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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꾸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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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0. 4. 21.

[Wealth Management] 코로나19가 바꾸는 세상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경제학박사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대면하지 않고 필요한 수요를 충족하는 경제활동 방식인 ‘언택트 경제 (Untact Economy)’가 화두이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와 종교활동, 쇼핑, 금융 등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빨라질 것이다. 더 많은 데이터의 빠른 이동이 필요해지면서 ‘5G’ 기술 투자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5G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변화를 주고, 첨단 기술은 이동 기술과 결합되면서 최근 ‘모빌리티 (mobility)’ 분야에서 빠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에는 재택 근무를 했습니다. 승인 받은 비밀번호를 통해 회사 컴퓨터에 접속하면 평상 시와 똑같은 근무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과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전달하고 토론합니다. 동료들과의 회의도 문제 없습니다. 불편한 것이 있다면,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작은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자니 눈이 조금 피로합니다. 만약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형 모니터를 두 대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학교의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가끔씩 발표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아이들 숫자에 맞춰 아이패드를 하나 더 구입했습니다. 외식을 못하니 기계치이던 아내는 인터넷 쇼핑을 통해 반조리 제품을 주문하여 쉽게 요리를 합니다. 소위 ‘삼식이’가 되었지만 부담이 살짝 덜해졌습니다. 퇴근 후에 운동은 야외에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주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도는 걸로 대신합니다. 물론 마스크는 필수입니다.


토요일에는 겸임교수로 일하는 대학교에서 실시간 동영상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50여 명의 학생들은 서로 자료를 공유하여 발표하고, 경청하고 질문합니다. 불시에 출석도 부르고 기말고사의 힌트도 줍니다. 일요일에는 실시간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헌금도 온라인으로 합니다. 월요일에 다시 회사로 출근하니 동료들은 화상 회의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테스트에 한창입니다. 다음 주부터 애널리스트들이 대고객 웹 세미나를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신씨의 일주일)


코로나19가 바꾸는 세상,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

코로나19가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발적 격리’가 이어지면서 언택트 경제 (Untact Economy)가 화두로 떠오르는 중이다. Un + Contact의 합성어인 언택트는 대면 없이 필요한 수요를 충족하는 경제활동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수년 전부터 신세대들이 대면을 꺼리는 행태를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전염병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 대면 접촉을 기피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자의든 타의든 모두가 언택트 경제를 경험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과 원격 교육, 재택 근무 등 오프라인의 보완적 성격을 가지던 서비스들이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면, 디지털 기술은 혁명적으로 발전했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이 혁명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보다 새롭고 편리한 서비스 방식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서비스는 여전히 강력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데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관성에 의한 저항'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식재료는 물건을 보고 사야 한다는 부모님 세대의 인식, 회의는 모여서 얼굴을 보며 해야 한다는 직장인들의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람들은 ‘대체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분야’들이 ‘생각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대체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사회가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갈까? 그렇지는 않을 듯 하다. 오히려 ‘비대면 방식이 대면 방식을 대체하는 경험’을 계기로 언택트 경제의 확산은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의 경우, 그동안 백화점과 마트에서 쇼핑하던 사람들은 이제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맛보게 되었다. 금융회사를 이용할 때는 꼭 지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비대면 모바일 뱅킹이 간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넘어가는 것은 어렵지만, 편리한 것에서 불편한 것으로 돌아가는 것은 더 어려운 법이다. 유통 (E-커머스), 금융 (모바일뱅킹, 핀테크), 교육 (E-러닝)등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 빨라질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일단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확산이 언제 다시 재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전염병 종식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의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정도 기간이 지나기 전에는 전염병의 2차 유행 가능성이 여전히 남는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이 안심하고 과거 경제활동으로의 복귀를 외칠 수 있을까?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전환이 ‘편리해서 하는 선택’이라면, 정부와 기업에게 디지털 전환은 ‘비상상황에 대비하는 보험’이다. 정부와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향후 수년 동안 반도체 (데이터센터 증설 수혜), IT 서비스 (원격업무 관련 솔루션, 보안)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전보다 더 많은 데이터의 빠른 이동이 필요해지면서 ‘5G’ 기술에 대한 투자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5G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변화를 주고, 첨단 기술은 이동 기술과 결합되면서 최근 ‘모빌리티 (mobility)’ 분야에서 빠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자율주행과 전기차, 카 셰어링 등은 물론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모빌리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코로나19는 극복될 것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기에 빠트렸고, 전세계 경제를 일시에 멈춰 세웠으며, 유례 없는 증시 폭락을 만들었다. 4월 14일 국제통화기금 (IMF)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염병에 의한 경기침체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나 1930년 대공황과는 다르다. 금융위기나 대공황은 부실 대출과 지나친 위험선호로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은행들이 ‘지급 불능 (solvency)’에 빠진 것이 배경이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로 일시적인 경제활동이 멈추면서 ‘유동성 (liquidity)’에 문제가 생긴 것이 원인이다. 문제가 발생한 곳에 유동성과 신용 (credit)을 주입하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노력은 지금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향후 코로나19가 어떻게 확산되고 소멸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인류는 바이러스의 공격 속에서 대응법을 터득하고 있고 환경의 소중함을 깨달아가고 있으며, 의료기술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힘을 모으는 중이다. 우리는 결국 바이러스를 극복할 것이다. 전염병은 생산시설이나 인프라 등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진정 이후에는 숙련된 노동력이 바로 복귀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국은 공백기간 동안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막대한 재정지원을 통해 다리 (bridge)를 놓는데 정책 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예측하긴 어렵지만, 코로나19가 소멸되거나 통제된 이후 경제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0.4.21
KB GOLD&W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