퀴가 없는 우리'에서 머물렀던 늙은 생쥐들에게 주입했다.


3주 동안 8번에 걸쳐 '운동한 생쥐의 피'를 수혈 받은 게으른 생쥐들은 학습 및 기억력 테스트(예: 미로 찾기)에서, 운동한 생쥐와 거의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 대조군 생쥐('운동하지 않은 늙은 생쥐'의 피를 수혈 받은 늙은 생쥐)의 경우, 학습능력과 기억력이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동한 생쥐의 피를 수혈 받은 생쥐들은 해마(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영역)에서 신생 뉴런이 약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직접 운동한 생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7월 9일 《Science》에 발표했다(참고 2).


다음으로, 연구팀은 생쥐들이 운동할 때 증가한 혈중 단백질을 조사하여, 생쥐의 간에서 생산된 Gpld1(glycosylphosphatidylinositol specific phospholipase D1)이라는 효소를 찾아냈다. 연구팀이 Gpld1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게으른 생쥐의 꼬리정맥에 주입했더니 간에서 Gpld1이 생산되었고, 3주 후 인지능력과 뇌신경세포 생산이 '운동한 생쥐의 혈액을 수혈 받았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한 노인들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Gpld1의 수준이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은 노인들'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쥐실험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운동하는 생쥐의 뇌에서는 Gpld1이 별로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Gpld1 혈뇌장벽(BBB)를 통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신, Gpld1의 뇌기능 향상효과는 많은 세포의 막에서 다른 특정 단백질을 절단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유리된 분자들은 혈류로 들어가 염증과 혈액응고—노인의 인지능력 저하 및 치매와 관련된 과정—를 줄이게 된다. 이제 연구팀은 이런 효과를 모방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여 (너무 허약해서 운동을 할 수 없는) 노인들에게 투여하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 출처: Science(참고 3)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롭다"라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벌레의 노화를 연구하는 콜린 머피(분자생물학)는 말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더 많이 운동하기를 바라는 게 상례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운동을 늘릴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알약을 줄 수 있다면 정말 판타스틱할 것이다."


"그런 약물요법—또는 심지어 수혈—은 재활과정에서 제대로 운동할 수 없는 젊은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오클라오마 대학교에서 노화를 연구함과 동시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퇴역군인을 치료하는 윌러드 프리먼은 말했다. (프리먼은 《Science》 이번 호에 실린 논평 “Exercising your mind"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참고 3) 그러나 그는 빌레다 팀이 '일련의 사건들 중 한 부분'을 밝혔을 뿐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아직 배울 게 많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17/04/protein-isolated-human-cord-blood-has-antiaging-effects-memory-mice-0
2. https://science.sciencemag.org/cgi/doi/10.1126/science.aaw2622
3. https://science.sciencemag.org/cgi/doi/10.1126/science.abc8830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7/protein-blood-exercising-mice-rejuvenates-brains-couch-potato-mice


바이오토픽 양병찬(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의학약학 양병찬 (2020-07-10)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91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