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11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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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이렌의 침묵」

2013년 5월 14일에 포스팅한 자료입니다. 블로그 시스템이 바뀌고나서 보니까 편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그런 자료가 한둘은 아니지만) 글씨체를 바꾸고 했는데 그 날짜에 포스팅한 것으로 저장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오늘 날짜로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러 오는 분은 끊임없지만, 댓글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으므로 댓글란을 없앴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오디세우스는 칼립소(트로이에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를 7년간 오지지아 섬에 잡아 두었던 바다의 정령 : 번역자 민희식의 주)의 분부대로 영생(永生)과 그의 조상들의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조상들의 나라를, 그와 동시에 죽음을 선택한다. 그러한 순진한 고귀함은 오늘날의 우리에겐 낯선 것이다. 까뮈는 「헬레네의 추방」이라는 제목의 철학 ..

댓글 책 이야기 2020. 8. 11.

09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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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세상 우리 집을 사신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제 반년이 지났으니까 우리 집(아, 아주머니 집)에 잘 적응하셨겠지요? 제 실내 정원(이런! 아주머니의 실내 정원)도 잘 있습니까? 그 작은 정원의 여남은 가지 푸나무들은 한 가지도 빼거나 보태어지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것들은 제가 그 집을 분양받고 처음 입주할 때 전문가를 초빙해서 만들었거든요. 꼭 심어주기를 기대한 건 남천(南天) 한 가지밖엔 없었고요. 그 전문가가 우리 집(아, 그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이렇게 소파도 없이 책으로 채운 거실은 처음 봤다며 이 분위기의 실내 정원을 만들어주겠다고 한 거거든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물만 주면 되도록 해달라'는 특별 부탁을 했고요. 아주머니께서 집을 보시려고 처음 방문하셔서 그 실내 정..

07 2020년 08월

07

詩 이야기 《기타와 바게트》

리호 시집 《기타와 바게트》 문학수첩 2020 묵향 장차 이륙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나는 돈키호테, 잡을 수 없다고 하는 저 하늘의 별을 잡는 적도의 펭귄 0 벼루에서 부화시킨 난에 하얀 꽃이 피었다 마모된 자리를 찾아 B플랫 음으로 채웠다 제 몸 갈아 스민 물에서 서서히 목소리가 자랐다 노송을 머리에 꽂고 온 사향노루가 어제와 똑같은 크기의 농도를 껴입고 불씨를 건네는 새벽 그늘을 먹고 소리 없이 알을 낳는 스킨다비스 줄기 끝에 햇빛의 발걸음이 멈춘 그 시각 무장해제 된 상태로 소파에 누운 평각의 그녀가 봉황의 눈을 깨트리며 날았다 익숙한 무채색으로 난을 치듯 아침을 그렸다 향 끝에 끌어당긴 빛으로 불을 놓으면 곱게 두루마기 걸치..

댓글 詩 이야기 2020. 8. 7.

05 2020년 08월

05

내가 만난 세상 이쯤에서 그만 입추(立秋)?

S그룹 사보에서 '더위를 없애는 여덟 가지 방법-다산 정약용의〈소서팔사(消暑八事)〉'를 읽었다. 1. 송단호시(松壇弧矢)·소나무 언덕에서 활쏘기 2. 괴음추천(槐陰鞦遷)·느티나무에서 그네 타기 3. 허각투호(虛閣投壺)·빈 집에서 투호 놀이 4. 청점혁기(淸簟奕棋)·돗자리에서 바둑 두기 5. 서지상하(西池賞荷)·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 6. 동림청선(東林聽蟬)·동쪽 숲에서 매미 소리 듣기 7. 우일사운(雨日射韻)·비 오는 날 시 짓기 8. 월야탁족(月夜濯足)·달밤에 발 담그기 어느 것이 적용해 볼 만한지 찾다가 올여름의 성격을 생각했다. 기상청은 더위가 길고 극심할 것으로 예고했다. 그 예고를 두어 차례 들었고 그때마다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지속된 재작년 여름을 떠올리며 두려워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괴로..

03 2020년 08월

03

책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

천재 과학자 27명의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 존 브록만 엮음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 이한음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4 나는 타고난 이론 물리학자였다. 구태의연하게 들리겠지만 소명이란 것은 존재한다. 내게는 그것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갖고 있다.(91) 폴 데이비스(시드니 매콰리대학교 부속 오스트레일리아 우주생물학센터 자연철학 교수)는 '우주론이 나를 부른다'는 글을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식구들은 나를 괴짜라고 생각했다. 데이비스 가문 어느 구석을 살펴보아도 과학자는 한 명도 없었으니까. 런던 킹스 칼리지에서 처음 강사 자리를 얻은 직후에 친척의 결혼식장에 간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숙모가 내게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도대체 언제쯤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질 거니?" 내 할머니도 ..

댓글 책 이야기 2020. 8. 3.

31 2020년 07월

31

아, 독도! 독도 2020년 7월

내 친구 안동립은 나를 어려워합니다. 지도를 잘 그리니까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의 딸 혼사 때 주례도 서주고 했는데도 평소에는 나를 어려워합니다. 내가 돈 버는 일을 소개해주지도 못하고 걸핏하면 훼방이나 놓았으니까 계산을 한다면 미안해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도 그가 나를 어려워하는 건 알량한 나이 몇 살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독도를, 뭐라고 할까, 자주 찾아갑니다. 세월은 가고 가고 또 가고, 내가 교육부에서 나와 학교에서 몇 년 더 일하다가 퇴임한지도 까마득하고, 그런데도 안동립은 변함없는 걸 생각하면 나는 정말이지 여러 가지로 눈물겹습니다. 이런 얘기는 더 해봤자 다 그렇고, 안동립·신익재 선생이 보고 김현성 선생이 노래한 독도, 그 독도의 2020년 7월을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댓글 아, 독도! 2020. 7. 31.

29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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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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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세상 등산 혹은 산책, 삶의 지혜

뒷산 중턱까지 2킬로미터는 잘 걷는 사람은 사십 분쯤? 내 아내도 한 시간 삼십 분쯤이면 다녀옵니다. 나는 그렇게 걷는 걸 싫어합니다.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 것도 그렇지만 아주 드러내 놓고 팔을 휘두르며 푸푸거리고 올라가는 사람을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습니다. 그런 사람은 이삼십 분에 주파(?)하겠지요? 그렇게 애써서 올라가면 그다음엔 뭘 합니까? 나는 그 길을 이 생각 저 생각, 생각을 하며 혼자 오르내립니다. 올라갈 때는 저절로 과거와 미래의 일들이 떠오르게 되고 내려올 때는 주로 현재의 일들이 생각나고 더러 가까운 미래의 일도 생각합니다. 어슬렁거리는 꼴이니 힘들지도 않고 외로워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내려오며 이 행복한 시간이 언제까지 주어질 수 있으려나 했고, 카페에 들러 건강빵을 하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