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천

디딤돌 2020. 4. 24. 22:22

 

경칩이 지났다. 올해는 35일이니 벌써 오래전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봄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집에서 주로 머물 뿐, 자연으로 나가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기회가 없지 않았나. 어릴 적 주안 일원에 논이 많았다. 이맘때라면 수많은 참개구리 수컷들이 물이 고인 논에서 첨벙거리며 짝을 찾았을 게 틀림없는데, 지금 주변에 개구리가 깃들 공간은 거의 남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기승일 적에도 봄꽃은 피었다. ‘거리 두기를 하며 이따금 인적 드문 시간에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아무래도 혼자 바라보자니 아쉽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수가 50명 이하에서 요즘 2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거리를 둔다면 괜찮을 거로 믿고 동네 한 바퀴 걷는 주민이 늘었다. 연인과 자전거를 즐기는 주민도 눈에 띄는데, 비말이 퍼질 정도로 페달을 격렬하게 밟지 않으면 좋겠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소 걱정스럽다.


강의해온 대학은 계속 동영상 수업을 요구한다. 눈을 마주하지 않으니 학생의 이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진도에 따른 동영상을 편한 시간에 학교 컴퓨터에 올리면 그만이니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다. 걷는 이가 적은 시간에 집을 나설 수 있는데, 5월에 피어야 할 꽃이 벌써 만개했다. 라일락과 철쭉이 그렇다. 지구온난화의 현상인가? 아파트와 아스팔트로 점철된 동네의 좁은 녹지에 심었으니 더위를 먼저 감지하는 걸까?


코로나19 여파로 공장가동이 줄고 거듭된 거리 두기로 자동차 이동이 적어 그런지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데,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삶을 새삼 걱정했다. 공장이 전처럼 다시 가동되고 자동차를 대거 몰려다닌다면 공기가 전처럼 흐려질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더 무섭게 변화할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이외에 치료제 없는 질병이 시시때때로 창궐하는 게 아닐까?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티베트 빙하가 녹자 얼어붙었던 과거 생물체에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출현할 가능성을 점치는 과학자가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사진: 독일 수튜트가르트 시내의 녹지공간. 시민의 쉼터와 생태공간으로 활용된다.


인천시는 인구와 도시 밀도에 비해 다른 지역보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적은 편이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의미일 텐데, 내내 괜찮을 수 있을까?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을 보면 과거에서 변화가 많았을 텐데, 왜 요즘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 위험하게 변이된 현상만이 걱정일 수 없다. 증상이 없는 확진자로 인한 폭발적 감염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기저질환자들을 다수 희생시킨다. 우리나라와 인천은 운 좋게 아직 잘 막아내지만 새롭고 더 무서운 질병이 창궐한다면 속수무책일 수 있다.


코로나19는 비행기를 타고 고속버스와 지하철로 움직인다. 코로나19 이후의 바이러스는 어떨까? 거리 두기로 감염을 차단하거나 늦출 수 있을까? 사람 사이의 간격만 따지면 안 된다. 감염의 속도와 범위를 줄이려면 생태계를 지워버린 콘크리트를 대거 뜯어내야 한다. 역사 드라마에 소개된 과거의 풍토병을 보자. 바다와 강, 숲과 논밭으로 떨어진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지 않았다.


동네를 걷는데 참개구리 한 마리가 녹지 옆 비좁은 습지에서 운다. 낮에 울었으니 밤에 더 많은 걸까? 생태계가 회복되려는 징후일까? 김칫국일지 모르는데, 습지를 더 확충해 개구리를 포함해 다양한 생물을 서식하게 배려한다면 한 생물의 창궐로 발생하는 질병을 그만큼 완충할 수 있다. 생태계를 제대로 확충하려면 아스팔트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신축건물보다 숲과 습지 조성에 투자해야 한다.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19’일 텐데, 21대 총선이 끝났다. 새로 들어선 정치권에서 논의 가능할까?


최근 인천의 언론은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보전가치를 높이겠다.”라는 인천시의 포부를 전했다. 바람직한데, 그 공원을 시민들의 여가보다 생태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는 공간으로 보전하면 좋겠다. 생태 공간이 동식물의 눈높이에서 적극적으로 보전될 때 기후변화에 점점 심각하게 노출될 사람도 조금이라도 더 안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in, 2020.4.22.)