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주변소식

블루시티 2011. 5. 20. 17:51

동국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선영 씨(가명ㆍ21)는 해외 어학연수를 한 번도 다녀오지 않았지만 학교에 주요 외국 임원들이 오면 통역을 전담한다. 국내파인데도 영어가 완벽하다는 칭찬을 받는다.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에서는 모두 A+ 학점을 받으며 매년 장학금을 타고 있다. 이씨의 뛰어난 영어말하기 실력은 고등학교 때 영어말하기대회 참가 덕분이다. 영어말하기대회 참가를 계기로 영어 발음과 회화 능력은 물론 자신감도 크게 늘었다.

↑ 원어민 교사와 학생들이 영어말하기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청담러닝>

 

하지만 반대 경우도 많다. 서울 반포의 고등학교 3학년생인 김성영 군(가명ㆍ17)은 몇 년 전 대회에 참가했다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 김군은 "영어를 잘하는 편인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나섰다가 망신을 당하고 관심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부분 시험이나 평가가 말하기 중심으로 바뀌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영어말하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2013년부터 영어말하기까지 평가하는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이 도입되는 데다 지금 당장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회화 수업이 늘어나고 있어 관심이 높다.

더욱이 최근 취업 경쟁에서 토익 스피킹, 오픽 등 영어말하기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자녀 미래를 위해 영어말하기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게 바로 영어말하기대회다.

전문가들은 영어말하기대회 참가 경험 자체가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북돋워주지만 참가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진영 파고다SCS R & D센터 수석연구원은 "똑같이 영어학원을 몇 년씩 다니면서 원어민과 수업을 하는데도 자녀의 영어말하기 실력이 늘지 않았다고 탄식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영어말하기대회에 참가하면 준비 과정에서 영어 작문부터 시작해 발음, 억양까지 집중 훈련이 가능해 영어말하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격다짐으로 자녀를 영어말하기대회에 참가시키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김은경 아발론교육 콘텐츠사업팀장은 "부모가 너무 영어말하기대회에 매달리면 오히려 대회 출전이 아이에게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결과보다 대회에 참가해봤다는 경험과 주어진 과제를 완수했다는 성취감을 아이에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말하기대회 참가를 자녀 영어말하기 능력 향상의 좋은 기회로 삼으려면 먼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영어말하기 자체보다 오히려 듣기에 더 능숙해질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영어 듣기 연습을 통해 영어 발음과 억양, 내용을 숙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집에서부터 항상 아이 귀에 영어가 들리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게 좋다. 아이들을 억지로 붙잡아 어려운 내용을 듣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 노래, 애니메이션 등을 자유롭게 듣도록 하는 게 좋다.

듣기뿐 아니라 읽기를 통해 다양한 말할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영어말하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영어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한 발음과 리듬으로 큰 소리로 표현해보는 연습도 중요하다.

박경태 정철어학원주니어 도곡캠퍼스 부원장은 "교과서, 참고서, 신문기사, 본인이 작성한 글 등을 큰 소리로 여러 번 읽고 중요 부분을 따로 적어 외우는 것으로 시작하면 영어말하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연구원도 "들리는 대로 크게 따라 하면 원어민의 발음과 억양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면서 영어 듣기와 말하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음과 발음 생략을 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말하기대회를 준비하려면 우선 발표 주제를 정해야 한다. 영어말하기대회는 주로 주어진 주제에 맞춰 원고를 작성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발표 주제는 평소 아이가 관심이 있거나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게 좋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본인이 먼저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청중을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고를 작성할 때 시작 부분은 청중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을 배치하는 게 좋다. 궁금증을 일으키는 질문이나 상황 묘사로 연설을 시작하면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

여기에 객관적인 자료로 뒷받침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일종의 시험이기 때문에 완벽한 형식을 갖춘 문장과 정중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원고 작성이 끝나면 발표 준비를 꼼꼼히 해야 한다. 아무리 발표 원고가 훌륭해도 발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해 전달하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 우선 원고를 정확하게 외워 본인의 스토리로 소화해야 한다. 원고를 외운 후 가족이나 친구들 앞에서 직접 발표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경태 부원장은 "말하기 대회에서 불안한 시선이나 자신 없는 태도는 감점 요인이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이나 전신거울 앞에서 연습하면서 태도와 시선, 발음 등을 점검하고 반복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영어말하기대회로는 파고다 주니어어학원의 UCC 스피치 대회, 아발론교육의 주니어 PT 컴피티션, YBM시사가 개발한 JET, EBS에서 주관하는 토셀(TOSEL) 등이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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