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 캐나다

단풍나무 2017. 2. 8. 01:21


칼퇴근의 작은 제도로 앞당길 있다.

 

칼퇴근을 위주로한 가족중심 사회인 캐나다에 산 경험으로 한국의 만성적 야근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 본다.


내가 한국을 떠난 20년전에 비해 기업들은 크게 성장해 규모가 커졌지만 노사관계는, 특히 근무시간에 있어서 더욱더 불공평하게 퇴보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불만이 팽배해 있어서인지 선거 때만 되면 만성적 야근을 줄여주겠다는 달콤한 공약들이 무성하게 나온다. 지금도 대선 후보들이 이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를 늘이겠다는 공약이 언제나 무성했지만 실제로는 실업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 처럼 그 약속들도 빈말로 끝날 것이라 본다. 직장인의 근무시간은 정치인의 의지로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강제로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한국에서 '급여는 시간급에 기초’하는 것이란 사고가 사회적으로 고양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법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일인데… 모든 급여명세서에 급여 산출 기준인 개인별 ‘시간급’과 ‘근무시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고 위반시 큰 벌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공장/육체 노동 분야에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겠지만 사무직에서는 아직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시간급=하급, 월급 = 보통, 연봉 = 고급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급여가 높은 직장일 수록 시간급에 대한 개념이 낮다. 그것이 쉽게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법적으로 시간급 표시를 강제하면 그 표시된 숫자로 인해 노사간에 서로 딜레마가 생기게 된다. 실제 근무시간을 표시하려면 초과근무 수당을 주어야 하고 형식적으로 법적 근무시간을 표시하면 노동자는 억울해서 인정받지 못한 근무시간을 당당하게 줄이려 할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연봉으로 이야기(계약) 하더라도 간단히 시급(연봉/2,000)을 계산하고 2주마다 나오는 급여명세서에는 ‘시간급x 80시간’으로 급여가 나온다. 1년은 52주이고 기본휴가가 2주이므로 50주 일하게 되는데 주당 법정 근무시간이 40시간이므로 50주 x 40시간 = 2,000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봉 5만불이라면 시급은 25불이라 간단히 알 수 있다. 급여가 2주에 80시간으로 계산되어 나오므로 대부분의 직장인은 주당 40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만약 일이 늦어져 몇시간 늦게 퇴근 하는 경우에는 다른 날 상사에게 이야기하고 그 시간만큼 적게 일하고 퇴근하기도 한다. 회사에서도 특별한 일이 있어 초과근무나 휴일근무를 시키는 경우에 1.5배 수당을 주기 보다는 바쁘지 않은 다른 날 1.5배의 시간을 쉬도록 하기도 한다.


물론 야근이 강제되는 것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업무의 과도한 양 때문에 또는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수 있다. 그렇지만 급여명세서에 실제 근무한 시간으로 표시해 달라는 요구(초과근무 보상)가 늘어나면 회사측은 급여를 1.5배를 주기 보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지금의 한국은 사무직에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시킬 수 있는 분위기라서 신규채용 보다는 기존 직원에게 일을 더시키는 방향으로 인건비를 아끼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다 ‘노동은 시간급이다’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도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 또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아 야근을 많이 하는 직종도 있지만 대체로 일시적이고 만성적으로 야근을 하지는 않는다.


칼퇴근 또는 저녁이 있는 삶은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만큼 그 필요성과 효과는 새삼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로선 아무리 원해도 노사간의 힘이 일방적인 상황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꿈이라 기대도 많이 안하는 것 같다. 이제 말로만 야근을 줄이자고 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기준점(시간급)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사회적 통념을 바꾸어 점진적인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고용이 정체되고 있는 한국에서 칼퇴근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식들 취직 걱정하는 부모들도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